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본 손윤서는 손에 피가 나도록 손톱을 물어뜯었다. 최성운을 향한 그녀의 집착이 점점 도를 넘고 있었다. 그녀를 분노케 한 건 비단 프러포즈 영상뿐만 아니라 영상 아래 쓰인 기사도 한몫했다.〈운성 그룹 대표, 스타진 엔터 대표와 다음 달 약혼식 올리다.〉손윤서는 기사를 확인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는 신경질적으로 사이트를 꺼버린 후 책상을 힘껏 내리쳤다.손태진이 그 소리를 듣고 얼른 동생 곁으로 다가갔다.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정서가 불안정한 동생을 극진히 케어하는 것뿐이다."윤서야, 왜 그래?""오빠."손윤서
이송혜는 자신이 직접 끓인 탕을 유나와 임재민 앞에 놓았다.유나는 입술을 오므리면서 이송혜에게 웃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유나가 탕을 먹고 있을 때,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하인이 문을 열어보니 서정원이 영양제품을 한가득 안고 웃으며 들어다.“유나 씨 보러 왔어요. 몸은 괜찮아요?”임재민은 서정원이 온 걸 보고는 얼른 다가가 웃으며 인사했다. 그리고 서정원이 가지고 온 영양제품들을 받아들고 적당한 곳을 찾아 놓아두었다.서정원은 다정하게 유나 곁에 앉아서는 유나의 불룩한 아랫배를 조심스레 만져보더니 웃으며 말했다.“4~5
“나와 유나 누나 꼭 참석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아무리 그래도 인생 선배님 약혼식인데 참석해서 미리 경험과 교훈 쌓으러 가야지.”“뭔 소리야.”유나는 쑥스럽게 웃으면서 임재민을 비난했다. 하지만 서정원은 옆에서 임재민의 맞장구를 쳐주었다. 세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장난치면서 시간을 보냈다.서정원은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떠나려고 했다. 이송혜가 서정원에게 함께 점심 식사하고 가라고 요청했지만 서정원은 완곡하게 거절했다.“아니에요, 아주머니. 회사에 처리할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아야 해요. 얼른 식사하세요. 다음
하지만 서정원이 코앞까지 찾아온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그녀도 얼버무리지 않고 말을 꺼냈다.“손태진 씨가 말했던 제안은 고려해 보았습니다. 확실히 저의 마음에 와닿더군요. 하지만 그래도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왜 저를 그렇게도 굳게 믿고 있는 거죠? 손태진 씨도 잘 알겠지만, 저와 손윤서 씨 사이가...”서정원은 더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쯤 말하면 손태진도 자기 뜻을 알아들을 거라 믿었다.손태진은 멈칫하더니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죄송하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정원 씨, 저도 윤서가 전에 여러
서정원이 자신의 옆에 앉자마자 최성운은 입을 열었다.“다른 남자랑 이렇게 가까이 지내는 일이 더는 없도록 해요, 알겠죠? 나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너무 질투가 나요.”서정원은 한숨을 내쉬면서 어이없다는 듯 최성운을 바라보았다.‘또 이러는 거야.’‘진짜 어이가 없다니까.’“아니라고 했잖아요. 그냥 손태진 씨랑 회사 간의 합작에 관해 얘기하려고 잠깐 만난 것뿐이에요. 성운 씨도 저의 일상적인 생활을 너무 통제하려고 들지 말았으면 좋겠어요.”“일상적인 생활을 통제하지 말라고요?”최성운은 서정원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었다.
진윤태는 성가시다는 듯 심준호를 아래 위로 훑어보더니 말했다.“네 말을 듣건 안 듣건 너랑 무슨 상관인데? 심준호, 네가 왕라도 되는 줄 알아? 누구나 다 네 말을 들어야 해? 게다가 왜 유서혜를 그렇게 끔찍하게 지키려는 건데, 혹시 너도 유서혜가 마음에 드는 거야?”유서혜는 무서워서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하지만 또 심준호가 진윤태 말을 듣고 난감해할까 봐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았다.심준호는 얼굴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그는 유서혜를 모욕하는 듯한 진윤태의 말이 너무 거슬렸다.‘진윤태 이 사람 진짜 성가시게 구네
유서혜는 눈에 띄게 무서워했다. 심준호 뒤를 따라 서정원 사무실로 들어오면서도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고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있었는데 그녀는 서정원을 힐끔힐끔 바라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억울해하고 있었다.심준호의 얼굴에도 선명한 멍 자국이 있었고 입가도 빨갛게 부어있었는데 어두운 얼굴빛을 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도 돌아는 왔네?”서정원은 의자에 앉아서 입술을 오므리고 있었는데 심준호를 보자마자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했다.‘머리에 문제라도 생겼나? 자신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쩜 그렇게 나를 잘아요. 내가 기분 나쁘다는 건 어떻게 알고 또 저녁까지 해준대요.”서정원은 직접 저녁 밥상까지 차려주는 최성운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 났다.서정원은 뒤에서 최성운을 끌어안고 얼굴을 그의 등에 기대었다.최성운의 체온과 함께 서정원의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서정원이 좋아하는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었다.“앞치마를 하고 요리하지 그랬어요. 안 그러면 옷에서 기름 냄새가 배잖아요.”서정원은 앞치마를 하지 않은 최성운을 보고 문 옆에 걸어 놓은 앞치마를 가져다가 직접 최성운에게 입혀주었다.최성운은 그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