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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Author: 조십일
"하지만 한발 늦었어요. 이미 다 처리했었거든요." 박해서는 잠시 멈칫하더니 물었다. "설마 강 대표님이 의심이라도 하셨어요?"

송민준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말했다. "강한서가 바보도 아니고, 내가 현진 씨 알리바이를 제공해 줬는데 의심 안 하겠어? 강민서에게 사고가 났으니 강한서도 제일 먼저 CCTV부터 확인하려고 했을 거야."

박해서가 말했다. "강 대표님이 CCTV 확인하러 간 게 아니고요, 우리처럼 없애려고 간 거예요."

송민준은 멈칫하며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그 말 확실해?"

"확실해요."

송민준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거 점점 재밌어진단 말이야."

"대표님, 가게 앞의 CCTV는 해결하기 쉽지만 위성카메라는 우리도 어떻게 할 수 없어요. 만약 강 대표님께서 계속 이 일을 캐신다면 유현진 씨가 일을 벌인 장소에 우리 차가 있었다는 것도 다 아시게 될 거예요."

"괜찮아." 송민준이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우린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방관했을 뿐.

유현진을 병원까지 태워다 준 후 두 사람은 다시 원래 길을 따라 사건 발생지로 돌아갔다.

강민서는 정신을 차린 뒤 폐기 공장에서 뛰쳐나왔고 비틀거리며 오가는 차를 세우려고 했다.

송민준은 쌀쌀하게 보기만 했을 뿐, 차를 세우지 않았다.

송민준이 돌아간 원인은 단 하나, 강민서가 얼마나 다쳤는지 궁금해서였다. 만약 심각하지 않으면 심각하게 만들려고 했다.

강민서는 송가람을 화장실에 가두어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뻔했다. 그러니 송민준은 강민서를 가만히 둘 수 없었다.

송민준이 송가람을 얼마나 아끼는지 박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박해서는 송가람과 같은 학교에 다녔다. 송가람은 워낙에 몸이 약하다 보니 또래 아이들보다 많이 왜소했다. 항상 아파 보이는 모습에 몇몇 아이들은 송가람을 괴롭히기도 했다.

그녀의 물을 버리는가 하면 그녀의 숙제를 찢어버리기도 하고 수업 시간에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으며 가방에 벌레를 잡아넣기도 했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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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45화

    하지만 여섯 명의 가해자는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그 일로 그들은 트라우마가 생겼다. 게다가 송가람의 약을 훔쳐 간 사실도 밝혀지며 전교 학생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1년도 안 되는 사이에 가해자들은 모두 전학을 가버렸다.두 눈으로 직접 송민준이 가해자 아이들을 응징하는 장면을 보았던 박해서는 아직도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있었다.그러다가 성인이 되고 나서 면접을 보았는데 하필 대표가 송민준이라 박해서는 이력서를 가지고 도망가고 싶었다.송민준은 보기엔 착하고 친절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특히 송가람의 일이라면 목숨도 바치는 우주 최강 동생 바보이다.하지만 나이가 들다 보니 많이 좋아졌다. 예전대로라면 강민서는 아마 지금쯤 팔다리가 부러졌을지도 모른다.어제 일은 유현진을 도왔다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사람을 죽이는 것과 다름없었다.박해서는 착해 보이는 유현진이 그런 일을 꾸몄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것도 아주 지독한 방법으로 말이다. 그러고 보니 유현진과 송민준은 닮은 곳이 있는 듯하다. 두 사람 모두 독한 면이 있다."아, 맞다. 대표님이 가져다 달라고 하셨던 하현주와 유상수의 정보 가져왔어요."박해서는 송민준에게 서류 봉투를 넘기며 말했다. "전부 여기 들어있어요."송민준은 서류를 확인하다가 눈길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 "유상수와 하현주 이혼했어?"박해서는 머리를 끄덕였다. "6개월 전에 절차 다 끝났더라고요. 유상수가 꽁꽁 숨겨서 유현진 씨는 아직 모르고 계셔요."하현주는 식물인간이라 이혼이 쉬웠다.유상수가 대단한 것은 이혼 후에도 법원에 하현주의 치료를 계속 돕겠다며 보호자를 신청했다.하현주가 깨어나지 않는다면 이혼한 사실은 아무도 모를 것이며 유상수는 하현주 명의로 된 모든 재산을 빼앗아 갈 수 있다.송민준은 입을 오므리고 하현주의 정보를 자세히 보았다.부잣집 딸과 가난한 집안의 아들.송민준은 또 뭔가를 발견했다. 하현주와 유상수는 모두 A형인데 유현진은 AB형이다.송민준은 서류 종이를 꽉 쥐며 목소리를 깔고 말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46화

    송민준은 멈칫하더니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이 곳의 장미들은 수십년동안 자라왔기에 이미 저멀리 깊숙히 뿌리를 내렸어. 그렇게 쉽게 정리하긴 어렵지, 아마도 대청소를 해야 할것 같아.""알았어, 그럼 내가 그대로 엄마아빠한테 전할게.""응, 전해줘."전화를 끊고 송민준은 또 다시 자료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보는걸 그만두고 자료를 옆에 두었다.정원의 장미는 그와 그의 어머니가 함께 심었었다.몇년간 꽃이 피고 시들었지만 그녀는 이것을 볼 수 없었다.- - - -강한서가 병실에 다시 돌아왔을때 어르신은 이미 주무시고 계셨다.유현진은 의자에 기대앉고 있었고 반쯤 감긴 눈에 얼굴엔 피곤이 묻어있었다.그가 들어오자 그녀는 화들짝 놀랬다.그녀는 그를 차가운 눈길로 바라봤다."밖으로 나와."강한서는 그녀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유현진은 일어서서 외투를 챙기고 강한서를 따라 병실밖으로 나갔다.걷는 도중,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고 차에 탄후에야 강한서가 말문을 열었다."어젯밤, 당신 도대체 어디에 간거야?""송 선생님이랑 같이 있었어, 아까 다 들을거 아니였어?"강한서는 입술을 만지며 말했다."당신, 지금 경찰쪽에서 감시하는곳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이에 유현진은 무덤덤하게"얼마나 많은데?"강한서는 진지하게"만약 감시카메라에 얼굴이 찍히기라도 한다면 어디로 갔는지 다 알수 있어.""그래? 근데 미제사건들은 왜 그렇게 많아?"강한서의 얼굴은 경련을 일으켰다."당신, 내가 지금 농담하는걸로 보여?""아니."유현진은 태연하게 말을 이어나갔다."감시시스템이 발달한건 나한테 좋은거 아니겠어? 범인도 곧 찾겠지, 그럼 내 누명도 풀릴거고.""당신 누명?"유현진은 멈칫하더니 그가 쥐고 있고는 핸드폰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지금 내 말을 유도하는거야?"이에 강한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유현진은 그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강한서, 그때 자선사업연회에서 내가 한 말 기억나?"강한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것 같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47화

    그녀는 강한서가 화를 낼거라고 생각했다.그들 집안이 얼마나 강민서를 아끼는지는 그녀가 제일 잘 알았다. 그녀가 그들이 애지중지하는 보배를 그토록 쥐어팼으니 강한서가 가만히 안 있을거라 생각했다.하지만 강한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고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집으로 돌아가자, 어르신께서 보신탕을 잡수시고 싶대."유현진은 흠칫했다.하지만 목을 풀고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강민서가 그녀에게 맞은 사실은 강씨 가문이 의도적으로 덮고 있는지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필경 묶여서 한 번 맞았던건 용서를 할수 없는 일이지만 만약 이 소문이 퍼진다면 여론이 어떨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강씨 가문은 이 소식을 덮기로 결정했다.경찰쪽에서도 아무런 진전은 없었다.본래 아주 평범한 폭력상해안건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수사도중 번번히 난관에 봉착했다. 먼저 CCTV영상이 바뀌는가 하면 사람을 납치하는데 쓴 이동수단은 폐차예정이였던 차량이였다.그들이 찾아갔을땐 이미 폐차가 진행된후라 아무런 단서도 찾을수 없었다.신미정은 몇 번이나 경찰서에 가서 소란을 피웠다, 때문에 하마트면 공무집행방해죄로 행정구속이 될 뻔했으나 할머니께서 친히 나서서 이 일을 잠재웠었다. 그래서 신미정도 할머니께 엄청 야단을 맞았었다.유현진은 자신도 이 일이 이런 결과를 맞이할거라고 생각도 못했다.일주일이 지나고 어르신께서는 퇴원수속을 밟았다. 어르신의 몸은 회복이 어느정도 된 상태라 예전과 같이 아침운동을 나갈수 있게 되였다.3일후의 저녁, 유현진은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와 같이 그녀를 반겨주는 어르신은 집에 없었다. 그녀는 어르신께서 자주 앉았던 의자에서 쪽지를 발견했다."고향집에 있는 꽃돼지가 애기를 낳는다고 하더라, 내가 돌아가서 애기 낳는것만 봐주고 추석에 돼지고기를 가지고 올테니 걱정하지 마렴."어르신은 이렇든 소리소문없이 한주시를 떠났다.유현진은 어르신이 무사히 고향집에 도착한걸 확인한후 연기와 팔순잔치 준비에 눈 코 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48화

    강민서는 입안이 아파서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녀는 화가 나서 그릇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가정부는 혹시 그녀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두려워서 벌벌 떨며 바닥을 치웠다. 그녀는 유리컵을 들어 가정부 발밑으로 던졌다.부서져 흩날리는 유리파편이 가정부의 손에 스치며 피가 뿜어져 나왔다."꺼져! 다 꺼지란 말이야!"고함을 지르기 무섭게 그녀는 아파오는 볼을 꽉 잡았다."아주머니는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래?"신미정은 그녀를 혼낸후 고개를 돌려 가정부를 보며 입을 열었다."그만 정리하고 상처를 먼저 치료해요."가정부는 이에 응하고는 방에서 나갔다.신미정은 또 다른 그릇에 담겨있는 죽을 강민서에게 넘겨주었다."이건 식은거야, 천천히 먹어."요 몇일간 구강내의 상처때문에 강민서는 음식을 삼키기도 어려웠다. 영양분 섭취가 어려워지니 사람은 몰라보게 허약해졌고 안색도 아주 안 좋아졌다.게다가 계속되는 통증에 원래도 괴팍한 성격이 더욱더 심해졌다."나 안 먹을래, 엄마 나 너무 아파......"그녀는 낮은 소리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신미정은 부쩍 살이 빠진 딸을 보고 이를 꽉 깨물었다. 조금후 그녀는 입을 열었다."일단 밥 얼른 먹어, 그래야 상처가 빨리 낫지. 걱정하지 마련, 이번 일, 엄마가 절대로 그냥 안 넘어갈거야."- - - -차미주는 밖에서 유현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현진은 방금 전여사와 대화를 마치고 나오는 중이였다. 그녀는 다급하게 물었다."어때, 합의는 됐어?"유현진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용호의 사장이 전여사야."차미주는 멈칫 했다."그 너한테 몇천만원 정도 잃고 사사건건 훼방을 놓던 그 전여사 말이야?"유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하더니 이런 우연이. 너한테 있는 개인적인 원한때문에 일부러 안 빌려주는거 아니야?""가능성 있어."아마도 이 가능성의 확률은 엄청 높을것이였다.전여사는 강씨 가문에서 잔치를 준비하고 있는 사실을 모를래야 모를수가 없을것이였다. 신미정은 진작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49화

    차미주는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나 아직 여자로서의 즐거움도 다 못 느꼈는데 성전환이라도 하라고? 만약 한다해도 적어도 남자랑 사랑을 나눠본후에 생각해볼거야."유현진은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그녀가 왜 이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어이가 없었다.원래 가는 도중에 핸드폰으로 예약을 하고 병원에 도착해서 빨리 진료를 받을거라 생각했지만 유선외과에서 진료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다.그리고 대부분은 그들과 나이가 비슷한 여성들이였다.요즘 젊은 여성들이 받는 스트레스량이 증가가 원인이 아닐까 싶었다, 뭔가 유선질병의 발병시기가 점점 더 앞당겨지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원래 차미주를 위로해주려고 고개를 돌렸지만 정작 차미주는 모바일 게임을 하고있었다.유현진은 입꼬리가 떨렸다."유방암에 걸렸을지도 모르는듯 걱정도 안돼?"차미주는 얼굴도 들지 않고 말했다."정 안되면 성전환이라도 하지 뭐."그녀는 희망적인 차미주를 보고는 괜히 걱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럼 너 여기서 줄 서고 있어, 나 화장실 한 번 다녀올게.""그럼 빨리 돌아와야돼? 나 혼자 들어가기엔 무서워, 내 옆에 있어줘.""알았어."민경하가 생수를 받고 있을때 화장실로 향하는 익숙한 그림자를 발견했다.그는 어안이 벙벙했다.(사모님께서 왜 병원에 계시지?)그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그녀를 뒤를 밟기 시작했다, 유현진이 화장실에서 나온뒤 계단을 올라가는걸 보았다.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뒤를 밟았다. 그리고는 유선외과 진료실에 들어가는 유현진을 발견했다.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듯 했다. 그리고는 황급히 강한서에게 전화를 걸었다."강 대표님, 사모님께서 유선외과 진료실에 들어가시는걸 봤습니다."- - - -병원 병실.강한서는 의자에 앉아서 사진앨범을 보고있었다.간호사는 옷을 정리하고 병실에 들어왔다."강 선생님, 오늘도 은서를 보러 오셨어요?"생각이 끊긴 강한서는 입술을 만지며 핸드폰 화면을 껐다."요즘은 어떤가요?""최근에 은서 상태가 많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50화

    강한서는 고개를 돌렸다, 문앞에 빨간 모자를 쓰고 있는 다여섯살 돼보이는 작은 아가씨가 동그란 눈으론 그를 부르고 있었다.그 애는 작고 여위였으며 단발에 큰 눈을 갖고 있었기에 아주 카리스마가 있었다.강한서는 입술을 만지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니?"작은 계집애는 입을 뾰루퉁하게 내밀면서"삼촌이요."이에 강한서는 손을 흔들며"이리 오렴."계집애는 걸어가서 그의 다리에 올라앉았다."다음엔 다른 색갈의 모자를 쓰면 안돼요? 모자색갈이 저랑 너무 안 어울려요. 다 저한테 동화속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갑을 들고 있는것 같대요."강한서는 자세히 훑어보더니 평가를 시작했다."비슷하긴 하네, 그래도 색갈은 두개밖에 없어, 나머지는 검은색이야.""그럼 검은색 주세요.""그럼 이미 다 탄 성냥개비 같은데?"은서는 할말을 잃었다."이모랑은 아직도 화해하지 않았어요?"은서는 그의 목에 매달리며 물었다.강한서는 멈칫 하더니"그건 누구한테서 들었니?""민 삼촌이 말해줬어요."계집애는 흥얼거리기 시작했다."안 말해도 알았을거예요, 삼촌이 몇번동안 입은 옷이랑 전에 입었던 옷이랑 냄새가 달라요. 이모의 향기가 없어졌어요."그리고는 코를 갖다대며 냄새를 맡았다."이것 봐요, 오늘도 그 향기가 없어요."강한서는 계집애의 코를 꼬집으며 물었다."그런것도 맡아낼수 있어?"계집애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이모랑 싸우면 방에 들이지 않아서 그렇죠?"말하고는 한숨을 쉬었다."휴, 이러면 저는 언제쯤이면 동생을 가질수 있을까요?"강한서는 눈가가 떨렸다. 그를 말하는건지 그녀를 말하는건지는 알수 없었다.계집애가 요즘들어 누구랑 어울리는지 점점 더 할머니느낌이 났다.서로 대화를 나누던 도중 강한서의 핸드폰이 울렸다."강 대표님, 사모님께서 유선외과 진료실에 들어가시는걸 봤습니다."강한서는 안색이 살짝 변하기 시작했다."지금은 어디있는데?""방금 들어가셔서 아직 어떤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강한서는 전화를 끊은후 다리위에 앉아있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51화

    "아직도 안 나왔어?"민경하는고개를 끄덕였다."들어간지 꽤 되셨어요."말하는 도중, 안에서 여인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강한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듯 했다, 무의식적으로 문을 열고 들어갈려고 했으나 아주머니가 황급히 그들을 불러세웠다."의사선생님께서 검사하시는 중이예요, 만약 안에 있는 종양을 만지면 종종 아파서 저렇게 소리를 질러요. 지금 들어가면 의사선생님 진료에 방해가 될거예요."강한서는 문을 열려고 내민 손을 거두었다, 그의 입술은 타들어가기 시작했다.아주머니는 그들이 엄청 걱정하고 있는 표정을 보고는 위로를 건넸다."조 선생님의 의술은 아주 뛰여나요. 사람이 잘 생겼고 온화해서 분명히 문제 없을거예요."강한서는 눈가가 떨리기 시작했다, 민경하가 그가 물어보려던 말을 먼저 물어봤다."조 선생님은 남자 의산가요?""어, 요즘은 남자 의사가 진료하는게 정상 아닌가요? 산부인과에도 남자 의사가 얼마나 많은데. 병만 잘 치료한다면 남자이건 여자이건 무슨 상관이 있나요. 왜 젊은 사람들이 이 늙은 아줌마보다도 아는게 없어요?"강한서는 입을 열수가 없었다.민경하는 힐끔 자신의 사장님을 쳐다보았다, 그의 안색은 절대로 좋다고 말할수 없었다. 그래서 민경하는 그를 대신해서 계속해 물었다."대체적으로 어떻게 검사하는데요?""뭘 어떻게 검사해요? 만져봐야 어떤 상황인지 알수 있고 그에 따른 진단서도 떼죠."민경하는 입가가 떨렸다."만...... 만진다고요?"아주머니는 이상하다는듯이 물었다."남자 비뇨기과도 진료할때 만지잖아요?"민경하는 반박을 할수 없었다.그는 평소라면 꼬치꼬치 캐물었었겠지만 이번 일은 계속해 묻기가 어려웠다.결국엔 기침을 짓더니 낮은 소리로"강 대표님, 정상적인 검사랍니다."강한서는 그를 한번 보고는 뻗뻗하게 굳은 얼굴을 하고 한마디도 입밖에 내지 않았다.한편 문진실내에서는.차미주는 얼굴을 붉히며 앞에 있는 반듯하게 생긴 의사를 쳐다보고있었다.유현진은 차마 볼수가 없었다."이렇게 누르면 아파요?"조 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352화

    유현진은 듣자마자 그녀가 농담을 건네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유현진은 그녀가 평소에 무슨 순진한 척 다 하더니 잘생긴 사람을 만나면 똑같이 맥을 못추는게 웃겼다.조 선생님은 웃으면서 그녀에게 진단서를 넘겨주었다."촉진은 검사를 할때 가장 기본적인 겁니다, 저희 과의 선생님들이라면 모두 할 줄 압니다.""그럼 선생님은 여기에서 제일 실력이 있으신 분이시겠네요. 아니면 선생님 진료를 기다리는 사람이 저렇게 많을리가 없잖아ㅛ ."조 선생님은 웃고는 말을 잇지 않았다."조 선생님, 카톡 남겨주실수 있나요? 제가 처음으로 이런 병에 걸려서 아직도 많이 무섭네요. 만약 갑자기 아플때 카톡으로 여쭤봐도 돼요?"조 선생님은 조금 생각을 하더니 이에 답했다."좋습니다."두 사람은 서로 카톡을 주고받았다, 유현진은 미련이 남아서 떠나지 않는 차미주를 끌고선 진료실을 나섰다."조 선생님 너무 멋지다고 생각 안해? 의사 가운에 다리도 엄청 길고 그 테 없는 안경까지 너무 반듯하지...... 양아치?"차미주는 말이 끊나기도 전에 앞에 서있는 강한서를 보고는 생각없이 "양아치" 라는 단어를 입밖에 내고 말았다.그녀는 자신의 혀를 깨물고 싶었다. 강한서가 뒤끝이 길다는걸 그녀는 잠시 까먹은듯 했다. 그리고는 급히 방금의 태도를 바꾸며"강 대표님, 오랜만이예요. 혹시 조 선생님께 진료를 받으시러 오셨나요?"민경하......유현진......강한서......강한서의 안색이 점점 나빠지는걸 발견한 유현진은 이 사고뭉치를 떠나 보냈다."빨리 검사하러 가, 난 여기서 기다릴게."차미주는 기다렸다는듯이 진단서를 가지고 부리나케 도망갔다.차미주가 떠나기를 기다린후에야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진료받는걸 옆에서 도와준거야?"유현진은 머리를 끄덕였다."당신이 검사받은건 아니지?""내가 이렇게 멀쩡한데 검사받을게 뭐가 있어?"유현진은 그에게 이상한 눈길을 보냈다.이를 듣자 강한서의 잔뜩 찌푸린 눈썹은 그제서야 조금 수그러들었다. 그리고는 민경하를 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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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2화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 가면 걔들은 거짓말을 들킨 네가 양심에 찔려서 해외로 도피하는 거라고 생각할 거야.”진윤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걔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어차피 출국하면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못할 텐데.”“그럼 너 평생 해외에만 있을 거야? 안 돌아올래?”입술을 달싹인 진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당연히 그럴 수는 없었다. 부모님도, 집도, 가족도 전부 한주에 있으니 지금 당장 해외에 나간다고 해도 결국 돌아와야만 했다. 홍혜림이 의미심장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윤아, 사람의 명성이라는 게 한 번 나빠지면 다시 좋아진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해외로 도망쳐 이번 일을 지나보낸다고 해도 졸업하면 결국 여기 동기들과 다시 마주해야 한 텐데, 걔들이 널 보고도 옛날 얘기를 꺼내지 않을 것 같아?”“다들 널 안 좋게 보고 있는 지금, 네가 끝까지 네 결백을 증명해야 나중에 걔들이 다시 이 얘기를 꺼내도 억울하지는 않을 거야. 알겠어?”“결백을 뭐로 증명해요? CCTV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요. 전 당당하다는 걸 아무도 증언해줄 사람이 없어요. 절 믿는 사람도 없다고요.”진윤이 잠김 목소리로 물었다. “엄마, 저 어떡해요?”홍혜림은 미어지는 가슴을 붙잡고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위로를 건넸다. “아무도 널 안 믿어도 엄마는 널 믿어. 네 아빠, 형 그리고 네 형수님도 널 믿어. 그러니까 아들, 괜찮아. 엄마가 있는 한 아무도 우리 아들 못 건드려. 엄마가 꼭 네가 정정당당하게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할게.”홍혜림이 말에 진윤이 대답하려던 그때,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렸다. 진윤이 고개를 돌려 얼굴을 닦으며 감정을 추슬렀다. 홍혜림 역시 심호흡을 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문을 열자 보이는 의외의 인물에 홍혜림의 눈이 동그래졌다. 서해금이었다.서해금은 성월과 함께 진윤의 병실로 찾아왔다. 두 사람은 손에 선물을 잔뜩 들고 서 있었다. 병실 문이 열리자 서해금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1화

    소식을 전해들은 진윤은 어이없는 상황에 곧바로 조교에게 전화했다. “조교님, 안녕하세요. 제가 재수강하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혹시 뭔가 실수가 있었던 건 아닌가 싶어서요. 재시험도 통과했는데 왜 재수강을 하라고 하는 거예요?”조교가 말했다. “잠깐만요, 확인해 볼게요.”“네.”비록 불안한 기분이 들었지만 진윤은 학교에서 실수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 시간 같던 1분이 흐르고 진윤의 귓가로 조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확인해 봤는데 재수강 명단에 진윤 씨 이름이 있네요. 실수는 아닌 것 같아요.”진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분명 재시험도 통과했는데 왜 이름이 재수강 명단에 있는 거예요?”인터넷에 떠도는 여론을 떠올린 진윤이 입술을 짓이겼다. “혹시 학교에서도 제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판단해서 성적을 무효화 시킨 건가요?”“그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도 학원 연락을 받은 거라.”진윤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시험장엔 CCTV도 설치되어 있었어요.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아닌지, CCTV를 확인하면 알 수 있잖아요. CCTV를 확인해 볼 수는 없어요?”조교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윤 씨, 이번 일은 진윤 씨 생각처럼 그리 간단한 일이 아녜요.”“그럼 얼마나 복잡한 일인데요?”눈을 질끈 감은 진윤이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학교의 명성을 위해 부정행위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 성적을 취소하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하시겠다는 건가요?”조교 역시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한참만에야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오 교수님께 연락 드려 봐요. 이번 일은 학교에서 교수님께 맡기셨거든요.”진윤이 알고 있는 것은 오 교수 비서의 전화번호가 전부였다. 어쩔 수 없이 오 교수의 비서에게 전화하자 그는 빈해시에 중요한 회의가 있어 출장 중이라며 전화를 받을 만한 상황이 아니니 한주로 돌아가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재수강 명단은 이번 주가 지나면 더 이상 수정이 불가능했다. 진윤에겐 시간이 없었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0화

    병실에서 나오는 강한서를 홍혜림은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곧 진심을 담아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홍혜림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던 강한서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휴대폰은 돌려주세요. 학교에서 도는 소문은 진윤이 직접 처리하는 게 나을 거예요. 만약 부모님이 대신 나서서 해결해 주시면 나중에 학교로 돌아가 동기들과 지내기도 더 불편해질 거예요.”입술을 짓이기며 잠시 침묵하던 홍혜림이 말했다. “강 대표님께서 윤이 재시험을 위해 학원 선생님도 찾아주셨다면서요?”강한서가 말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진윤이 학원을 알아보고 싶다고 저에게 물었고 마침 친구의 학생이 윤이 선배였거든요. 공부도 잘하는 친구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다고 해서 소개시켜줬어요.”“며칠 가르친 게 전부였지만 윤이가 워낙 기초가 탄탄한 편이라 빨리 배웠어요.”진윤 스스로 노력한 거라며 겸손하게 대답하는 강한서에 홍혜림은 물어보려던 말을 차마 꺼낼 수가 없어졌다. 숨을 크게 들이쉰 홍혜림이 입을 열었다. “강 대표님 정도는 되는 분이 아이도 한참 어린 윤이와 친구를 하고 싶은 건 아니실 테고... 바라시는 게 뭐예요?”강한서가 홍혜림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저희는 게임 친구예요.”홍혜림: ?“같은 배우의 팬이기도 하고요.”홍혜림: ??강한서가 말을 이었다. “전에 깔린느에 운천을 시향하러 가신 날도 제가 진윤에게 가달라고 부탁한 거예요.”홍혜림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강한서가 계속 말을 이었다. “진윤이 제 아내를 도와줬으니 이번 일은 제가 진윤에게 보답한 거라고 해두죠.”...교통사고 세 번째 날 각 공중파에서는 사고의 원인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뉴스에서는 과속과 상대방의 역주행이 사고의 주요원인이었고 레이싱 경기는 불법 폭주로 간주되어 구체적인 형량은 후속 보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 폭주 혐의자 명단에 진 모의 이름이 없는 것을 발견한 네티즌들이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3명이 죽은 사고를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79화

    진윤이 진술을 마치자 경찰이 물었다. “그날 경기 참가자의 명단에 장준이라는 사람은 없었어요.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녜요?”멈칫한 진윤이 대답했다. “저와는 일면식이 없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다들 그 사람을 장준이라고 불렀어요.”진수한과 홍혜림의 얼굴이 미묘하게 변했다. 경찰은 더는 아무것도 캐묻지 않은 채 쾌차를 빈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경찰이 병실을 나선 후 진윤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활발하던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지금은 쥐 죽은 듯 조용하기만 했다. 병실 아래서 누군가 확성기로 진윤의 이름을 불렀다. 얼굴을 일그러뜨린 홍혜림이 얼른 창문을 닫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진윤이 그런 홍혜림을 불러세웠다. “엄마, 괜찮아요. 듣게 해줘요. 듣고 싶어요.”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선 홍혜림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밖에서는 사람을 개미 목숨처럼 여기는 진윤은 사회의 악이라며 그를 욕하고 있었다. 그들은 진윤에게 죽음으로 죗값을 치루라며 울부짖었다. 진윤은 자신의 취미라며 즐겼던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이었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안전을 무시한 취미는 그저 모두의 목숨을 내건 채 한 순간의 쾌감을 쫓는 일에 지나지 않았다. 사고 전엔 하나 같이 본인의 운전 실력을 뽐내던 인간들이 사건이 터지자 바로 모든 책임을 코마에 빠진 사람에게 밀어버렸다. 겁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이런 사고는 본인에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착각했을 뿐이었다. 부모님이 잠깐 병실을 나서자 진윤이 몰래 강한서에게 말했다. “형님, 휴대폰 좀 빌려줘요. 엄마가 제 휴대폰을 가져가셔서 그래요.”강한서가 말했다. “팔도 들지 못하면서 휴대폰은 무슨. 그냥 가만히 있어.”진윤이 대답했다. “인터넷에서 절 뭐라고 욕하는지 봐야겠어요.”강한서: ...진윤이 씩 미소 지었다. 하지만 얼굴의 상처 때문에 그 미소는 그를 더 불쌍해 보이게 했다. “아침에 약을 바꿔주던 간호사가 몰래 하는 얘기를 들었어요. 지금 악플 장난 아니죠. 엄마는 제가 악플을 볼까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78화

    병원으로 찾아온 피해자 가족에 휴대폰을 떨어뜨려 망가졌다는 말에 한현진이 걱정 어린 말투로 물었다. “넌 괜찮아? 다쳤어?”“난 괜찮아. 걱정하지 마.”“분명 피해자 가족 앞에서 이간질을 한 사람이 있어. 가족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는데 병원까지 찾아와 소란을 피울 정신이 있을 리가 없잖아. 게다가 아직 공식적으로 사고 원인을 밝힌 적도 없는데 소란을 피운다고 뭘 얻을 수 있는데?”“기껏해야 여론이나 더 뜨거워지겠지. 지금 이 여론몰이를 설계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하네.”강한서가 멈칫하며 물었다. “너 성우에게 연락했어?”그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음을 인지하고 당황한 한현진이 말했다. “너는 연락이 안 되는데 기사까지 보고 나니까 너무 걱정이 돼서 성우 씨에게 전화한 거야.”변명하던 한현진이 물었다. “진윤 씨는 어떻게 됐어? 아직도 상태가 안 좋아?”“고비는 넘겼지만 과다출혈에 부상도 심한 상태라 아직 깨어나지 못했어.”“나쁜 자식. 분명 더는 그런 경기엔 참가하지 않기로 약속까지 해놓고 대체 왜 결국 약속을 어기는 거야.”강한서가 말했다. “운전자가 진윤이 아니야. 진윤이 몸에 생긴 상처를 봐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운적석에서 나온 부상이 아니래. 하지만 사고가 났을 땐 진윤이도 차에 있었어. 아마 팀원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윤이를 운적석으로 옮긴 것 같아.”“아무래도 술까지 마셨으니까 음주운전이 여론몰이 이용하기 좋았겠지. 그래도 증거를 지울 수는 없을 거야. 경찰 측에서 조사를 진행하면 바로 사건의 진위를 밝힐 수 있어. 하지만 지금 일이 생각보다 커져서 여론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아.”“아직 학생이라 차짓하면 윤이에겐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갈 거야.”재벌 2세의 불법 레이싱으로 인한 무고한 시민 사망, 이라는 기사는 사회에 불만을 품었던 네티즌이 마침 원하던 타이틀이었다. 그러니 경찰 측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꺼내놓지 않는 한 정정 기사나 반박 기사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77화

    진윤이 입원한 병원은 소식을 듣고 달려온 기자들과 그들이 데려온 피해자의 가족으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진수 그룹 오너가의 모든 신상정보가 인터넷에 공개되었다. 홍혜림이 전화를 받으러 밖으로 나간 그 짧은 사이, 사람들은 그녀가 있는 비상계단으로 몰려들었다. 강한서가 홍혜림을 감싸고 비상계단을 벗어나며 흥분한 피해자 가족에 의해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은 그대로 박살이 났다. 경찰이 도착하고 나서야 현장은 잠시 평화를 되찾았다. 저녁사이 홍혜림은 눈에 띄게 핼쑥해졌다. 진수한은 까칠해진 얼굴로 최대한 홍혜림을 위로하고 있었다. 경찰 측에서는 아직도 홍혜림에게 어젯밤 진윤의 알리바이를 묻고 있었다. “여러 번 얘기했잖아요. 술 안 마셨다니까요. 머리 깎으러 가서 친구가 경기 구경하러 오라고 해서 간다고 했어요. 먼저 경기 약속을 어긴 거라 안 갈 수가 없어서 인사할 겸 다녀오겠다고 했었어요.”“사고를 낸 차가 저희 아들 차는 맞아요. 하지만 운전자가 저희 아들일 리는 없어요.”경찰이 물었다. “어떻게 진윤 씨가 운전한 게 아니라고 확신하시죠? 무슨 근거로요?”“저와 다시는 그런 경기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게 어제 저녁이에요. 변하고 싶어 했어요. 복수 전공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고요.”“그 말을 믿으세요?”아들이 생사를 헤매고 있으니 안 그래도 우울한 감정에 쌓여있던 홍혜림은 경찰에게 붙잡혀 어젯밤의 일을 떠올리고 있으려니 당장이라도 멘탈이 붕괴될 것만 같았다. 그런 시점에 그 말을 믿냐는 경찰의 말에 홍혜림은 드디어 폭발했다. “아니면요? 제가 제 아들을 안 믿으면 설마 인터넷에 떠도는 그런 얘기들을 믿을까 봐요? 증거가 필요하면 당신들이 가서 찾아요. 길가에 설치된 CCTV는 인테리어예요? 왜 계속 병원만 지키고 있는 거예요?”“지금 코마에 빠져 깨어나지도 못하는데 도망이라도 갈까봐 그래요? 윤이는 범인이 아니라고요.”그러자 경찰도 언성을 높였다. “홍혜림 씨, 저희도 지금 조사 중에 있어요. 심문도 저희 업무 중 하나예요.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76화

    한성우가 흥, 콧방귀를 뀌었다. “형수님도 양심은 없으시네요. 아무리 그대로 강운이가 형수님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잖아요. 이렇게 이용하시면 마음에 안 찔리세요?”한성우의 말에 한현진의 말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좋아하면 강한서를 자극하기 위해 절 간민혜 씨 모습으로 분장시킬 수 있어요? 저와 주 변호사님은 그저 지인 딱 그 정도예요. 말 할 거예요, 말 거예요? 말 안 할 거면 됐어요.”‘강한서에게 덫을 놓은 건 내가 평생 기억하고 있을 거야.’말을 잘못 꺼냈음을 인지한 한성우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얘기하면 되잖아요. 왜 화를 내고 그래요. 하지만 제가 얘기한다고 해서 강운이가 나설 거란 보장은 저도 못해요.”한현진이 덤덤하게 말했다. “할 거예요.”주강운이라는 사람의 모든 면을 잘 안다고 할 수 없었지만 한현진은 변호사로서의 그의 능력은 의심한 적이 없었다. 정서희의 의뢰를 받고 정설희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니 당연히 장준도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제 발로 찾아온 기회는 주강운은 거절할 리가 없었다. 주강운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던 한성우는 돌고 돌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불법 레이싱 교통사고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3명이 죽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대. 전부 이제 갓 20살이 된 어린 애들이던데 안타깝게 됐어. 학교나 열심히 다닐 것이지 레이싱은 대체 왜 한 거야. 목숨이 아깝지도 않나 봐.”커피를 한 모금이 마신 주강운이 서류를 넘기며 말했다. “이젠 사회 뉴스도 봐?”“아니, 그냥 우연하게 본 건데 놀라워서 그러지. 바로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잖아. 부상자 중에 진수 그룹 막내아들도 있었고. 탄식이 절로 나오더라니까.”물을 한 모금 마신 한성우가 툭 던지듯 물었다. “넌 이런 뉴스 안 봐?”주강운이 말했다. “봤는데 자세히는 안 봤어.”“사건 관련 기사는 아무것도 아니야. 숨겨진 뒷이야기가 더 충격적이야. 그러니까...”“잠깐만.”주강운이 한성우의 말을 잘랐다. “나 할 일이 있어서 나중에 끝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75화

    [아니, 지금 중요한 건 사고 원인을 밝히는 거 아녜요? 대체 왜 부상자 신상정보나 캐고 있는 거예요? 일부러 여론 몰이 하려는 거 아녜요?][그러니까요. 이렇게 큰 교통사고면 한 사람만의 문제는 아닐 텐데, 이 경기의 주최 측에 문제점을 둬야하는 거잖아요.][속도 제한 구간에서 불법 레이싱을 하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어요. 뭐 더 할 말 있어요? 위에 댓글 혹시 진수 그룹 알바 아니세요?][그래서 진모 씨는 경기에 참가하지 않은 건가요? 피해자라도 된대요? 피해자는 그 인간들 차에 치인 사람이에요. 논리적인 척 하는 거 웃기네요. 쓰레기 같은 인간 때문에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나 몰라라 하면서 그것도 인간이라고 신상정보가 털리는 게 안타까워요?][진윤. 남. 서화 대학 전기정보공학과 2학년. 주민등록 번호: XXXX. 전화번호: XXXX.]진윤의 신상정보가 인터넷에 전부 폭로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정보를 공유했다. 심지어 진윤의 수능성적을 폭로하며 그의 성적으로는 서화 대학에 입학할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불법 레이싱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한 사람을 향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고 여론은 이미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었다. 여론 몰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해도 그 대상이 진윤이 될 이유가 없었다. 누군가 진윤을 이용해 사건의 요점을 흐리려는 의도이거나 이번 일을 계기로 진수 그룹에 타격을 주려는 것이 분명했다.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한현진이 한성우에게 연락했다. 진윤의 일로 전화했다는 것을 안 한성우가 말했다. “이번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녜요. 일단 불법 레이싱도 문제이긴 하지만 제일 중요하건 레이싱에 참가한 사람 중 마약을 한 인간이 있다는 거예요. 그게 이번 사고가 일어난 제일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고요.”“지금 그 인간을 숨기기 위해 인터넷에서는 이 사건의 모든 화살을 진윤 씨에게 돌리고 있어요. 형수님과 한서는 이번 일에 끼어들지 말아요.”한현진이 멈칫하며 물었다. “그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74화

    한현진은 어쩔 수 없이 민경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약혼식 준비를 하는 민경하를 위해 강한서는 특별 휴가를 지급했다. 그러니 민경하도 지금은 강한서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아주머니 말로는 아침 여섯 시부터 급하게 나갔다고 해요.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돼서요.”한현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야겠어요.”“잠깐만요, 사모님.”갑자기 한현진을 부른 민경하가 나지막이 물었다. “오늘 아침 뉴스 보셨어요?”“아직요. 왜요?”민경하가 말했다. “어젯밤 남서신길에서 레이싱 경기가 있었는데 큰 교통사고가 발생했어요. 3명이 죽고 1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해요. 남서신길 쪽에 저희 자회사에서 시공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어요.”“오늘 아침 6시쯤에 뉴스가 터진 거니까 대표님께서 급히 나간 게 그 일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남서신길이요?”잠깐 생각에 잠겼던 한현진이 움찔 몸을 떨었다. ‘진윤 씨가 전에 참가하겠다고 고집 부리던 경기잖아?’한현진이 곧바로 진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뿐만 아니라 홍혜림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 비록 진씨 가문과 연이 깊은 것도 아니었고 진윤에게 다가간 것도 홍혜림에게 물어볼 것이 있기 때문이었지만 혹시라도 사고를 당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이 자식! 분명 강한서와 더는 그런 위험한 경기엔 참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면서. 대체 왜 이렇게 말을 듣지 않는 거야.’아무도 연락을 받지 않자 한현진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하리에게 물어봐달라고 할 생각이었다. 진윤의 사촌누나이니 어쩌면 남인 그들보다 먼저 소식을 들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한열이 말했다. “진윤 씨도 다쳐서 아직 깨어나지 못했대요. 신하리 씨도 아까 공항으로 가서 아마 지금쯤 그쪽으로 출발했을 거예요. 아직 사람을 보지도 못했으니 신하리 씨도 상황은 잘 모르고 있을 거예요.”제일 염려했던 일이 결국은 일어나고 말았다. 진윤도 그 사고 현장에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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