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운이 약한 모습까지 보이며 해명을 하는 모습에 서정원도 자신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그의 마음을 알았는지 표정이 많이 누그러졌다.서정원은 자신이 고작 춤을 췄다는 일로 왜 최성운이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 자신의 행동까지 통제하려 드는 건 애인이라도 싫었으니까."질투가 난 건 이해해요. 하지만 나를 조금은 믿어 줬으면 좋겠어요. 오늘 같은 상황은 성운 씨가 내 모든 행동을 통제하려 든다는 기분까지 들었단 말이에요."서정원은 지금 처음으로 최성운한테 이런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녀가 이렇게
오청연이 자신 있게 말했다."그럼 이 일은 나한테 맡겨줘요. 내가 잘 처리할 테니까."수잔이 오청연한테 품고 있었던 일말의 의심도 그녀가 서정원의 디자인을 알아냄으로써 완전히 사라져버렸다."그럼 저는 좋은 소식 기대하고 있을게요. 당연히 일 처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죠?"레오 작업실이 두 사람을 고소한다고 해도 그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고 때가 되면 서정원의 불패 신화도 한순간에 철저히 무너지게 될 것이다. 수잔은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그녀는 벌써 서정원이 무너지는 모습을 상상이라도 했는지 커피를 홀짝이며
진윤태가 내민 목걸이를 본 유서혜는 누가 봐도 불편한 듯 보였다. 일전 매니저가 안배한 술자리에서 진윤태와 만나게 된 후로부터 그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유서혜를 쫓아다녔다.물론 애초부터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많았던 유서혜도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상대가 기분이 나쁘지 않게끔 에둘러 더는 엮이고 싶지 않다는 거절의 의사 내비쳤었다.하지만 진윤태는 한두 날 정도 잠잠하다 싶더니 또다시 그녀한테 질척거렸고 이제는 병원까지 찾아왔다. 이에 유서혜는 지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마음은 정말 고마워요. 하지만 저는..."유서혜가
카뮤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에 오청연의 시선은 홀린 듯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그러다 오청연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왜 그래요?"카뮤는 서랍이 확실히 닫혔는지 확인한 후 안도의 한숨을 쉬며 머쓱한 듯 오청연을 향해 웃어 보였다."죄송해요. 사실 이거 레오가 어제 저한테 넘겨준 대회 디자인 설계도 맞아요. 하지만 극비라서 대회 시작 전에 유출이라도 되면 아주 큰일이거든요. 하지만... 오청연씨가 이미 봐 버려서... 이건 그냥 못 본척해 주세요. 아니면 저 진짜 잘릴지도 몰라요..."카뮤가 상당히 난감한 표정으로 오청연
‘오청연이 당한 건가?’수잔은 아까 자신이 내뱉었던 말이 생각나 쪽팔림에 입술을 깨물었다. Sunsan 작업실 드레스를 본 디자이너들이 다시 레오 작업실이 디자인한 드레스를 보고는 확연히 다른 두 개의 디자인에 고개를 저었다.수잔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숨고 싶었다.그때 심사위원장이 입을 열었다."수잔 씨, 당신이 설계한 드레스와 레오 씨가 설계한 드레스에서 그 어떤 유사성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수잔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미간을 확 찌푸렸다. 그러다 슬며시 뒤로 돌아 핸드폰을 꺼내고는
그래서 그들은 표절 때문에 참가 자격을 박탈당한 수잔을 보며 꼴 좋다는 듯 비웃었다. 심사단은 수잔한테 통보를 내린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고 이어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져 그녀만 덩그러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수잔은 빨간색 드레스를 보며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쁜 자태로 사람들의 부러움을 자아내야 할 드레스가 이제는 그녀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었다.‘내가 이렇게 진다고?’디자이너들은 모두 수상대에 올랐고 결과는 뻔했다. 레오와 겨룰 수 있을 유일한 사람이었던 수잔이 참가 자격을 박탈당해버렸으니 이제
행복한 사람들은 항상 눈앞의 고통은 무시해버리기 일쑤다. 그리고 만약 이때 고통스러운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분노는 무한으로 커지게 된다.대회 참가 자격을 박탈당했을 당시 수잔은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러다 서정원이 단상에 올라 트로피를 받는 장면을 보게 될 때는 어느새 분노로 바뀌어 시기와 질투가 그녀를 감쌌다. 오청연이 일을 제대로만 처리했었더라면 저 트로피는 자신의 손에 들려 있었어야 했다.‘레오, 감히 나를!’서정원과 최성운이 다정하게 대회장을 빠져나왔을 때 시계는 벌써 저녁 6시를 가리키고 있었
"고마워요."서정원은 할아버지 앞에서 괜한 갈등을 빚고 싶지 않아 인사치레로 짧게 대꾸를 했다. 이진숙은 서정원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최승철 옆에서 재잘거렸다. 최승철이 듣는 척 마는 척해도 그녀는 굴하지 않고 꿋꿋이 들러붙었다.최성운은 이진숙이 최지연과 손을 잡고 또 최승철한테 해코지라고 할까 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쳐다봤다.본가에서의 식사 자리에서 최지연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간간이 서정원만 쳐다봤고, 최승철과 최성운은 이진숙과 최지연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온 신경을 서정원한테 쏟으며 그녀한테만 음식을 집어줬다.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