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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유현진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오려 했다. 지금 눈앞의 강한서는 마치 어린애처럼 삐쳐있었다.

그렇지만 유현진은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입 밖에 냈다가 강한서가 화날 게 뻔하니 말이다.

유현진은 나지막한 소리로 강한서를 다독였다. "강 대표. 미안해, 삐치지 마. 당신 돈 많이 벌어서 나 먹여 살려야 하는데 내가 어떻게 당신이 죽길 바라겠어? 당신 조금만 다쳐도 내 마음이 아프단 말이야. 내가 잡아줄 테니 이리로 와. 일단 안전 시트에 앉고 나서 삐쳐도 돼."

유현진의 사과에는 영혼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았다. 물론 강한서도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달콤한 말에 혹하고 넘어가 버렸다.

"강 대표, 침대 시트 이리 넘겨줘. 내가 당길 테니까."

강한서는 그녀의 가는 팔다리를 보며 말했다. "당길 수나 있겠어?"

"나 만만하게 보지 마. 내가 얼마나 힘이 센데."

강한서는 유현진의 하얗고 가는 다리를 훑어보며 생각했다. '다리 힘은 좋긴 하지.'

강한서는 손잡이에 묶었던 침대 시트를 풀어 유현진이 있는 방향으로 힘껏 던지며 말했다. "이거 안전 시트에 묶어."

유현진은 강한서가 시키는 대로 했다.

강한서는 침대 시트를 당겨보며 안전성을 체크한 뒤 천천히 유현진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모든 게 순리롭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안전 시트에 도달했을 때, 선체는 또다시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강한서는 무릎을 바닥에 대고 침대 시트를 꽉 당겼다.

유현진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내 손 잡아."

강한서는 손을 내밀어 보았지만, 유현진의 손이 닿지 않았다. 유현진도 아무리 몸을 앞으로 기울여 보아도 강한서에게 닿지 않았다. 계속되는 흔들림에 강한서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급해진 유현진은 안전 벨트를 풀어버리고 강한서의 손을 덥석 잡았다.

하지만 그녀가 기뻐하기도 전에, 파도는 두 사람을 겨냥한 듯 배는 더 격하게 흔들렸다. 유현진은 안전 시트에서 튕겨 나가 강한서의 품에 엎어졌다.

강한서는 유현진에게 치여 바닥에 넘어졌지만, 본능적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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