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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신미정은 듣자마자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하다니, 미리 말해줄 수는 없었을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송민희도 은영 선생님을 찾아갔었다. 은영 선생님은 굳이 송민희의 부탁을 들어주면서까지 자기에게 미움을 살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신미정은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 같았다.

어차피 누구도 은영 선생님을 모셔 올 수 없으니, 어떤 방식으로 자기를 나타낼지는 각자의 역량이었다.

하지만, 은영 선생님이 오실 줄이야!

신미정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전 여사를 쳐다보았다.

전 여사 역시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일 처리를 확실히 하지 못한 그녀는 아무런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그런데도 전 여사는 신미정을 위로했다.

"미정 언니, 은영 선생님께서는 송민희 씨가 불러서 오신 건 절대 아닐 거예요. 송민희 씨를 위해 윤 여사님이 오랜 동창인 저와 껄끄러워질 필요가 없잖아요. 우리 학교 다닐 때 사이가 꽤 좋았어요."

"송민희가 아니면 누가 모셔 왔다는 거예요?"

신미정이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고작 이런 일 하나도 제대로 처리 못 해요?"

전 여사는 욱 화가 치밀었다.

'고작? 이 일이 고작이라고? 능력이 있으면 자기가 모셔 오던지.'

부탁하는 신세면서, 불평이라니.

전 여사는 목 끝까지 차오르는 말들은 속으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많은 일들을 신미정에게 의지해야 했다. 그 때문에 전 여사는 눈을 내리깔고 불만을 억누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다음엔 이런 일 없도록 할게요."

신미정은 여전히 정색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송민희도 미간을 찌푸렸다.

강현우가 그녀에게 물었다.

"엄마, 저분을 어떻게 모신 거예요?"

"내가 모신 게 아니야."

송민희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난 윤 여사님에게 문전박대당해서 은영 선생님을 뵙지도 못했어."

강현우가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엄마가 아니면 누구예요?"

신미정은 전혀 표정관리를 못 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은영 모신 것이라면 절대 저런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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