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화

저녁 7시가 되자마자, 박한빈이 집으로 돌아왔다.

성유정은 거실에 있다가 박한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오빠, 이제 퇴근한 거야?”

박한빈은 그녀에게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유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의 외투를 받아들이고 조용히 말했다.

“저녁 식사 준비됐어.”

식사 중에 성유정은 먼저 조심스럽게 성유리를 한번 쳐다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오빠, 내가 여기서 지내는 게 언니랑 오빠를 불편하게 하는 거라면... 사실 엄마한테도 혼자 있을 수 있다고 얘기했었거든... 그런데도 엄마가 걱정된다고...”

박한빈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 편하게 지내면 돼.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해.”

“정말? 여기서 지내는 게 민폐가 되는 건 아니겠지?”

“절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유정 씨가 여기 계시면 저희도 좋아요.”

숙자 아주머니가 식탁에 음식을 올리며 말했다.

“오랜만에 집이 북적여서 정말 좋네요!”

그 말을 들은 성유리는 손에 들고 있던 젓가락을 잠시 멈췄다.

숙자 아주머니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성유리는 조용하고 내성적이라 성유정처럼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데에는 서툴렀다.

숙자 아주머니뿐만 아니라, 성유리는 박한빈이 집에서 오늘처럼 말을 많이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이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음을 깨달은 성유리는 서둘러 밥을 마저 먹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먼저 올라가 볼게. 천천히 식사해.”

“언니, 이거밖에 안 먹어?”

성유정이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내가 같이 올라가 줄까?”

“괜찮아.”

성유리는 성유정의 손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며 말했다.

“천천히 먹어. 나는 괜찮아.”

그 말만을 남기고 성유리는 식탁에서 멀어졌다. 다이닝룸을 벗어나기 전, 성유정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언니... 화난 것 같지 않아? 내가 와서 두 사람을 방해한 거야?”

그녀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서운함과 울먹임이 섞여 있었다.

성유리는 두 사람의 대화에 관심이 없었다. 박한빈이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다.

방으로 돌아온 후, 성유리는 다시 노트북을 켰다.

파일만 덩그러니 열어놓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화면만 응시하고 있을 때, 갑자기 휴대폰에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

[박한빈: 내려와.]

성유리는 그 메시지를 잠시 바라보다가 무시하기로 했다.

박한빈도 두 번째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한참 동안 화면을 응시하던 성유리는 결국 노트북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한빈이 두 번째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없었던 이유였다. 그는 성유리가 결국 내려올 것임을 알고 있었다.

성유리가 침실에 도착했을 때, 박한빈이 마침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가장 먼저 박한빈의 눈에 띈 것은 여전히 갈아입지 않은 옷이었다.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고민할 겨를도 없이 그녀를 단숨에 욕실로 끌어들였다.

샤워기에서 따뜻한 물이 쏟아져 내려와 성유리의 옷과 머리를 순식간에 적셨다.

옷이 피부에 달라붙자, 성유리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박한빈은 그녀의 머리를 감싸고 그대로 키스했다.

그녀의 입술과 그의 혀가 맞닿았다...

박한빈은 거친 성격 그대로 거칠고 강렬하게 키스했다.

비록 2년이 지났지만 성유리는 여전히 그의 거친 스킨쉽에 익숙해질 수 없었다.

게다가 욕실 안이라 금세 숨이 차기 시작했다. 금세 다리가 풀려서 박한빈에게 기대게 되었고 서 있기가 힘들어질 정도였다.

그때, 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오빠, 여기 있어?”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