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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민경하는 당연히 그의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밸런타인데이 당일에 예매한 영화표였기에 다른 영화를 예매할 수가 없었다.

‘<7월 15일>도 아주 힘들게 예매한 건데, 그거라도 만족해야 하는 거 아닌가?'

유현진은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한참이나 전화를 하는 강한서의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됐어, 그냥 내가 가서 다른 영화로 바꿀 수 없나 물어볼게.”

이윽고 두 사람은 직원에게 찾아가 물어보았지만 민경하가 예매한 영화표는 당일 특가로 나온 영화표라서 환불도 불가능하다고 그들에게 말했고 게다가 새벽 시간대 빼고는 지금 시간대에 남아있는 영화표가 없다고 했다.

새벽 시간대는 이미 밸런타인데이가 지난 시간대였기에 당연히 사람들이 적었다.

망설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직원이 설득했다.

“사실 이 영화에도 로맨스가 포함되어 있어요. 커플끼리 보기에도 아주 적합한 영화예요. 오늘만 벌써 여러 번 매진되었거든요. 커플에게 인기도 아주 많았어요.”

유현진은 밸런타인데이에 공포 영화가 매진되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직원이 다시 말을 이었다.

“보지 않으셔도 저희가 환불해 드릴 수 없어요. 일단 두 분께서 먼저 들어가 보시다가 그래도 재미가 없으시면 중도에서 빠져나와도 됩니다. 영화표를 그냥 낭비하는 것보단 낫잖아요.”

유현진은 살짝 설득당한 것 같았다. 그녀는 낭비를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었기에 영화표 두 장을 꼭 쥐고 강한서를 보며 말했다.

“한 번 가서 볼래?”

어차피 이미 영화관에 왔고, 영화표도 힘들게 줄을 서서 출력했으니 영화를 보지 않고 그냥 가는 건 너무 낭비인 것 같았다.

강한서는 애초에 어떤 영화를 보든 딱히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유현진이 보고 싶다고 하니 그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밸런타인데이 밤 <7월 15일>이라는 국산 공포 영화를 보게 되었다.

확실히 직원의 말에 거짓이 없었던 것 같았다. 두 사람이 영화를 보러 들어왔을 땐 이미 절반 이상의 좌석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게다가 영화가 상영되는 곳은 스위트박스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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