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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시연은 하나도 슬프지 않았다. 유건이 쓰러진 여자친구에게 달려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 고유건은 장소미를 만나러 갔고, 내 전화까지 끊었으니 내가 어찌 됐건 상관없다는 말이잖아... 어쩔 수 없이 나 혼자 가야겠네.’

시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떠났다.

식당을 나서자 그녀는 어리둥절했다.

명리산 일대에 시연은 온 것이 처음이었다.

조금 전 그녀가 혼란스러운 상태로 차를 타고 온지라 이곳이 이렇게 외진 곳인 줄은 알지 못했다.

근처에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도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자차로 오기 때문에 택시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시연은 핸드폰으로 택시를 부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이라 택시 기사들도 시연의 콜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냥 좀 더 걸어가 보자.’

다른 방법이 없어서 시연은 두 다리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큰길로 가면 차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계속 걸었다.

그러나 식당에서 점차 멀어지자 가로등도 몇 개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게다가 요 며칠 줄곧 비가 와서 도로 상태는 매우 걷기 힘들 정도로 나빴다.

시연은 어둠을 더듬어 걷다가 갑자기 발을 헛디뎠다.

“무슨 일이지?”

시연은 허리를 굽혀 확인해 보았는데 마치 진흙탕에 빠진 것 같았다.

그녀는 발을 빼려고 힘껏 다리를 당겼다. 발이 쑥 빠졌지만 신발 한 짝이 벗겨져 보이지 않았다.

잇따른 불운에 시연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큰 길목에 다다랐을 때 시연이 갑자기 발바닥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

시연은 비명을 질렀다.

잘 보이지 않지만 실습 경험을 통해서 시연은 유리조각이 발바닥을 찌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유리조각을 뽑아냈다. 피가 손을 물들였다.

...

병원, 병실 안.

고유건은 장소미의 상황을 알게 되었다. 감기로 인한 미열이었다.

소미는 창백한 얼굴로 미안해하며 말했다.

“유건 씨, 미안해요. 이런 일로 귀찮게 했네요.”

“다 내 잘못이에요.”

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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