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아영은 직장 여성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머리는 헤어샵에 가서 펌을 넣었고 검은 정장은 그녀에게 세련미를 더해줬다.입술에는 새빨간 립스틱을 발랐는데 살짝 끌어올린 입꼬리는 그녀로 하여금 더 생기발랄해 보이게 했다.심아영의 아름다운 몸매는 많은 임원의 눈길을 끌었고 그녀가 서류를 들고 프린트하러 가려고 할 때 몇몇 임원이 그녀의 앞을 막았다.“심아영 씨.”그중에는 최성운과 동갑인 사람도 있었는데 외모는 최성운과 비길 가치도 없었다.심아영은 속으로 그들을 비웃었다. 하지만 회사였기에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다.“장 매니저님
최성운이 질투한다는 소문이 점점 더 커지면서 심지어 최성운이 심아영을 몰래 좋아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기 시작했다.이 소문은 심아영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최성운도 알고 보면 밀당을 좋아하는 남자네.’심아영은 최성운이 자신을 향해 구애하던 임원들에게 벌을 준 걸 생각하면서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확신했다.이튿날, 심아영은 도시락을 들고 회사에 왔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이번에는 누가 준 도시락이에요?”직원들의 호기심 어린 표정을 보면서 심아영은 수줍은 탓에 얼굴이
“알겠어요. 화 안 낼게요.”여직원 몇몇은 서로 쳐다보면서 웃었다. 회사 전체 직원들이 심아영을 사모님으로 모시기 시작했고 심아영도 꽤 권위가 있는 사람이 되었다.집안도 좋고 빽도 있는 데다가 매력적인 외모도 갖추었지, 모든 남자가 그녀의 매력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다고 해도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점심 식사가 끝난 후, 직원들은 책상에 엎드려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심아영은 정신이 말짱했다.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다들 책상에 엎드려 있는 걸 확인하고는 아무도 못 본 틈을 타 혼자 회사 꼭대기 층으로
직원들은 낮잠에서 깨어난 최성운이 사무실에서 나오는 걸 보고서야 조용해졌다.하지만 점심시간에 최성운이 심아영과 사무실에서 사랑을 나눴다는 걸 떠올린 몇몇 직원은 엄숙한 표정을 한 최성운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입을 막고 웃었다.최성운은 오후에 회사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그가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입을 막고 몰래 웃었다.회사 전체는 최성운과 심아영 사이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많은 사람이 심아영을 사모님이라고 불렀다.최성운은 회사에서 사모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서정원이 회사에 온 줄로 알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최성운은 더는 동영상을 들여다보지 않고 시선을 돌렸다. 그는 심아영이 자신 몰래 뒤에서 저런 수작을 부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는 더는 참아줄 생각이 없었다.그는 인사팀 팀장에게 명령을 내렸다.“심아영을 해고하세요.”최성운은 한 마디만 남기고 뒤로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인사팀 팀장은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안이 벙벙해 있었다.오늘 온종일 최성운과 심아영에 관한 소문이 떠돌았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최성운이 심아영을 해고한다는 게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인사팀 팀장은 최성운의 말을 감히 거역할 수 없었다. 인사팀
최성운의 말을 들은 최승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심아영이 한 짓들이 저한테는 해를 끼친 거나 마찬가지예요. 운성 그룹 사모님이 되기 위해 저런 짓까지 하는데 혹시라도 정원 씨가 알고 오해하면 어떡하려고 그러세요?”최성운의 말은 최승철로 하여금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최승철은 오래전부터 서정원을 애지중지했다.하지만 지금 심아영 때문에 하마터면 서정원에게 상처를 입힐 뻔했다.명문가인 최씨 가문은 자신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여자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확실히 네가 화를 낼만 하구나.”최승철은 그제야 진정되었다. 그
최승철은 허허 웃었다. 그는 여진구한테서 폰을 건네받고는 심무영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말했다.“이게 바로 따님께서 회사에서 한 짓들입니다. 종일 직원들과 수다를 떨지 않나, 심지어 자신이 운성 그룹 사모님이라고 헛소문을 퍼뜨리면서 제 손주를 괴롭히려 했다지요. 심씨 가문의 교양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건가요?”최승철이 심무영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어두워진 눈빛으로 심무영을 보고 있는 최승철은 최성운과 똑같은 기품을 지니고 있었다.“저는 제 딸이 죽을죄라도 지은 줄 알았습니다.”심무영은 심아영이 했던 짓을 무시하고는 계속
“그래요, 알겠어요.”송경훈은 할 수 없이 억지로 심아영의 몸을 끌어당겨 눈을 맞춘 후, 얘기했다.“아까는 내가 잘못했어요. 아영 씨 생각을 못 했네요. 그러니 제발 나한테 화내지 말아요.”그런 송경훈을 본 심아영은 결국 마음이 약해져서 입을 비죽 내밀더니 얘기했다.“알겠어요, 하지만 다음부터는 이러면 안 돼요. 다음에 또 이런 짓을 하면 다시는 보지 않을 테니까.”“네, 네.”송경훈은 웃으며 심아영을 품에 안고 말을 이어갔다.“이젠 아영 씨도 운성 그룹에서 사직했으니 할 일이 없으면 우리 회사에 와서 며칠 놀아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