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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사모님, 안녕하세요.”

유현진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강한서 바꿔주세요!”

민경하는 옆에 앉아있는 어떤 대표를 흘끗 쳐다보더니 거짓말을 했다.

“대표님 회의 중이세요. 무슨 일 있으시면 저한테 얘기하세요. 전해 드릴게요.”

유현진이 성질을 부렸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면 멋있어 보이는 줄 아냐고 물어봐요.”

“멋있긴 개뿔! 순도 100%, 멍청이!”

“순애보인 척하기는! 네가 얼마나 개자식인지 내가 모를 줄 알아?!”

“병 주고 약 주면 다인 줄 알아? 꿈도 꾸지 마!”

“강한서 이 바보, 멍청이!”

...

민경하는 유현진이 욕을 시작할 때부터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

이혼 후 사모님이 어쩌다 대표님께 “친절한 안부”를 전하는데, 강한서가 못 들어서는 안 되니까.

강한서는 어두운 얼굴로 유현진이 평생토록 할 욕을 다 퍼붓는 것을 들었다.

회의 중인 척만 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억울함을 못 이기고 반박했을 것이다.

욕을 다 퍼부은 유현진은 꽉 막혔던 마음이 그제야 좀 내려가는 것 같았다. 그녀는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됐어요. 전하지 마세요. 앞으로 더 이상 옷은 보내지 말라고만 전해줘요. 다 못 입는다고.”

강한서의 굳었던 얼굴이 금세 풀렸다.

‘그런 말은 듣게 하고 싶지는 않나 봐. 아직 나한테 마음 있어.’

민경하는 그의 옆에서 못 볼 꼴이라도 본 듯한 표정을 지었다.

‘팔불출 인증 완료.’

전화를 끊은 유현진이 고개를 돌리니 사람들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큼” 헛기침을 하며 목을 풀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저 평소엔 안 그래요.”

사람들이 전부 침묵했다.

‘됐어. 고객은 왕이야.’

비록 그 왕이 조금 다혈질이더라도.

조 매니저가 말했다.

“현진 씨, 일단 피팅해보세요. 안 맞는 옷은 바로 바꾸겠습니다.”

유현진이 말했다.

“아니면 다 가져가시겠어요?”

‘2, 30벌은 될 텐데, 저걸 언제 다 입어봐?’

“이 옷들은 전부 현진 씨 사이즈에 맞게 제작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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