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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6화

차미주는 한성우의 연기 톤에 그만 웃음이 터졌다. 그녀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앞잡이 같은 놈.”

——

아름드리.

한현진은 송가람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보며 굳은 얼굴로 탕탕 고기를 다지고 있었다.

잠자리에 누우려던 황씨 아주머니는 고기를 다지는 소리에 시끄러워 잠에 들 수가 없어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향했다.

“사모님. 이 저녁에 잠은 안 주무시고 주방에서 뭐 하세요?”

손에 칼을 들고 몸을 돌린 한현진이 웃으며 대답했다.

“죄송해요, 아주머니. 한서가 내일 아침으로 물만두가 먹고 싶다고 해서요. 마침 잠도 안 와서 만두 속이나 만들어 놓을까 해서요. 저 때문에 깨셨어요?”

한현진의 입은 분명 웃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가엔 웃음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칼을 들고 있는 한현진의 모습은 기괴할 정도로 공포스러웠다.

황씨 아주머니가 말을 더듬었다.

“아, 아뇨. 주방에 민찌기 있어요. 제가 도, 도와드릴까요?”

“괜찮아요. 고마워요.”

한현진의 눈이 예쁜 곡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손으로 직접 다진 게 맛있잖아요.”

“그, 그럼 마저 하세요. 전 들어가서 쉴게요.”

한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히 주무세요.”

황씨 아주머니는 심장을 부여잡았다. 지금 한현진의 모습은 고기를 다지는 것이 아니라 시체를 토막 내는 것 같았다.

11시가 거의 되어갈 때쯤, 문밖에서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운전기사와 강민서가 강한서를 부축하며 들어왔다.

주방에서 나온 한현진의 손에는 여전히 칼이 들려져 있었다. 그녀는 아무 표정 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강한서를 소파에 눕힌 강민서는 고개를 들자마자 마주한 한현진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 아직 안 잤어?”

한현진이 미소 지었다.

“딸기 푸딩 해주겠다고 약속했잖아.”

강민서가 꿀꺽 침을 삼켰다.

“난 이미 밥 먹고 왔어. 푸딩은 내일 먹을게. 오빠 부탁할게.”

말을 마친 강민서는 재빠르게 위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운전기사가 그 모습을 보더니 더는 강한서를 부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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