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또다시 호통을 쳤다. 그리고는 두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두 분도 경찰서로 함께 가셔야 해요.”서정원은 약간 불만스럽긴 했으나 경찰이 직접 요구한 것이기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네, 알겠습니다.”최성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경찰이 도재찬과 명은서를 데리고 나가는 걸 바라보았다.“이젠 괜찮아요.”그는 서정원의 허리를 둘러안고 그녀를 위안했다.하지만 경찰이 도재찬을 데리고 경찰서로 떠나려고 할 때, 문밖에서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도재찬, 도채찬이 달아났어요!”명은서가 큰소리로 외쳤다. 이는 현장 모든
심아영은 직장 여성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머리는 헤어샵에 가서 펌을 넣었고 검은 정장은 그녀에게 세련미를 더해줬다.입술에는 새빨간 립스틱을 발랐는데 살짝 끌어올린 입꼬리는 그녀로 하여금 더 생기발랄해 보이게 했다.심아영의 아름다운 몸매는 많은 임원의 눈길을 끌었고 그녀가 서류를 들고 프린트하러 가려고 할 때 몇몇 임원이 그녀의 앞을 막았다.“심아영 씨.”그중에는 최성운과 동갑인 사람도 있었는데 외모는 최성운과 비길 가치도 없었다.심아영은 속으로 그들을 비웃었다. 하지만 회사였기에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다.“장 매니저님
최성운이 질투한다는 소문이 점점 더 커지면서 심지어 최성운이 심아영을 몰래 좋아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기 시작했다.이 소문은 심아영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최성운도 알고 보면 밀당을 좋아하는 남자네.’심아영은 최성운이 자신을 향해 구애하던 임원들에게 벌을 준 걸 생각하면서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확신했다.이튿날, 심아영은 도시락을 들고 회사에 왔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이번에는 누가 준 도시락이에요?”직원들의 호기심 어린 표정을 보면서 심아영은 수줍은 탓에 얼굴이
“알겠어요. 화 안 낼게요.”여직원 몇몇은 서로 쳐다보면서 웃었다. 회사 전체 직원들이 심아영을 사모님으로 모시기 시작했고 심아영도 꽤 권위가 있는 사람이 되었다.집안도 좋고 빽도 있는 데다가 매력적인 외모도 갖추었지, 모든 남자가 그녀의 매력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다고 해도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점심 식사가 끝난 후, 직원들은 책상에 엎드려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심아영은 정신이 말짱했다.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다들 책상에 엎드려 있는 걸 확인하고는 아무도 못 본 틈을 타 혼자 회사 꼭대기 층으로
직원들은 낮잠에서 깨어난 최성운이 사무실에서 나오는 걸 보고서야 조용해졌다.하지만 점심시간에 최성운이 심아영과 사무실에서 사랑을 나눴다는 걸 떠올린 몇몇 직원은 엄숙한 표정을 한 최성운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입을 막고 웃었다.최성운은 오후에 회사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그가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입을 막고 몰래 웃었다.회사 전체는 최성운과 심아영 사이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많은 사람이 심아영을 사모님이라고 불렀다.최성운은 회사에서 사모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서정원이 회사에 온 줄로 알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최성운은 더는 동영상을 들여다보지 않고 시선을 돌렸다. 그는 심아영이 자신 몰래 뒤에서 저런 수작을 부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는 더는 참아줄 생각이 없었다.그는 인사팀 팀장에게 명령을 내렸다.“심아영을 해고하세요.”최성운은 한 마디만 남기고 뒤로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인사팀 팀장은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안이 벙벙해 있었다.오늘 온종일 최성운과 심아영에 관한 소문이 떠돌았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최성운이 심아영을 해고한다는 게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인사팀 팀장은 최성운의 말을 감히 거역할 수 없었다. 인사팀
최성운의 말을 들은 최승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심아영이 한 짓들이 저한테는 해를 끼친 거나 마찬가지예요. 운성 그룹 사모님이 되기 위해 저런 짓까지 하는데 혹시라도 정원 씨가 알고 오해하면 어떡하려고 그러세요?”최성운의 말은 최승철로 하여금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최승철은 오래전부터 서정원을 애지중지했다.하지만 지금 심아영 때문에 하마터면 서정원에게 상처를 입힐 뻔했다.명문가인 최씨 가문은 자신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여자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확실히 네가 화를 낼만 하구나.”최승철은 그제야 진정되었다. 그
최승철은 허허 웃었다. 그는 여진구한테서 폰을 건네받고는 심무영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말했다.“이게 바로 따님께서 회사에서 한 짓들입니다. 종일 직원들과 수다를 떨지 않나, 심지어 자신이 운성 그룹 사모님이라고 헛소문을 퍼뜨리면서 제 손주를 괴롭히려 했다지요. 심씨 가문의 교양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건가요?”최승철이 심무영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어두워진 눈빛으로 심무영을 보고 있는 최승철은 최성운과 똑같은 기품을 지니고 있었다.“저는 제 딸이 죽을죄라도 지은 줄 알았습니다.”심무영은 심아영이 했던 짓을 무시하고는 계속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