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가 뭐라고. 왜 임재민은 유나에게만 모든 사랑을 퍼붓는 거야. 원래 다 내 것이어야 했는데!’감독님은 임재민이 거절하는 걸 보고 약간 실망했다. 그러나 이내 같이 가자고 그를 설득했다.“이 뮤비 남자 주인공인데 식사 자리에 빠지면 재미가 없죠. 간단히 식사만 하는 건데 얼마 걸리지 않아요.”신유정은 임재민을 설득하려는 감독님을 보고 이내 생색을 내며 맞장구를 쳤다.“그러니까요. 재민 오빠가 빠지면 다들 제대로 못 논단 말이에요. 자꾸 주인공이 빠졌다는 생각밖에 안 한다니까요. 오빠도 여기 있는 스태프들을 실망시키기
임재민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눈을 뜨고 옆에 있는 사람이 신유정이라는 걸 발견했다.그는 두 사람 다 옷을 입지 않은 걸 보고는 얼른 이불로 몸을 가리고 신유정을 째려보며 물었다.“어제 나한테 뭐한 거야 대체?”신유정은 비몽사몽한 상태로 그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제야 정신이 드는지 갑자기 얼굴을 막고 울먹이며 말했다.“어제 오빠가 너무 취해서 집까지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자꾸 토할 것 같다고 해서 택시에서 내려서 근처 호텔로 와서 다 토하고 다시 집으로 데려다주려고 했어. 그런데 오빠가 갑자기 날 끌고 침대에 올라가서..
유나는 임재민의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착잡했다. 그녀는 서정원에게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싶었지만 서정원이 이 일로 임재민을 꾸짖을까 봐 고민 끝에 말하지 않기로 했다.‘됐어, 나와 임재민 사이에 일인데.’“괜찮아요. 그냥 어제 좀 피곤해서 집중이 잘 안 돼서 그러는 거예요. 한잠 푹 자면 괜찮아질 거예요.”서정원은 유나의 말을 듣고 계속 캐묻기도 난감해서 간단히 잘 쉬라고 몇 마디 당부만 했다. 그리고 문을 나서기 전에 거실에 있는 발코니에 가서 눈살을 찌푸리며 목소리를 깔고 임재민에게 말했다.“임재민, 유나 씨
서정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문을 나섰다.유나는 떠나는 서정원의 뒷모습을 보면서 약간 슬펐다.서정원과 최성운은 마침내 이쁜 사랑을 이룩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데 자신은 망쳐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오랜 연애 끝에 영문도 모른 채 황찬성과 끝내 헤어졌고 나중엔 임재민과 갑작스레 원나잇을 보내고 임신까지 해버리고.힘겹게 황찬성에 대한 감정을 마음속 깊이 숨기고 점차 임재민을 받아들이고 평생 함께하려고 마음먹을 때 딴마음을 품고 있는 임재민이 신유정과 함께 스캔들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지금 신유정이 전화로 자신한테
유나는 정처 없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길거리를 걸어 다녔다. 그녀는 아이를 품은 배를 만지면서 이 아이를 남긴 게 옳은 선택인지 고민했다.이 아이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미 파리로 돌아가서 자신이 열애하는 사업에 몰두하면서 서정원을 도와 레오 작업실 관리를 도맡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임씨 집안에 남아 매일 괴롭힘만 받는 것 같았다.유나는 더는 이런 일상을 견딜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유나가 한창 음울해 있을 때 그녀의 전화가 울렸다.낯선 번호였다.유나는 머뭇거리다가
김시우가 유서혜한테로 걸어가려고 할 때 유서혜가 먼저 그를 보고 달려와서는 그의 품에 안겼다. 김시우는 멈칫하다가 이내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우리 어디 가요?”유서혜는 홍조를 띤 얼굴을 하고 고개를 들고 김시우를 보며 물었다.김시우가 고개를 숙이고 무언갈 말하려고 할 때 유서혜가 입을 내밀며 다가왔는데 키스를 원하는 듯했다.이를 본 김시우는 손으로 유서혜의 볼살을 만지며 말했다.“술 마셨어요?”유서혜는 눈을 뜨고 얼버무리며 대답했다.“시우 씨랑 빨리 만나고 싶어서요.”그녀의 목소리는 애교 부리는 듯 나른했
술기운이 느껴지는 키스는 김시우로 하여금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손으로 유서혜의 어깨를 살짝 눌렀다. 하지만 유서혜가 앞서 그에게 매달렸다.“서혜 씨...”김시우는 작은 목소리로 유서혜를 부르며 그녀를 진정시키려 했다.순간 분위기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서로의 숨결이 섞이는 걸 느낀 유서혜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는 이상야릇한 눈빛으로 눈앞의 김시우를 바라보았다.김시우는 숨이 멎는 듯했다. 그는 위험한 눈길로 유서혜를 보면서 쉰 목소리로 유유히 말했다.“서혜 씨, 지금 취했어요.”하지만 유서혜는 웃으며 손을 뻗어 그
“도장 찍는 거예요. 이제부터 김시우 씨는 내 것이에요.”김시우는 그저 목이 따끔하면서도 간지러울 뿐이었다. 유서혜의 웃는 모습을 보고 있는 그의 눈빛이 변했다.하지만 위험을 감지하지 못한 유서혜는 여전히 김시우의 가슴을 쿡쿡 찌르며 장난치고 있었다.“헬스 하는 거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몸은 왜 이렇게 좋은 거예요?”유서혜의 손가락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김시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의 귓가에 대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뭐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요?”유서혜는 고개를 들고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가까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