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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박한빈은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 본가에 도착했다. 김난희는 박한빈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마자 미소 번진 얼굴로 그를 맞이하며 손을 잡고 안부를 물었다.

“얼굴 좀 봐! 또 살이 빠졌네...”

김난희는 약간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결혼 전보다 더 말라 보이잖아. 네 아내는 대체 집구석에서 뭐 하는 거야?”

그 말은 성유리를 겨냥한 것이었다.

성유리가 대답할 틈도 없이, 성유정이 나서서 말했다.

“할머니, 언니를 오해하지 마세요. 언니는 정말 바쁜 사람이에요. 곧 새 만화가 출간된다고 하더라고요. 언니도 마음이 아플 정도로 많이 야위었더라고요.”

성유정은 성유리를 변호하는 듯 말했지만, 성유리의 귀에는 왠지 모르게 불편하게 들렸다. 그녀의 가시가 돋친 말은 성유리만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김난희는 성유정의 말을 듣고 더욱 불만스러워졌다.

“만화라니? 또 그 하찮은 것들 하는 거야? 너는 애가 어쩜 그렇게...”

김난희가 계속 잔소리하려는 순간, 박한빈이 갑자기 말을 끊었다.

“저녁 준비는 다 됐나요?”

“한빈아, 너...”

김서영이 곧바로 끼어들었다.

“어머님, 한빈이는 이제 다 컸으니 자기 관리도 잘 할 거예요.”

그 말에 김난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고,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불만들을 삼켰다. 그러고는 성유정을 보며 말했다.

“우리 유정이는 착하고 자기 사람도 잘 챙기고... 쟤가 다시 돌아오지만 않았었어도...”

김난희도 아차 싶었던지 말끝을 흐렸다. 김서영은 자연스럽게 다른 화제로 넘겼다.

“유리야, 부모님은 아직 안 돌아오셨니?”

“네. 아직이요.”

“유정 씨가 너희 집에서 오래 머무는 것도 불편할 테니, 이참에 아예 본가에서 머물게 하는 게 어떨까? 유정 씨도 할머니랑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잖아.”

김서영의 말이 끝나자, 성유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저는...”

그러나 김서영은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고 계속 말했다.

“게다가 내가 요즘 괜찮은 청년 몇 명을 알아봤거든. 편한 시간 알려주면 한번 만나봐도 좋을 것 같아.”

“그건 너무 이른 것 같은데요.”

성유정이 눈물을 참으며 말을 잇지 못하자, 김난희가 나섰다.

“유정이는 아직 젊어. 맞선은 천천히 해도 돼.”

“맞선은 사돈께서 직접 부탁한 일이에요. 그래서 괜찮은 청년들을 몇 명 소개받고 적극 추진하려던 참이었거든요.”

“그럴 필요 없어요!”

성유정이 갑자기 큰 소리로 말했다. 평소와 달리 날카로운 톤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흠칫 놀랐다. 그녀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저... 전 아직 누구를 만나볼 생각이 없어요.”

김서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한참 동안 지켜보았다. 성유정은 눈을 피하고, 곧장 박한빈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말했다.

“한빈 오빠, 나... 아직 결혼 생각 없어... 오빠가 좀...”

‘한빈 오빠?’

성유리는 그 호칭에 듣고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이어지는 박한빈의 대답을 듣고 나니 더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유정이가 원하지 않잖아요. 그냥 놔둬요. 엄마, 이 일은 나중에 얘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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