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에요?”최성운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임창원은 그의 유능한 조수였기에 웬만한 일이 아니면 절대 이런 때 최성운에게 연락할 일이 없었다.임창원의 초조한 목소리가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왔다.“대표님, 큰일입니다. 오늘 사람을 시켜 감옥에 있는 주가영 씨 근황을 알아보라고 했는데 주가영 씨가 감옥에 없다고 합니다. 아마 탈옥한 것 같습니다!”“뭐라고요?”최성운은 단번에 미간을 찡그렸다. 그의 목소리를 들어 보니 몹시 화가 난 것 같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서정원과 시선을 주고받았고 이내 자신의 감정을 갈무리한 뒤 낮은
미셸은 최성운의 이름만 떠올려도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꿈에서도 항상 그를 생각했고 눈을 감으면 그의 얼굴이 아른거렸다.그러나 그녀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생일 파티를 핑계로 최성운을 보고 싶은 것이었다. 그와 말이라도 나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그렇다고 해서 단지 말만 나누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미셸은 계속 최성운을 만나고 싶었고 그와 아주 많은 일을 하고 싶었다. 단지 아는 사이로는 부족했다.그러나 최성운은 서정원과 만나고 있고, 그가 서정원의 약혼자라
“당연히 좋죠.”오청연은 신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시선을 돌린 순간, 그녀의 눈빛에 언뜻 의기양양함이 스쳐 지나갔다.‘서정원, 네가 아무리 알려주지 않으려고 기를 써도 결국엔 이렇게 다 알게 됐잖아? 내일 이 소식을 수잔에게 얘기해줘야겠어. 그러면 재밌는 그림이 나오겠지?’별장.서정원은 휴대전화를 힐끗 보았다. 미셸이 그녀에게 위치를 보냈다. 그녀는 옆에 앉아있는 최성운을 바라보며 당부했다.“미셸이 조금 전에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내일 8시에 그녀의 생일 파티에 참석할 거예요. 이 위치를 보니 도시 외곽의 작은
서정원과 요셉이 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요셉과는 달리 서정원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남자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동시에 의문도 들었다."여긴 왜 왔어요?"서정원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내가 아직 연락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온 거예요?"최성운이 잔뜩 성이 나서 걸어왔다. 두 사람이 대화하는 장면을 보고 질투가 단단히 난 그는 서정원한테 설명하고 싶지 않다는 듯 그녀의 손을 자기 뒤로 홱 끌어당기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집으로 가요."서정원은 아직 상황 파
"성운 씨, 무슨 일이에요? 갑자기 왜 온 거예요?"서정원의 질문에 최성운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빠른 속도로 차를 몰아 집에 도착했고 이윽고 서정원이 현관문을 ‘철컥’ 하고 닫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얼굴을 감싸 쥐고 거칠게 키스를 퍼부었다.반대로 서정원은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미처 피하지도 못하고 ‘읍읍’ 하는 소리만 낼 뿐이었다. 그러다 입술을 깨물렸는지 피비린내가 입안에서 진동했다.최성운은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를 놓아줬고 눈가는 빨갛게 달아오른 채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서정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최성운의
최성운이 약한 모습까지 보이며 해명을 하는 모습에 서정원도 자신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그의 마음을 알았는지 표정이 많이 누그러졌다.서정원은 자신이 고작 춤을 췄다는 일로 왜 최성운이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 자신의 행동까지 통제하려 드는 건 애인이라도 싫었으니까."질투가 난 건 이해해요. 하지만 나를 조금은 믿어 줬으면 좋겠어요. 오늘 같은 상황은 성운 씨가 내 모든 행동을 통제하려 든다는 기분까지 들었단 말이에요."서정원은 지금 처음으로 최성운한테 이런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녀가 이렇게
오청연이 자신 있게 말했다."그럼 이 일은 나한테 맡겨줘요. 내가 잘 처리할 테니까."수잔이 오청연한테 품고 있었던 일말의 의심도 그녀가 서정원의 디자인을 알아냄으로써 완전히 사라져버렸다."그럼 저는 좋은 소식 기대하고 있을게요. 당연히 일 처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죠?"레오 작업실이 두 사람을 고소한다고 해도 그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고 때가 되면 서정원의 불패 신화도 한순간에 철저히 무너지게 될 것이다. 수잔은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그녀는 벌써 서정원이 무너지는 모습을 상상이라도 했는지 커피를 홀짝이며
진윤태가 내민 목걸이를 본 유서혜는 누가 봐도 불편한 듯 보였다. 일전 매니저가 안배한 술자리에서 진윤태와 만나게 된 후로부터 그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유서혜를 쫓아다녔다.물론 애초부터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많았던 유서혜도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상대가 기분이 나쁘지 않게끔 에둘러 더는 엮이고 싶지 않다는 거절의 의사 내비쳤었다.하지만 진윤태는 한두 날 정도 잠잠하다 싶더니 또다시 그녀한테 질척거렸고 이제는 병원까지 찾아왔다. 이에 유서혜는 지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마음은 정말 고마워요. 하지만 저는..."유서혜가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