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누군가가 물었다.“유현진 씨 오늘 뭘 선물했는지 아시는 사람 있나요?”“모르겠는데요. 유현진 씨가 저쪽에서 등기하는 모습도 본 적이 없으니 아마 대충 다른 사람에게 묻혀서 들어온 거 아닐까요?”“대박, 빈손으로 온 거예요? 정말 뻔뻔하네요. 심지어 선물까지 받아냈잖아요.”...주아름의 눈빛이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사람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있었을 때 유현진은 휴대폰을 꺼내 몰래 확인하자 부재중 전화가 많이 와 있었다.그녀는 얼른 차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던 차미주는 그녀의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그녀는 차미주에게 카톡을 보냈다.“너 지금 어디야?”카톡을 보내자마자 현장은 갑자기 술렁이더니 이내 누군가가 소식을 전해왔다.선물을 보낸 사람을 적어두었던 회계장부에 실수로 술잔을 쏟았다는 것이었다.진 씨는 얼른 그 소식을 정인월에게 전했고 정인월은 미간을 찌푸렸다.선물을 보낸 사람들을 적은 회계장부는 아주 중요한 물건이었다. 누가 무엇을 선물했는지 자세하게 적고 나중에 그 회계장부대로 선물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현재 회계장부가 젖어버렸으니 글씨는 이미 알아볼 수가 없었고 페이지도 찢어져 무엇을 적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신미정과 송민희 더욱 조급해졌다. 그 두 사람은 이 팔순 잔치에 어마어마한 돈을 퍼부었고 그 두 사람은 각자 초대장을 보내 지인들을 초대했기에 선물들도 각자 알아서 나눠 가져야 했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회계장부가 손상되었으니 누가 뭘 선물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일을 도대체 어떻게 한 거죠?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술잔도 제대로 안 치우고 뭐 한 거죠?”신미정은 바로 불만을 드러냈다.송민희의 안색도 좋지 않았지만 회계장부를 적는 회계사는 정인월이 아끼는 이미 회사에서 퇴직한 집사였다. 그녀는 분노를 꾹꾹 참으면서 말했다.“어머님, 사람들이 아직 이곳에 있으니까 얼른 다시 적어달라고 부탁하는 건 어떨까요? 그래도 인원수와 맞지 않으면 제가 사람을 시켜 다시 알아보라고 할게요.”
깜짝 놀란 정인월이 얼른 호숫가의 산책로를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들도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이어 주변의 스피커에서 판소리의 장단이 울려 퍼졌다. 젊은 사람 중에는 판소리를 즐겨 듣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판소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 그들은 이 상황을 한주 강씨 가문에서 준비한 이벤트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이 장단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이 장단은 판소리 “백화정”의 시작 부분이 아닌가? 그리고 이 창법, 한 소절뿐이었지만, 부드러운 음색에 오랫동안 판소리를 들어온 사람이라면 부르는 사람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은영 선생님이 부르는 판소리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정인월이 국악 팬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유명 인사는 없었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은영 선생님의 창법이었다. 사실 정인월뿐만 아니라 한주시 유명 인사 중에도 많은 팬이 있었다. 하지만 은영 선생님은 이미 오래전부터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심지어 그 어떤 장소에서도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하려고 하든, 아는 지인들을 다 동원해도 은영 선생님은 쉽게 원칙을 깨지 않았다. 그가 노래를 부를 때에는, 유명해지지 못했던 그때에도, 하루 7, 8회차씩, 담배값도 안되는 티켓값을 받고도 단 한 회도 빠짐없이 공연을 했다. 하지만 그가 부르지 않는다고 할 때는 그 어떤 가격을 제시해도 그는 절대 굽히려고 하지 않았다. 또 이런 원칙주의의 성격 덕분에 사람들은 더욱 은영 선생님에게 국악가로서의 풍격이 있다며 그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창법이 같다고 느끼면서도 정말로 은영 선생님일 것이라고는 눈치채지 못하는 듯 했다. 한주시 강씨 가문이 뭐라고, 은영 선생님은 국보급 국악가였다. 그는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었다.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었다. 음악 소리가 점점 커짐에 따라 시녀 분장을 한 배우들이 온통 녹색으로
신미정은 듣자마자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하다니, 미리 말해줄 수는 없었을까?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송민희도 은영 선생님을 찾아갔었다. 은영 선생님은 굳이 송민희의 부탁을 들어주면서까지 자기에게 미움을 살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신미정은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 같았다. 어차피 누구도 은영 선생님을 모셔 올 수 없으니, 어떤 방식으로 자기를 나타낼지는 각자의 역량이었다. 하지만, 은영 선생님이 오실 줄이야!신미정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전 여사를 쳐다보았다.전 여사 역시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일 처리를 확실히 하지 못한 그녀는 아무런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그런데도 전 여사는 신미정을 위로했다. "미정 언니, 은영 선생님께서는 송민희 씨가 불러서 오신 건 절대 아닐 거예요. 송민희 씨를 위해 윤 여사님이 오랜 동창인 저와 껄끄러워질 필요가 없잖아요. 우리 학교 다닐 때 사이가 꽤 좋았어요.""송민희가 아니면 누가 모셔 왔다는 거예요?"신미정이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고작 이런 일 하나도 제대로 처리 못 해요?"전 여사는 욱 화가 치밀었다.'고작? 이 일이 고작이라고? 능력이 있으면 자기가 모셔 오던지.'부탁하는 신세면서, 불평이라니. 전 여사는 목 끝까지 차오르는 말들은 속으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많은 일들을 신미정에게 의지해야 했다. 그 때문에 전 여사는 눈을 내리깔고 불만을 억누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다음엔 이런 일 없도록 할게요." 신미정은 여전히 정색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송민희도 미간을 찌푸렸다. 강현우가 그녀에게 물었다. "엄마, 저분을 어떻게 모신 거예요?""내가 모신 게 아니야."송민희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난 윤 여사님에게 문전박대당해서 은영 선생님을 뵙지도 못했어."강현우가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엄마가 아니면 누구예요?"신미정은 전혀 표정관리를 못 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은영 모신 것이라면 절대 저런 표정을
비록 차미주가 내뱉은 말은 굉장히 예의없었지만 그 말은 잔잔한 호수에 떨어진 돌멩이처럼 큰 파동을 일으켰다. “설마 유현진 말하는 거야?”“설마! 유현진이 그럴 능력이 있었으면 왜 강한서와 결혼하겠어? 장난하지 마.”“하지만 여기에 현진이란 이름이 유현진 말고는 없잖아.”“금방 말한 사람, 유현진 옆에 있던 그 여자애 같아.”“정말 유현진이 한 건가 봐…”…신미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유현진이 은영 선생님을 모셔 왔을 줄은 그녀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은영 선생님의 출연으로 정인월이 저렇게 행복해하니, 그녀가 준비한 것들은 큰 기대를 받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오늘 그녀가 자신을 보여 줄 기회를 유현진이 전부 뺏어갔다!유현진이 강씨 가문에 있을 때도 정인월은 유현진을 제일 좋아했었다. 하지만 이혼한 지금도 여전히 자기 일을 망치다니!신미정은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유현진을 바로 보았다. 유현진은 놀라는 기색 하나 없이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일이 마치 그녀에게는 별일이 아니라는 듯이. 유현진이 모셔왔다는 말을 들은 정인월이 깜짝 놀라며 얼른 유현진을 불렀다. “현진아, 어떻게 된 일이야?”유현진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정인월을 바라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드리는 생신 선물이에요. 은영 선생님께서 부르시는 “백화정” 꼭 한 번 더 듣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나야 듣고 싶지. 근데 어떻게 모셔 온 거야?”유현진이 대답했다. “은영 선생님께서 워낙 좋으신 분이니까요. 할머니가 은영 선생님 골수팬이라고 하니까 바로 할머니 생신 때 오시기로 약속해 주셨어요.”은영 선생님은 잠시 멈칫하더니 말솜씨 하나는 좋은 유현진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벌써 날마다 은영 선생님이 매일 차를 마시던 찻집에서 기다렸던 걸 잊은 건가?부끄러운 줄 모르고 새장을 들어주고 물심부름이나 하면서 아무리 쫓아도 절대 굴하지 않아 귀찮음을 한 몸에 받았었다. 하지만 은영 선생님을 오게 만든 건 단순히 유현진이 계속 뻔뻔하게
차미주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우리 현진이 능력이야 대단하죠. 하려고 마음먹은 건 꼭 해내니까요.”그녀는 강한서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남자에게 의지할 필요가 없다고요!”강한서: ...한성우가 터져 나오는 웃음을 꾹 참았다. 그는 차미주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네 친구가 그렇게 대단한데 넌 왜 아직도 그렇게 하찮은 일이나 하면서 지내는 거야?”차미주는 어깨에 올려진 한성우의 손을 떼어내며 힐끗 그를 쳐다보았다. “네 친구들은 20대에 이미 상장회사의 CEO에 한주시 모범청년이었는데 넌 서른이 되어도 유흥 업계 1위는커녕 아직도 하루 종일 여자들과 놀아나고 있으면서 부끄럽지도 않은가 봐?”한성우가 입술을 움찔 떨었다. 차미주가 내뱉은 말은 유현진 못지않게 날카로웠다. 오히려 유현진보다 더 날이 섰다. 말을 마친 유현진은 음식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쟤같이 입에 칼이라도 문 것처럼 독한 소리만 해대는 여자를 어느 남자가 좋아하겠어!”한성우는 차미주 흉을 보려고 고개를 돌려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강한서는 그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있었다. 강한서는 유현진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 시선의 끝엔 유현진과 함께 있는 송민준도 있었다. 그에 강한서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송민준 저건 파리 새끼처럼 또 현진이한테 말을 걸어?’강한서가 굳은 얼굴로 한성우에게 물었다. “네가 보기에 송민준이 나보다 잘난 게 뭐야?”“잘난 거라... 당연히 아직 결혼을 안 했다는 거겠지, 넌 재혼이잖아.”강한서: ...강한서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진지하게 묻는 거야!”그러자 한성우가 대답했다. “나도 진지하게 대답한 거야. 아직 총각이라는 거, 중요하잖아.”강한서가 얼굴을 굳혔다. “송민준한테는 오빠라고 불렀어. 나한테는 아직 한 번도 그렇게 부른 적 없는데!”‘고작 그런 일에 이렇게 화를 낸다고?’한성우는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강한서를 위로하며 말했다. “화내지 마, 화내지 마. 너도 오빠 맞아. 넌… 전남편 오
전 여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낮은 소리로 욕을 지껄였다. “너 지금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유현진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전 여사님, 전 의원님께서 굳이 여사님더러 용호를 저에게 빌려주라고 했던 일, 기억하시죠?”전 여사의 얼굴이 어두워진 걸 보니 기억이 난 모양이었다. 당시 유현진이 용호를 빌리려 하자 전 여사는 신미정의 말대로 용호를 이미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었다는 이유로 유현진을 거절했었다. 하지만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남편이 갑자기 용호의 대여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자기가 어떻게 유현진의 부탁을 거절하고 돌려보냈는지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잘했다는 칭찬할 줄 알았던 남편은 오히려 그녀를 나무랐다. 전 의원을 그녀를 한 치 앞을 내다볼 줄 모른다며 욕했고 그녀에게 신미정과 유현진의 고부갈등에 끼어들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강씨 가문은 언젠가 강한서의 것이 될 테고 유현진에게 미움을 사는 건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 여사는 그 말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아이도 낳지 못하는 유현진이 강씨 가문의 손주며느리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전 의원은 버럭 화를 내며 어떤 이유든 무조건 용호를 유현진에게 빌려주라고 강조했다. 전 여사의 인품이야 어떻든 그녀는 전 의원에게만큼은 마음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전태평이 화를 내자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했다. 결혼 이삼십 년 동안 얼굴을 붉히며 싸운 일이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전태평의 입장은 확고했기에 전 여사는 어쩔 수 없이 용호를 유현진에게 빌려 줄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론 빌려주기도 전에 유현진의 집안에 일이 생기면서 강한서와 이혼하는 바람에 생일 연회를 준비하는 일은 그녀의 손을 떠나게 되었다. 실은 전 여사도 전태평이 예전에는 늘 신미정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라고 당부하더니, 왜 갑자기 이번 일에 끼어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유현진은 어떻게 전태평이 자기에게
전 여사의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내가 자기를 위해 무슨 일까지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해!”전 여사가 자신이 기대하던 반응을 보이자 유현진은 안쓰러운 얼굴을 하고 그녀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유현진은 그 틈을 타 손에 묻은 케이크를 전 여사의 드레스에 문질렀다. “본인 처지도 좀 생각하세요. 따님도 세 분이나 계시는데.”그리곤 다시 접시를 들고 케이크를 가지러 갔다. 자신이 던진 작은 돌멩이에 괴로워하는 전 여사는 내버려 둔 채. 이렇게 하지 않고 전 여사를 가만히 내버려 두면 자신을 괴롭힐 것이 분명했다.전 여사는 고개를 숙인 채 손에 들린 사진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손이 걷잡을 수 없이 떨리고 있었다. 진태평이 순리롭게 승진할 수 있었던 건, 전 여사의 내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더러운 일이든 전부 그녀가 직접 나서서 그를 도왔다. 그녀는 늘 자신은 정략결혼을 한 다른 사모님들과는 다르다고 여겼었다. 그녀와 남편인 전태평은 연애결혼이었고 자신들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부부로 지낸 긴 시간 동안 그들은 처음과 같이 변함이 없었고 진태평은 기념일마다 그녀에게 직접 고른 선물을 건네주어 사모님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오랜 결혼 생활 중에도 한결같은 남편을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그녀의 결혼 생활 중 유일한 오점은 최지영이었다. 전 여사가 이 일을 알게 된 건 8년 전 일이었다. 당시 진태평은 자기가 함정에 빠진 것이라며 끊임없이 사과하며 그녀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녀가 최지영을 떼어낼 것을 제안하자 전태평도 망설임 없이 알겠다며 대답했다. 그녀는 최지영을 떼어내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신미정에게 사정을 설명해 가며 돈을 빌렸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 혼자만 모두에게 속고 있었다. 신미정은 그녀보다 더 오래전부터 이미 전태평의 불륜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때 신미정이 자신을 위로하던 말들을 떠올린 전 여사는 순간 온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어 토하고 싶어졌다. 신미정은
강한서가 케이크를 받아 들자 드디어 두 손이 자유로워진 유현진이 저린 손가락을 툭툭 털었다. 그녀는 강한서를 흘겨보았다. “케이크 앞에 애들이 얼마나 많은지 봐봐. 다 먹고 다시 갈 때쯤엔 위에 맛있는 과일은 이미 다 뺏기고 없을걸.”그 말에 강한서는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탑을 쌓아오면 어떡해? 어린애들이랑 같이 뺏으면 창피하지 않아?” 유현진이 망고를 하나 집어 입에 넣으며 말했다. “뭐가 창피해? 애들이 너보다는 착해. 한 사람이 한 번씩 떠준 거야. 아니면 내가 어떻게 저렇게 쌓았겠어?”강한서는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가 유현진의 말을 받아치려는데 한 어린아이가 사탕을 안고 다가왔다. 케이크를 먹고 있는 유현진을 보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언니, 케이크 아저씨 줄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유현진: …강한서: ???힘겹게 케이크를 삼킨 유현진이 마른기침을 했다. “언니가 거짓말한 거 아니야. 케이크 아저씨 주려던 거 맞아. 언니는 그냥 맛만 본 거야.”그러더니 숟가락을 들어 강한서의 입가에 가져갔다. “그렇지, 아저씨?”강한서의 눈꺼풀이 움찔거렸다. 아이가 유현진의 말을 전혀 믿지 않으며 말했다. “아저씨 불치병에 걸려서 죽기 전에 케이크 한 입만 먹어보고 싶어 한다고 했잖아요.”‘이 아저씨가 어딜 봐서 불치병에 걸렸다는 거야’아이의 말에 유현진이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 “맞아. 너희들이 준 케이크를 먹었더니 이렇게 기적이 일어났어.”강한서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제 갓 여섯 일곱 살 난 아이는 순진하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유현진의 사람 속이는 연기가 탁월했고 강한서는 어두운 얼굴을 하고 서 있어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어린아이는 반신반의하며 유현진의 말을 받아들였고 손에 있던 사탕을 강한서에게 내밀며 말했다. “아저씨, 이거 줄게요. 빨리 나아요.”유현진이 예쁜 눈웃음을 지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언니가 아저씨 대신 받을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