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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한성우는 두 사람이 글을 쓰고 있는 모습에 낮은 목소리로 옆에 있던 강한서에게 말했다.

“형수님 정말 손가락 건초염 아니야? 손을 아주 심하게 떠는 것 같은데 글이나 제대로 쓸 수 있으려나?”

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그 입 좀 닥쳐.”

한성우는 그대로 입을 꾹 다물었다.

송가람은 한눈에 봐도 서예를 배운 사람이라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글을 쓰는 것에 막힘이 없었고 짧은 시간 내에 벌써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한성우는 목을 쭉 빼 들며 힐끔 쳐다봤다.

송가람이 쓴 글씨체는 약간 흘려 쓴 한자의 서체 행서체였다. 그녀의 작품은 대담함과 적당한 기복이 느껴졌고 예술성이 아주 뛰어났다.

비록 한성우는 서예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송가람의 작품이 예술성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성우는 다시 고개를 돌려 유현진 쪽을 쳐다봤다.

그녀의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망했네.’

‘망했네, 망했어.’

유현진의 패배가 분명하게 느껴졌다.

한성우는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니면 이렇게 해. 네가 일단 쓰러진 척하면서 이 술잔을 형수님의 작품에 쏟아버려. 이러면 망신당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야.”

강한서는 입술을 깨물더니 옆에 있던 술잔을 한성우에게 건넸다.

“네가 해.”

한성우는 강한서 손에 든 술잔과 유현진을 번갈아 보더니 다시 술잔을 내려놓았다.

“난 맷집이 약해서 맞으면 아파.”

강한서는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쫄보.”

한성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신미정은 유현진의 글을 힐끔 보더니 다시 고개를 들어 전 여사를 흘겨봤다.

전 여사가 일부러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

“유현진 씨, 고작 몇 글자라고 이렇게 오래 쓰세요? 송가람 씨는 이미 다 쓰고 유현진 씨를 기다리고 있는데.”

유현진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녀는 붓을 멈추지 않고 계속 담담한 표정으로 글을 써 내려가면서 말했다.

“제한 시간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전 여사는 웃으면서 말했다.

“당연히 제한 시간은 없죠. 하지만 늦게 쓴다고 해서 글씨가 어떻게 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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