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민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눈을 뜨고 옆에 있는 사람이 신유정이라는 걸 발견했다.그는 두 사람 다 옷을 입지 않은 걸 보고는 얼른 이불로 몸을 가리고 신유정을 째려보며 물었다.“어제 나한테 뭐한 거야 대체?”신유정은 비몽사몽한 상태로 그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제야 정신이 드는지 갑자기 얼굴을 막고 울먹이며 말했다.“어제 오빠가 너무 취해서 집까지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자꾸 토할 것 같다고 해서 택시에서 내려서 근처 호텔로 와서 다 토하고 다시 집으로 데려다주려고 했어. 그런데 오빠가 갑자기 날 끌고 침대에 올라가서..
유나는 임재민의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착잡했다. 그녀는 서정원에게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싶었지만 서정원이 이 일로 임재민을 꾸짖을까 봐 고민 끝에 말하지 않기로 했다.‘됐어, 나와 임재민 사이에 일인데.’“괜찮아요. 그냥 어제 좀 피곤해서 집중이 잘 안 돼서 그러는 거예요. 한잠 푹 자면 괜찮아질 거예요.”서정원은 유나의 말을 듣고 계속 캐묻기도 난감해서 간단히 잘 쉬라고 몇 마디 당부만 했다. 그리고 문을 나서기 전에 거실에 있는 발코니에 가서 눈살을 찌푸리며 목소리를 깔고 임재민에게 말했다.“임재민, 유나 씨
서정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문을 나섰다.유나는 떠나는 서정원의 뒷모습을 보면서 약간 슬펐다.서정원과 최성운은 마침내 이쁜 사랑을 이룩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데 자신은 망쳐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오랜 연애 끝에 영문도 모른 채 황찬성과 끝내 헤어졌고 나중엔 임재민과 갑작스레 원나잇을 보내고 임신까지 해버리고.힘겹게 황찬성에 대한 감정을 마음속 깊이 숨기고 점차 임재민을 받아들이고 평생 함께하려고 마음먹을 때 딴마음을 품고 있는 임재민이 신유정과 함께 스캔들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지금 신유정이 전화로 자신한테
유나는 정처 없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길거리를 걸어 다녔다. 그녀는 아이를 품은 배를 만지면서 이 아이를 남긴 게 옳은 선택인지 고민했다.이 아이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미 파리로 돌아가서 자신이 열애하는 사업에 몰두하면서 서정원을 도와 레오 작업실 관리를 도맡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임씨 집안에 남아 매일 괴롭힘만 받는 것 같았다.유나는 더는 이런 일상을 견딜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유나가 한창 음울해 있을 때 그녀의 전화가 울렸다.낯선 번호였다.유나는 머뭇거리다가
김시우가 유서혜한테로 걸어가려고 할 때 유서혜가 먼저 그를 보고 달려와서는 그의 품에 안겼다. 김시우는 멈칫하다가 이내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우리 어디 가요?”유서혜는 홍조를 띤 얼굴을 하고 고개를 들고 김시우를 보며 물었다.김시우가 고개를 숙이고 무언갈 말하려고 할 때 유서혜가 입을 내밀며 다가왔는데 키스를 원하는 듯했다.이를 본 김시우는 손으로 유서혜의 볼살을 만지며 말했다.“술 마셨어요?”유서혜는 눈을 뜨고 얼버무리며 대답했다.“시우 씨랑 빨리 만나고 싶어서요.”그녀의 목소리는 애교 부리는 듯 나른했
술기운이 느껴지는 키스는 김시우로 하여금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손으로 유서혜의 어깨를 살짝 눌렀다. 하지만 유서혜가 앞서 그에게 매달렸다.“서혜 씨...”김시우는 작은 목소리로 유서혜를 부르며 그녀를 진정시키려 했다.순간 분위기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서로의 숨결이 섞이는 걸 느낀 유서혜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는 이상야릇한 눈빛으로 눈앞의 김시우를 바라보았다.김시우는 숨이 멎는 듯했다. 그는 위험한 눈길로 유서혜를 보면서 쉰 목소리로 유유히 말했다.“서혜 씨, 지금 취했어요.”하지만 유서혜는 웃으며 손을 뻗어 그
“도장 찍는 거예요. 이제부터 김시우 씨는 내 것이에요.”김시우는 그저 목이 따끔하면서도 간지러울 뿐이었다. 유서혜의 웃는 모습을 보고 있는 그의 눈빛이 변했다.하지만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 유서혜는 여전히 김시우의 가슴을 쿡쿡 찌르며 장난치고 있었다.“헬스 하는 거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몸은 왜 이렇게 좋은 거예요?”유서혜의 손가락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김시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의 귓가에 대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뭐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유서혜는 고개를 들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가까
김시우는 유서혜의 기대 가득한 눈빛을 보면서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한참을 더 붙어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되어 김시우가 유서혜를 회사로 데려다주었다.회사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유서혜는 매니저에게 잡혔다.“유서혜 씨, 연애하더니만 이젠 일도 안 하겠다 이건가요? 네?”매니저는 유서혜의 이마를 콕 하고 한 번 찌르면서 말했다.“미안해요. 딱 이번 한 번만 봐줘요. 게다가 어제 드라마 촬영이 끝나서 너무 신나서 그랬어요.”유서혜는 애교부리며 이 일을 얼버무리고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매니저가 그녀의 애교에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