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운이 향한 곳은 고급일식집이었다. 해당 가게는 예약 손님만 받지만, 최성운은 예약 없이도 들어갈 수 있었다. 일식집 안으로 들어가자 단아하게 차려입은 가게 종업원이 그를 매화 룸으로 안내했다. 해당 룸은 식사와 함께 장인의 손길로 꾸며진 정원도 구경할 수 있었다.음식이 나오기 전, 최성운은 혹 엄세훈이 서정원에게도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바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창 일을 하고 있던 서정원은 최성운의 전화를 보고는 절로 웃음이 나 얼른 전화를 받았다."엄세훈을 조심해요. 단둘이 있게 되는 상황은 되도록 피하고요."갑자
"뭐 잘못 알았겠죠. 우리 예능 프로에 연채린 씨의 이름은 없습니다."피디는 말을 끝낸 후 서둘러 자리를 떴고 그 자리에 멍하니 있던 연채린은 서정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저 지금 예능 프로 녹화장에 왔는데요. 피디님이 오늘 출연할 게스트 중에 저는 없다고 하네요..."연채린의 곧 울 것 같은 말에 서정원은 자신이 곧 가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곧 서정원도 녹화장에 도착했고 그녀는 녹화장 옆 구석에 쭈그려 앉아 울고 있는 연채린을 발견하고는 그녀의 어깨를 톡톡 두드려주었다.그러고는 녹화장 안에 있는 피디를 확인한 후 웃
"난 그저 아린이에게 식사나 하자고 얘기했을 뿐이에요. 이게 이렇게까지 이상한 일인가?"엄세훈은 서정원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식사를 핑계로 또 어떤 해괴한 짓을 할지 누가 알겠어요."정아린은 서정원의 등 뒤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안도감을 느꼈다. 서정원은 지금 최성운 못지않게 무서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엄세훈 씨가 전에 어떤 짓을 했는지 저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서정원은 그를 향한 혐오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과거는 과거로 묻어두죠, 우리? 이미 벌어진 일을 지금 얘기한다고 한들 뭐 달라질 게 있나?"엄
"무슨 상관이야!"이진숙은 표독스러운 얼굴로 고용인들을 째려보며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녀는 고용인들을 밀쳐버린 후 또다시 손윤서의 팔을 잡았다."저것들이 하는 말은 신경 쓰지 마. 나랑 우리 집에 가자, 윤서야.""사모님, 회장님께서 아무나 집에 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시끄러워!"이진숙은 또다시 두 고용인을 향해 소리를 쳤고 고용인들은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 이진숙을 곤란하다는 듯 쳐다보고는 바로 최승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이진숙은 아직도 손윤서의 팔을 끌어당기며 포기하지 않았다. 그때 이진숙의 핸드폰이 울렸
서정원은 연채린이 직접 말하지 않아도 그녀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그 누구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한 걸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채린 씨를 그만 괴롭혀요. 채린 씨 아직 연예인 거 잘 알고 있잖아요. 한창 인기가 많아질까 하는 시기에 계속 채린 씨를 귀찮게 하는 이유가 대체 뭐예요? 채린 씨한데 폐를 끼치게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서정원의 말투는 아무런 동정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딱딱했다.“나도 그때 그런 일을 저지른 내가 쓰레기 같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지금은 잘못을 뉘우치고 채린
“회사에서 나왔으니까 더는 생각하지 마요.”최성운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서정원을 위안하면서 몸을 서정원의 가냘픈 몸쪽으로 기울이면서 손을 뻗었다.서정원은 다가오는 최성운을 보면서 이내 얼굴이 빨개지면서 급하게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눈을 감았다.“하...”갑자기 귓가에서 최성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정원 씨, 혹시 제가 키스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죠?”“아, 아니요.”서정원은 우물쭈물거리며 말했다. 방금 화났던 모습은 어느 새로 사라졌다.“그래요?”최성운은 서정원의 턱을 들고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오후 시간에 계속 쇼핑하다 보니 최성운의 손에는 어느새 크고 작은 쇼핑백들이 수두룩 쥐어져 있었다. 반면 서정원은 커피 한 잔만 들고 그와 함께 일반 커플들처럼 쇼핑하면서 데이트를 즐겼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실검에 올랐었던 두 사람이라는 걸 발견하기 쉽지 않았다.앉을 곳을 찾아 잠시 휴식하려고 할 때 서정원은 맞은편에서 눈에 익은 두 사람이 걸어오는 걸 발견했다.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찬찬히 보았는데 뜻밖에도 송연우였다.송연우가 몸집이 가녀리고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서정원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생각했
서정원이 돈뭉치의 두께를 슬쩍 보았는데 적어도 천만 원은 될 것 같았다.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박세영에게 말했다.“괜찮습니다, 사모님. 회사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사실 오늘 여기까지 찾아온 건 다른 일 때문이에요.”서정원의 태도가 달갑지 않은 박세영은 돈뭉치를 책상에 올려놓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서정원을 노려보면서 더는 얼버무리지 않고 찾아온 목적을 직설적으로 말했다.“스타진 엔터 주주가 되고 싶어서 찾아왔어요.”“주주가 되고 싶어서 왔다고요?”서정원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녀는 박세영이 처음 만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