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12화

Author: 조십일
얼마 지나지 않아 하현주는 그녀가 아이들과 몰래 놀았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녀를 엄하게 꾸짖었다.

하현주는 그녀를 아주 아꼈기에 도저히 손댈 수가 없었고 그저 손바닥에 힘만 살짝 실어 엉덩이를 때렸었다.

“나중에 저희 엄마가 드디어 제가 피아노를 배울 재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셨고 거기다 많이 바쁘셨으니 더 이상 저를 피아노 연습하라고 강박하지는 않았거든요.”

더 나중에 그녀의 집은 더욱 잘살게 되어 큰 집으로 이사를 갔지만 그녀는 더 이상 어릴 때처럼 즐겁지 않았다.

송민준은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

“그렇게 피아노가 싫었으면 왜 피아노를 망가뜨릴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피아노를 망가뜨리면 더 이상 연습 안 해도 되고 어머님께 꾸중 들을 일도 없게 되잖아요.”

유현진은 웃으면서 말했다.

“전 그럴 용기가 없었거든요. 민준 씨가 이해 못 할 수도 있는데 그때 저희 집은 그리 잘사는 건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그 피아노는 2000만 원 정도 했거든요. 그때 당시 2000만 원은 엄청 큰돈이었죠. 저희 엄마는 분명 그 돈으로 차를 뽑을 수 있었음에도 저에게 피아노를 사주셨거든요. 게다가 저에게 피아노를 사주겠다고 아빠랑 싸우기까지 했었어요. 그래서 그때의 전 엄마한테 매를 맞더라도 피아노를 망가뜨릴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그 피아노는 저희 엄마가 피땀을 흘려 번 돈으로 사준 거니까요.”

그랬기에 그녀가 예체능으로 전환한다고 했을 때 하현주 심하게 반대를 했었다. 하현주는 자신의 딸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고 그녀가 한순간의 열정으로 예술을 시작했다가 나중에 가서 흥미를 잃고 제대로 공부하지 않을까 봐 하현주는 반대를 했었다.

그녀의 일반 과목 성적이 높을 수 있었던 것 또한 하현주가 매번 그녀에게 그녀가 아무리 예체능 과목에서 1등을 한다 해도 일반 과목 성적이 전 학년 20등 안에 들지 못한다면 그녀를 예술 학교로 보내지 않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성적이 아주 잘 나왔을 땐 그녀는 성적표를 들고 하현주에게 달려가 한껏 자랑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613화

    주아름은 싸늘한 얼굴로 그녀에게 사과한 후 시선을 다시 송민준에게 돌리더니 이내 한껏 누그러진 어투로 말했다.“민준 오빠, 배고파요? 앞에 스테이크도 있던데 제가 위치를 알려드릴게요.”송민준은 바로 표정을 가다듬고 담담하게 말했다.“사실 난 저 초밥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아쉽게 너 때문에 땅에 떨어져 버렸네.”주아름의 표정은 순간 굳어져 버렸고 이내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그럼 제가 셰프님께 다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볼게요.”송민준이 답했다.“난 아까 땅에 떨어진 그 초밥만 먹고 싶거든.”그 말을 들은 주아름은 더 이상 웃음을 유지할 수 없었다. 송민준이 그녀를 원망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그들 사이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던 유현진은 접시를 들고 일어나더니 송민준에게 말했다.“민준 오빠, 전 이만 저쪽으로 가볼게요.”그녀는 이내 접시를 들고 얼른 자리를 떴다.유현진은 순간 송민준보다 강한서가 더욱 만만하게 느껴졌다.만약 강한서가 땅에 떨어진 초밥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면 그녀는 무조건 다시 주워서 그의 입에 넣어줬을 것이었다. 어차피 강한서는 기껏해야 그녀에게 몇 마디 할 뿐이었다.하지만 그녀는 괜히 송민준에게 그런 행동을 시도했다간 송민준에게 죽임을 당할 것 같아 감히 그러지 못했다.비록 송민준은 아주 상냥해 보였지만 말이다.유현진은 송민준의 곁에서 벗어나자마자 강한서에 의해 팔을 붙잡힌 채 한쪽 구석으로 끌려오게 되었다.음식을 담은 접시가 바닥에 떨어질까 봐 유현진은 작게 발버둥 치는 수밖에 없었다.“이거 놔!”강한서는 그녀의 손목을 놓아주더니 이내 화난 얼굴로 말했다.“너 송민준이랑 도대체 무슨 얘기를 그렇게 오랫동안 한 거냐?”유현진이 그를 흘겨보면서 말했다.“아, 민준 오빠를 말하는 거야?”순간 강한서의 눈썹이 꿈틀하였다.‘민준 오빠라고?’‘나한테도 그렇게 다정하게 불러준 적 없었으면서!’‘마취했을 때만 나한테 다정하게 불러주고!’유현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별 얘기 안 했어. 그냥 서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614화

    “민준 오빠는 당신처럼 유치한 사람이 아니거든? 그리고 어차피 당신은 나랑 이혼했는데 당신이 형이라고 부르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허점이 가득한 핑곗거리에 강한서는 정색하면서 말했다.“어쨌든 안 돼! 부르지 마!”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하! 무조건 부를 건데!’두 사람이 말하고 있는 와중에 여러 명이 엄청 큰 8단 케이크를 밀고 들어왔다.할머니의 말씀은 정확했다. 그 8단 케이크는 전부 과일로 장식을 하였고 그중 한 단은 전부 망고로 도배되어 있었다.유현진은 8단 케이크를 빤히 바라보면서 나중에 케이크라면 환장하는 차미주에게 한 조각 가져다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문득 차미주가 떠올랐던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왜 아직도 안 온 거지? 설마 무슨 사고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유현진은 휴대폰을 꺼내 차미주에게 카톡을 보냈다.“어디까지 온 거야?”한참을 기다려도 차미주는 답장이 없었다. 이때 강한서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가자. 이따가 같이 사진 찍어야 하니까 앞으로 나가자.”유현진은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강한서와 함께 앞으로 걸어갔다.앞자리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 아주 시끄러웠고 유현진은 자신의 가방에 넣은 휴대폰이 울리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차미주는 용호 밖에 있었고 경비원들이 그녀에게 초청장이 없다는 이유로 들여보내 주지 않고 있었다.그러나 하필이면 이때 연락이 되지 않는 유현진에 차미주는 많이 조급해졌다.은영의 매니저가 짜증 난다는 듯이 말했다.“지금 이게 다 무슨 소란인 거죠? 초청장도 없으면서 들어가려고요?”차미주는 웃는 얼굴로 사과했다.“죄송해요. 현진이가 지금 바빠서 휴대폰을 확인해 보지 못했나 봐요. 선생님, 얼른 차에 가서 쉬고 계세요. 제가 현진이에게 다시 연락해 볼게요.”은영은 아주 비싼 옷과 진한 무대 메이크업을 하고 있었기에 그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아주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괜찮아요, 얼른 다시 연락해 봐요.”유현진이 부탁한 중요한 일을 망치게 될까 봐 두려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615화

    이때 누군가가 물었다.“유현진 씨 오늘 뭘 선물했는지 아시는 사람 있나요?”“모르겠는데요. 유현진 씨가 저쪽에서 등기하는 모습도 본 적이 없으니 아마 대충 다른 사람에게 묻혀서 들어온 거 아닐까요?”“대박, 빈손으로 온 거예요? 정말 뻔뻔하네요. 심지어 선물까지 받아냈잖아요.”...주아름의 눈빛이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사람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있었을 때 유현진은 휴대폰을 꺼내 몰래 확인하자 부재중 전화가 많이 와 있었다.그녀는 얼른 차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던 차미주는 그녀의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그녀는 차미주에게 카톡을 보냈다.“너 지금 어디야?”카톡을 보내자마자 현장은 갑자기 술렁이더니 이내 누군가가 소식을 전해왔다.선물을 보낸 사람을 적어두었던 회계장부에 실수로 술잔을 쏟았다는 것이었다.진 씨는 얼른 그 소식을 정인월에게 전했고 정인월은 미간을 찌푸렸다.선물을 보낸 사람들을 적은 회계장부는 아주 중요한 물건이었다. 누가 무엇을 선물했는지 자세하게 적고 나중에 그 회계장부대로 선물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현재 회계장부가 젖어버렸으니 글씨는 이미 알아볼 수가 없었고 페이지도 찢어져 무엇을 적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신미정과 송민희 더욱 조급해졌다. 그 두 사람은 이 팔순 잔치에 어마어마한 돈을 퍼부었고 그 두 사람은 각자 초대장을 보내 지인들을 초대했기에 선물들도 각자 알아서 나눠 가져야 했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회계장부가 손상되었으니 누가 뭘 선물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일을 도대체 어떻게 한 거죠?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술잔도 제대로 안 치우고 뭐 한 거죠?”신미정은 바로 불만을 드러냈다.송민희의 안색도 좋지 않았지만 회계장부를 적는 회계사는 정인월이 아끼는 이미 회사에서 퇴직한 집사였다. 그녀는 분노를 꾹꾹 참으면서 말했다.“어머님, 사람들이 아직 이곳에 있으니까 얼른 다시 적어달라고 부탁하는 건 어떨까요? 그래도 인원수와 맞지 않으면 제가 사람을 시켜 다시 알아보라고 할게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616화

    깜짝 놀란 정인월이 얼른 호숫가의 산책로를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들도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이어 주변의 스피커에서 판소리의 장단이 울려 퍼졌다. 젊은 사람 중에는 판소리를 즐겨 듣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판소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 그들은 이 상황을 한주 강씨 가문에서 준비한 이벤트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이 장단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이 장단은 판소리 “백화정”의 시작 부분이 아닌가? 그리고 이 창법, 한 소절뿐이었지만, 부드러운 음색에 오랫동안 판소리를 들어온 사람이라면 부르는 사람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은영 선생님이 부르는 판소리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정인월이 국악 팬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유명 인사는 없었다.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은영 선생님의 창법이었다. 사실 정인월뿐만 아니라 한주시 유명 인사 중에도 많은 팬이 있었다. 하지만 은영 선생님은 이미 오래전부터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심지어 그 어떤 장소에서도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하려고 하든, 아는 지인들을 다 동원해도 은영 선생님은 쉽게 원칙을 깨지 않았다. 그가 노래를 부를 때에는, 유명해지지 못했던 그때에도, 하루 7, 8회차씩, 담배값도 안되는 티켓값을 받고도 단 한 회도 빠짐없이 공연을 했다. 하지만 그가 부르지 않는다고 할 때는 그 어떤 가격을 제시해도 그는 절대 굽히려고 하지 않았다. 또 이런 원칙주의의 성격 덕분에 사람들은 더욱 은영 선생님에게 국악가로서의 풍격이 있다며 그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창법이 같다고 느끼면서도 정말로 은영 선생님일 것이라고는 눈치채지 못하는 듯 했다. 한주시 강씨 가문이 뭐라고, 은영 선생님은 국보급 국악가였다. 그는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었다.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었다. 음악 소리가 점점 커짐에 따라 시녀 분장을 한 배우들이 온통 녹색으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617화

    신미정은 듣자마자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하다니, 미리 말해줄 수는 없었을까?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송민희도 은영 선생님을 찾아갔었다. 은영 선생님은 굳이 송민희의 부탁을 들어주면서까지 자기에게 미움을 살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신미정은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것 같았다. 어차피 누구도 은영 선생님을 모셔 올 수 없으니, 어떤 방식으로 자기를 나타낼지는 각자의 역량이었다. 하지만, 은영 선생님이 오실 줄이야!신미정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전 여사를 쳐다보았다.전 여사 역시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일 처리를 확실히 하지 못한 그녀는 아무런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그런데도 전 여사는 신미정을 위로했다. "미정 언니, 은영 선생님께서는 송민희 씨가 불러서 오신 건 절대 아닐 거예요. 송민희 씨를 위해 윤 여사님이 오랜 동창인 저와 껄끄러워질 필요가 없잖아요. 우리 학교 다닐 때 사이가 꽤 좋았어요.""송민희가 아니면 누가 모셔 왔다는 거예요?"신미정이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고작 이런 일 하나도 제대로 처리 못 해요?"전 여사는 욱 화가 치밀었다.'고작? 이 일이 고작이라고? 능력이 있으면 자기가 모셔 오던지.'부탁하는 신세면서, 불평이라니. 전 여사는 목 끝까지 차오르는 말들은 속으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많은 일들을 신미정에게 의지해야 했다. 그 때문에 전 여사는 눈을 내리깔고 불만을 억누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다음엔 이런 일 없도록 할게요." 신미정은 여전히 정색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송민희도 미간을 찌푸렸다. 강현우가 그녀에게 물었다. "엄마, 저분을 어떻게 모신 거예요?""내가 모신 게 아니야."송민희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난 윤 여사님에게 문전박대당해서 은영 선생님을 뵙지도 못했어."강현우가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엄마가 아니면 누구예요?"신미정은 전혀 표정관리를 못 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은영 모신 것이라면 절대 저런 표정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618화

    비록 차미주가 내뱉은 말은 굉장히 예의없었지만 그 말은 잔잔한 호수에 떨어진 돌멩이처럼 큰 파동을 일으켰다. “설마 유현진 말하는 거야?”“설마! 유현진이 그럴 능력이 있었으면 왜 강한서와 결혼하겠어? 장난하지 마.”“하지만 여기에 현진이란 이름이 유현진 말고는 없잖아.”“금방 말한 사람, 유현진 옆에 있던 그 여자애 같아.”“정말 유현진이 한 건가 봐…”…신미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유현진이 은영 선생님을 모셔 왔을 줄은 그녀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은영 선생님의 출연으로 정인월이 저렇게 행복해하니, 그녀가 준비한 것들은 큰 기대를 받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오늘 그녀가 자신을 보여 줄 기회를 유현진이 전부 뺏어갔다!유현진이 강씨 가문에 있을 때도 정인월은 유현진을 제일 좋아했었다. 하지만 이혼한 지금도 여전히 자기 일을 망치다니!신미정은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유현진을 바로 보았다. 유현진은 놀라는 기색 하나 없이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일이 마치 그녀에게는 별일이 아니라는 듯이. 유현진이 모셔왔다는 말을 들은 정인월이 깜짝 놀라며 얼른 유현진을 불렀다. “현진아, 어떻게 된 일이야?”유현진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정인월을 바라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드리는 생신 선물이에요. 은영 선생님께서 부르시는 “백화정” 꼭 한 번 더 듣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나야 듣고 싶지. 근데 어떻게 모셔 온 거야?”유현진이 대답했다. “은영 선생님께서 워낙 좋으신 분이니까요. 할머니가 은영 선생님 골수팬이라고 하니까 바로 할머니 생신 때 오시기로 약속해 주셨어요.”은영 선생님은 잠시 멈칫하더니 말솜씨 하나는 좋은 유현진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벌써 날마다 은영 선생님이 매일 차를 마시던 찻집에서 기다렸던 걸 잊은 건가?부끄러운 줄 모르고 새장을 들어주고 물심부름이나 하면서 아무리 쫓아도 절대 굴하지 않아 귀찮음을 한 몸에 받았었다. 하지만 은영 선생님을 오게 만든 건 단순히 유현진이 계속 뻔뻔하게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619화

    차미주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우리 현진이 능력이야 대단하죠. 하려고 마음먹은 건 꼭 해내니까요.”그녀는 강한서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남자에게 의지할 필요가 없다고요!”강한서: ...한성우가 터져 나오는 웃음을 꾹 참았다. 그는 차미주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네 친구가 그렇게 대단한데 넌 왜 아직도 그렇게 하찮은 일이나 하면서 지내는 거야?”차미주는 어깨에 올려진 한성우의 손을 떼어내며 힐끗 그를 쳐다보았다. “네 친구들은 20대에 이미 상장회사의 CEO에 한주시 모범청년이었는데 넌 서른이 되어도 유흥 업계 1위는커녕 아직도 하루 종일 여자들과 놀아나고 있으면서 부끄럽지도 않은가 봐?”한성우가 입술을 움찔 떨었다. 차미주가 내뱉은 말은 유현진 못지않게 날카로웠다. 오히려 유현진보다 더 날이 섰다. 말을 마친 유현진은 음식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쟤같이 입에 칼이라도 문 것처럼 독한 소리만 해대는 여자를 어느 남자가 좋아하겠어!”한성우는 차미주 흉을 보려고 고개를 돌려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강한서는 그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있었다. 강한서는 유현진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 시선의 끝엔 유현진과 함께 있는 송민준도 있었다. 그에 강한서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송민준 저건 파리 새끼처럼 또 현진이한테 말을 걸어?’강한서가 굳은 얼굴로 한성우에게 물었다. “네가 보기에 송민준이 나보다 잘난 게 뭐야?”“잘난 거라... 당연히 아직 결혼을 안 했다는 거겠지, 넌 재혼이잖아.”강한서: ...강한서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진지하게 묻는 거야!”그러자 한성우가 대답했다. “나도 진지하게 대답한 거야. 아직 총각이라는 거, 중요하잖아.”강한서가 얼굴을 굳혔다. “송민준한테는 오빠라고 불렀어. 나한테는 아직 한 번도 그렇게 부른 적 없는데!”‘고작 그런 일에 이렇게 화를 낸다고?’한성우는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강한서를 위로하며 말했다. “화내지 마, 화내지 마. 너도 오빠 맞아. 넌… 전남편 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620화

    전 여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낮은 소리로 욕을 지껄였다. “너 지금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유현진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전 여사님, 전 의원님께서 굳이 여사님더러 용호를 저에게 빌려주라고 했던 일, 기억하시죠?”전 여사의 얼굴이 어두워진 걸 보니 기억이 난 모양이었다. 당시 유현진이 용호를 빌리려 하자 전 여사는 신미정의 말대로 용호를 이미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었다는 이유로 유현진을 거절했었다. 하지만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남편이 갑자기 용호의 대여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자기가 어떻게 유현진의 부탁을 거절하고 돌려보냈는지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잘했다는 칭찬할 줄 알았던 남편은 오히려 그녀를 나무랐다. 전 의원을 그녀를 한 치 앞을 내다볼 줄 모른다며 욕했고 그녀에게 신미정과 유현진의 고부갈등에 끼어들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강씨 가문은 언젠가 강한서의 것이 될 테고 유현진에게 미움을 사는 건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 여사는 그 말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아이도 낳지 못하는 유현진이 강씨 가문의 손주며느리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전 의원은 버럭 화를 내며 어떤 이유든 무조건 용호를 유현진에게 빌려주라고 강조했다. 전 여사의 인품이야 어떻든 그녀는 전 의원에게만큼은 마음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전태평이 화를 내자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했다. 결혼 이삼십 년 동안 얼굴을 붉히며 싸운 일이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전태평의 입장은 확고했기에 전 여사는 어쩔 수 없이 용호를 유현진에게 빌려 줄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론 빌려주기도 전에 유현진의 집안에 일이 생기면서 강한서와 이혼하는 바람에 생일 연회를 준비하는 일은 그녀의 손을 떠나게 되었다. 실은 전 여사도 전태평이 예전에는 늘 신미정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라고 당부하더니, 왜 갑자기 이번 일에 끼어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유현진은 어떻게 전태평이 자기에게

Latest chapter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9화

    은서하는 빠르게 시선을 거두고 건강검진표를 꽉 쥔 채 한현진의 뒤로 갔다. 그러나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레 한현진의 배로 향했다. 한현진은 회사에 와서부터 항상 허리 라인이 보이지 않는 넉넉한 옷만 입었다. 뒷모습으로 보면 여전히 날씬해 보였고 이상한 점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한현진이 특정 동작을 할 때 배가 살짝 불룩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에 한현진의 차에 탔을 때 그 모습을 잠깐 본 적이 있었다. 처음엔 그저 살이 찐 것이라 생각했지만 사실은 임신한 것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자 은서하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왜 한현진은 회사에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았을까?’ ‘혹시 서해금 때문일까?’은서하는 복잡한 마음을 안고 있었지만 한현진은 마치 그녀의 발견에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 잠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전화를 받고 몇 마디를 나누고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줄을 빠져나갔다.은서하는 잠시 멈칫하며 물었다. “한 대표님, 검사 안 하세요?”한현진은 천천히 돌아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괜찮아요. 일이 생겨서 나중에 다시 올려구요.” 그리고는 아무런 표정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한현진이 떠난 뒤 이시연이 나타났다. “한 대표님 어디 가셨어요?” 이시연은 주위를 살펴보며 물었다.은서하가 대답했다. “전화를 받으시더니 일이 생겼다며 먼저 가셨어요. 나중에 다시 오신다고 했어요.”“그렇군요.” 이시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한 대표님과 얘기 해봤어요? 예전에 그 분의 옷을 받고 따돌림 당하고 급여도 깎였다고 했을 때 한 대표님이 굉장히 마음 아파했어요.” “그때 한 대표님이 먼저 도와주겠다고 했었죠. 후에 그렇게 된 건 어쩔 수 없지만 한 대표님은 정말 착한 분이세요. 잘 사과하면 한 대표님이 이해해줄 거예요.”은서하는 고개를 숙인 채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한 대표님이 신경 쓰지 않으셔도 저는 그런 얘길 꺼낼 입장이 아니에요. 그리고 저는 그냥 작은 직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8화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서 이시연과 은서하가 진단서를 들고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이시연이 은서하의 손을 이끌고 다가오며 말했다. “한 대표님, 여기서 뵙네요. 건강검진 받으러 오신 거예요?” 한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가 은서하를 가볍게 훑어본 뒤 다시 이사연에게 시선을 돌렸다. “두 분도 오늘입니까?” 이시연이 웃으며 말했다. “원래는 어제가 제 날짜였는데 어제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다른 분이랑 바꿨어요. 서하 씨랑 같이 오려고요.” “가족은 안 데리고 왔어요?” 이시연이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부모님은 직장에서 추가 의료보험을 들어두셔서 제가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서하 씨 외할머니의 병은 보험으로는 혜택을 받을 수가 없어서요.”은서하는 내내 말이 없었다. 이시연이 얘기하는 동안 그녀의 시선은 자꾸만 주혁에게로 흘러갔다. 주혁은 예민하게 그 시선을 포착했다. 둘의 눈이 맞닿자 은서하는 움켜쥔 손에 힘을 주며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주혁도 묵묵히 고개를 끄덕여 답하고는 별다른 말 없이 시선을 돌렸다. 마침 건강검진 순서가 불리기 시작했다. 주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한 대표님, 얘기 나누세요. 전 애들 데리고 먼저 검진 받으러 가겠습니다.” 그가 주상욱와 함께 자리를 떠나자 이시연이 한현진에게 조용히 제안했다. “한 대표님, 같이 가실래요? 먼저 채혈하고 나서 초음파 검사하면 순서가 빨라요. 그러면 금방 검사 끝내고 식사하실 수 있을 거예요.” 한현진은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채혈은 이미 했어요. 먼저 가요. 난 초음파실 앞에서 번호표 뽑아둘게요.” 한현진은 애초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게 아니었다. 주혁이 진짜 주혁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고 난 뒤부터 직접 그를 만나보고 싶었다. 방금까지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녀는 내내 무심한 척 주혁을 은근히 살폈다. 주혁의 외모는 평범했다. 사람들 사이에 섞이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흐릿한 얼굴이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7화

    주혁이 설명했다. “상욱이가 자신이 보낸 그림 잘 받았는지 물어봐요. 마음에 드는지 궁금해해요.”한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주혁에게 물었다. “마음에 든다는 걸 수화로 어떻게 하면 돼요?”주혁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냥 말하면 돼요. 상욱이는 들을 수는 있지만 말하는 게 서툴러요.”사실 주상욱은 말을 못 하는 건 아니었다. 그는 납치 사건에서 구출된 후 청력을 잃었다. 오랫동안 그는 청각장애인처럼 생활했으며 오랜 시간동안 소리를 못 들은 것도 있지만 또한 납치 당시 겪은 충격 때문에 사람과 접촉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언어 능력도 점차 떨어졌고 말을 꺼내는 것조차 원하지 않았다. 이후 보청기를 장착한 뒤 청력은 조금씩 회복되었지만 언어 능력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과 소통할 때 수화를 사용하는 것을 더 편하게 느꼈다.한현진은 주상욱에게 미소 지으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 정말 마음에 들어.”주상욱은 눈이 반짝이며 수화를 하려다가 잠시 멈췄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꺼내 글을 한 문장 써서 한현진에게 건넸다.“나 보라고?” 한현진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주상욱은 고개를 끄덕였다.한현진은 고개를 숙여서 화면을 읽었다. [누나, 아빠에게 휴가를 주셔서 고마워요. 덕분에 아빠와 함께 생일을 보낼 수 있었어요. 아빠가 잘못한 일이 있어서 이제 누나 옆에서 일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아빠를 미워하지 말아 주세요. 아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저와 엄마를 위해 많은 고생을 했어요. 우리가 아빠를 힘들게 한 거예요. 아빠 대신 사과하고 싶어요. 아빠를 용서해 주실 수 있나요?]한현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아이의 말은 서툴고 순수했지만 그 마음은 진심에서 우러나왔다. 그러나 그는 알지 못했다. 그가 입에 담은 ‘아빠’가 진짜 아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한현진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핸드폰에 글 한 줄을 적었다. [다 지나간 일이야. 이제 네 아빠를 탓하지 않아.]주혁은 이제 그녀 곁에서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6화

    대장은 고개를 여러 번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건 물론이죠. 이미 먼저 주혁 씨에게 연락했어요. 집에서 가족들과 상의한 후 곧바로 답을 준다고 했습니다. 그의 집안 사정으로 회사가 이렇게 좋은 혜택을 주는데 그가 신청하지 않겠어요? 절대 그럴 리 없죠.”원율은 잠시 담배를 피운 뒤 담배 끝을 비벼 끄며 말을 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다른 부서에도 더 전해야 하니까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대장님, 일 보세요.”원율을 보내고 나서 대장은 다시 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혁 씨, 가족이 두 명이니까 연간 십만 원도 안 되게 더 내면 돼. 한 달에 만 원도 안 되고 가족이 병원 갈 때 드는 비용은 전부 보장돼. 이 작은 돈 아끼려고 하지 말고 큰 기회를 놓치지 마.”주혁은 돈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가장 싫어한 건 그 돈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족을 위한 보험에 가입하면 이번 주 금요일에 반드시 그들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아야 했다. 설령 병원이 서대금이 손수 준비한 곳이라 해도 그에게는 그 사실이 부담스럽고 꺼려지는 일이었다.대장은 계속해서 재촉하며 보험 가입 후의 이점을 설명했다. 결국 주혁은 마지못해 동의했다. “그럼 내 아내와 아들도 함께 가입시켜줘. 나중에 주민등록증 사진 보내줄게.”“알겠어. 잘 쉬고 빨리 회복해. 듣자 하니 곧 송가람 씨 밑에서 일하게 된다면서? 잘 됐어. 정해지면 꼭 한턱 쏴.”주혁은 송가람 밑에서 일하게 될 생각에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빛에 부드러운 감정이 스며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확정되면 한 번 쏠게.”최종적으로 제출된 명단에 주혁의 가족이 포함된 것을 확인한 한현진은 비로소 안심했다. 체크업은 금요일과 토요일로 이틀에 걸쳐 나뉘어 진행되었고 한현진은 주혁이 토요일에 가는 것을 일부러 확인한 후 같은 날에 병원을 가기로 했다.주혁은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왔다. 그의 아내는 평범한 주부였고 깔끔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한현진이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주혁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5화

    회의실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자 한현진은 물건을 정리한 뒤 아직 자리에 앉아 있는 서해금을 향해 파일을 들고 다가갔다. “아주머니, 방금 지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해금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네가 직원들을 생각해서 한 거니까 당연히 지지해야지. 우리 모두 같은 회사에 있는 한 하나의 팀이니까.” 한현진도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주머니가 제가 먼저 조사를 했다고 문제 삼지 않으셔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집에 보내주신 곤약도 가람 씨 통해 잘 받았어요.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서해금은 여유 있게 말했다. “가족끼리 서로 아끼는 거지. 너무 예의 차리지 마.”한현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머니, 제가 회사에 온 이래로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쓰게 해드렸어요. 제가 성격이 직설적이고 고집도 세서 가끔 말이 거칠어질 때도 있어요. 그런데도 아주머니께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해요.” “아빠한테 들었어요. 아주머니가 아빠한테 저를 칭찬해 주셨다고요. 그 말을 들으니 저도 마음이 무겁고 어쩌면 제가 너무 어리석게 행동했나 싶어요.”“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서해금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얘가 무슨 말이야. 어른이 아이와 다툴 일이 뭐가 있겠어? 현진아, 아주머니는 네 친엄마는 아니지만 너희 어머니와는 정말 소중한 친구였어. 네가 송씨 가문에 돌아올 수 있게 되어 아주머니는 그 누구보다 기뻐.” “지금 네가 집안에서 가람이랑 함께 지내는 걸 보니 젊은 시절 너희 어머니와 함께 보낸 시간들이 가끔 떠올라. 우리가 반평생을 함께 지냈고 너희는 진짜 자매가 된 거지. 이것도 하나의 인연이란 거야.”한현진은 속으로 토할 뻔했다. ‘정말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다고?’만약 당시 아이를 바꾼 일과 그녀 어머니의 죽음이 모두 바로 눈앞에 있는 이 온화하고 친절한 여자과 관련이 있었다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없다면 이렇게 진심 어린 말투를 들었을 때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4화

    하지만 이 제안이 실행되면 소문이 돌아 사람들이 그것을 한현진 덕분이라고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서해금은 아마도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서해금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제안은 나쁘지 않지만 실비보험은 본래 회사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기본적인 보장이기에 만약 직원들에게 요금을 부과하게 되면 일부 사람들은 이를 회사가 급여를 삭감하려는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직원들의 가족은 병원을 거의 가지 않아 이 비용이 꼭 필요한 지출은 아닐 수 있어요. 그런데 전액을 회사가 부담하게 된다면 일부 직원들이 가족을 허위로 신고해 다른 사람의 보험을 대신 받으려 할 가능성도 생길 수 있을 겁니다.”한현진은 그녀가 이렇게 말할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에 처음부터 말하는 방식에 약간의 여유를 두었다. 서해금이 자신의 의문을 제기하자 그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 “직원들이 가족을 위한 보험을 구매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자발적입니다. 회사는 강제로 요구하지 않아요. 다만 구매의 문턱을 낮춰놓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원하는 사람은 구입하고 원하지 않는 사람은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말이에요.” “서 대표님 생각은 어떠신가요?”서해금은 입술을 꽉 다물고 잠시 침묵한 후 말문을 열었다. “현진 씨, 구입을 개방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 쪽은 괜찮지만 보험사와의 협상이 필요해요. 어떤 보험사도 손해 보려고 하진 않잖아요.” 한현진이 살짝 웃으며 답했다. “보험사와의 협상은 제가 맡을게요. 지금 여쭤보는 건 서 대표님 개인의 의견이에요. 동의하시는지요?” 서해금은 당연히 반대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회의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반대한다고 말하면 그 소문이 바로 회사 전체에 퍼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녀가 그동안 쌓아온 직원들을 위하는 좋은 상사의 이미지가 무너질 게 뻔했다. 서해금은 절대 자기를 망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서해금은 잠시 침묵한 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3화

    이틀 후 깔린느 정기 회의에서 서해금은 직원들의 건강검진을 언급하며 각 부서가 직원들의 시간을 조율하고 차례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말했다. 말을 마친 후 시간을 확인하며 말을 이었다.“그럼 특별한 사항 없으면 오늘 회의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잠깐만요.” 한현진이 서해금의 말을 가로막았다. 모두가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서해금도 눈을 들어 한현진을 응시하며 여유 있게 말했다. “현진 씨, 더 지시할 거라도 있어요?” 한현진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지시라뇨. 이 자리에 계신 분들 모두 제 선배님들이세요. 업무적인 부분은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의지해야 할 분들입니다. 다만 서 대표님께서 직원 건강검진에 대해 언급하신 걸 듣고 마침 오늘 회사 고위층 분들도 다 계셔서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어서요.” “서 대표님, 괜찮으실까요?”모두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한현진이 아마도 회사 관리와 관련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회사에 온 지 몇 달이 되었고 비록 진씨 가문 사모님 홍혜림을 중심으로 몇몇 고객을 끌어들였지만 서해금의 기반은 그렇게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매우 컸고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큰 진전이 없었으니 한현진은 분명히 조급할 것이다.서해금은 두 손을 가볍게 포개어 테이블에 놓고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정기 회의는 원래 경영진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어떤 의견이라도 편하게 말씀하세요. 좋은 제안이라면 우리는 반드시 적극적으로 채택할 겁니다.” 그녀는 매우 너그러운 태도로 민주적인 자세를 보여주었고 이것이 바로 서해금이 이렇게 확고한 위치를 유지하는 이유였다. 회의에서 나온 의견과 제안은 결코 당면에서 거절하지 않으며 오히려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뒤에서는 다른 수단을 써서 상대를 밀어내는 법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다루는 데 그녀는 능숙했다.한현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 대표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직설적을 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2화

    송가람은 급히 말을 이었다. [지금 저도 정확히 알 수가 없어요.] 그녀는 강한서보다 더 초조해했다. 황 닥터는 금지된 물품을 소지하고 있던 이유로 출국 금지 명령을 받았고 당분간 국내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했다. 그가 오지 않으면 강한서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그는 분명히 모든 것을 기억해 낼 것이다. 송가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한서 오빠, 저랑 같이 외국에 가서 교수님한테 진료받으러 갈래요? 그쪽에서 꼭 잘 봐주실 거예요.] 송가람은 더 이상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강한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가람아, 평소 같았으면 바로 갔겠지만 지금은 안 될 것 같아. 너도 알잖아. 요즘 한주시 상황이 얼마나 복잡한지. 난 지금 이곳을 떠날 수 없어. 정말 어쩔 수 없으면 여기서 다른 의사를 찾아서 진료를 받는 방법을 찾아볼게.][그럴 수는 없어요!] 송가람이 목소리를 높였다. 강한서는 잠시 멈칫했다. [왜 안 되지?] 송가람은 자신이 너무 지나치게 행동했다는 걸 깨닫고 잠시 말을 더듬으며 겨우 입을 열었다. [교수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뇌과학 전문가 중 한 분이세요. 국내 의사들하고는 비교도 안 되죠.]의사를 바꾸면 강한서가 예전에 사용한 약에 대해 물어볼 것이었고 그렇다면 그녀는 그것을 말해야 하므로 폭로될 위험이 있었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었다. 강한서는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네.] 그는 잠시 침묵을 지킨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사실 그 약은 효과가 좋았어. 매번 먹고 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잡생각들이 사라졌거든.] [그런데 지금은 그 약이 다 떨어져서 최근에 다시 두통이 찾아왔어. 그 약만 있으면 황 닥터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 텐데.]송가람의 눈이 번쩍였다. ‘맞다. 그 약이 있었지.’ 그녀는 속으로 들뜬 마음을 억누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서 오빠,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371화

    하지만 이 보험은 직원 개인에게만 해당되며 가족은 이 보험을 가입할 수 없다. 지금 강한서의 의도는 이 혜택을 직원의 가족에게까지 확장하려는 것이다. 주혁은 집에 두 명의 환자가 있고 약을 자주 복용해야 한다. 만약 그가 회사의 이 선의를 거절한다면 그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 예전에 아들을 위해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받을 돈을 마련하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직장을 잃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절대로 거절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강한서의 개인적인 의도도 있었다. 이런 세심한 직원에 대한 배려는 점차 아래 직원들이 한현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위층은 작은 이익에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일반 직원들에게는 다르다. 대부분 사람들이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다. 그들 대부분은 삼십대에서 마흔다섯 사이로 이 나이대의 사람들은 부모님을 부양하고 자식들을 키워야 한다. 회사가 약속한 성과급 같은 허황한 말보다는 이런 쉽게 보상받을 수 있는 실비보험이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때문에 더욱 마음을 얻을 수 있다. 한현진은 마치 뭔가 깨달은 듯 강한서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이렇게 사람 마음을 얻는 거구나.” 강한서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사실 처음엔 이런 생각까지는 못 했어. 할머니가 병원에 갈 때는 항상 진씨 아저씨랑 같이 가서 내가 직접 겪을 일이 거의 없었거든. 이런 일도 거의 없었고.” “그런데 한 번은 민 실장이랑 같이 출장 가는 길이였어. 그때 민 실장 어머니께서 비를 맞으면서 우리를 마중 나왔는데 길이 미끄러워서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셨어. 가벼운 사고가 나이었고 수술이 필요한 정도로 심했었지.”“그때 민 실장한테 병원에 남아서 어머니를 돌보라고 하고 혼자 고객을 만나러 갔어. 며칠 만에 일을 마치고 병원에 들렀더니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이었어.” “그런데 입원부터 치료까지 전부 합쳐서 거의 천만 원 가까이 들었더라. 민 실장은 보험 청구를 했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