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이 자신의 옆에 앉자마자 최성운은 입을 열었다.“다른 남자랑 이렇게 가까이 지내는 일이 더는 없도록 해요, 알겠죠? 나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너무 질투가 나요.”서정원은 한숨을 내쉬면서 어이없다는 듯 최성운을 바라보았다.‘또 이러는 거야.’‘진짜 어이가 없다니까.’“아니라고 했잖아요. 그냥 손태진 씨랑 회사 간의 합작에 관해 얘기하려고 잠깐 만난 것뿐이에요. 성운 씨도 저의 일상적인 생활을 너무 통제하려고 들지 말았으면 좋겠어요.”“일상적인 생활을 통제하지 말라고요?”최성운은 서정원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었다.
진윤태는 성가시다는 듯 심준호를 아래 위로 훑어보더니 말했다.“네 말을 듣건 안 듣건 너랑 무슨 상관인데? 심준호, 네가 왕라도 되는 줄 알아? 누구나 다 네 말을 들어야 해? 게다가 왜 유서혜를 그렇게 끔찍하게 지키려는 건데, 혹시 너도 유서혜가 마음에 드는 거야?”유서혜는 무서워서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하지만 또 심준호가 진윤태 말을 듣고 난감해할까 봐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았다.심준호는 얼굴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그는 유서혜를 모욕하는 듯한 진윤태의 말이 너무 거슬렸다.‘진윤태 이 사람 진짜 성가시게 구네
유서혜는 눈에 띄게 무서워했다. 심준호 뒤를 따라 서정원 사무실로 들어오면서도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고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있었는데 그녀는 서정원을 힐끔힐끔 바라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억울해하고 있었다.심준호의 얼굴에도 선명한 멍 자국이 있었고 입가도 빨갛게 부어있었는데 어두운 얼굴빛을 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도 돌아는 왔네?”서정원은 의자에 앉아서 입술을 오므리고 있었는데 심준호를 보자마자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했다.‘머리에 문제라도 생겼나? 자신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쩜 그렇게 나를 잘아요. 내가 기분 나쁘다는 건 어떻게 알고 또 저녁까지 해준대요.”서정원은 직접 저녁 밥상까지 차려주는 최성운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 났다.서정원은 뒤에서 최성운을 끌어안고 얼굴을 그의 등에 기대었다.최성운의 체온과 함께 서정원의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서정원이 좋아하는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이었다.“앞치마를 하고 요리하지 그랬어요. 안 그러면 옷에서 기름 냄새가 배잖아요.”서정원은 앞치마를 하지 않은 최성운을 보고 문 옆에 걸어 놓은 앞치마를 가져다가 직접 최성운에게 입혀주었다.최성운은 그러는
“내가 도와줄게요. 우리 함께 저녁 준비해요.”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요리하고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면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다 지날 것이다.서정원은 눈이 반달 모양이 되게 웃으며 요리를 하면서 띄엄띄엄 최성운을 쳐다보았다.두 사람은 같이 부엌에서 분주하게 저녁 준비를 했다. 최성운이 스테이크를 구우면 서정원은 옆에서 양념을 건네주었고 서정원이 채소를 볶으면 최성운은 옆에서 채소를 썰어주었다. 두 사람의 케미가 좋았는지라 얼마 지나지 않아 저녁 준비가 끝났다.“스테이크가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여요. 우리 최 대표님 요리 실력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디 가는 거예요?”서정원은 최성운을 따라가면서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어디로 가는지 최성운에게 물었다.최성운은 서정원의 손을 잡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깍지를 끼고 있었다.최성운은 눈길을 돌려 서정원을 보면서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정원 씨가 꼭 좋아할 만한 아주 아름다운 곳이에요.”“그래요?”서정원은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이 남자 대체 뭘 하려는 거지?’하지만 서정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거 하나는 확실했다.최성운은 서정원을 데리고 주차장에 가더니 매너 있게 조수석 차 문까지 열어주었다.
살려달라는 외침소리가 점점 작아져 심지어 들리지도 않았다. 서정원은 할머니의 상태가 걱정되어 더 빨리 헤엄쳐갔다.할머니 곁에 도착했을 때, 할머니는 이미 쓰러진 상태였고 몸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서정원이 할머니를 깨우려고 몇 번이고 불러도 할머니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정신 차려 보세요, 할머니, 할머니...”“먼저 해변가로 데려가요.”최성운은 냉정하게 판단을 내리고 할머니의 몸을 부축하면서 해변가로 헤엄쳐갔다.바닷물에 너무 오래 떠 있었는지라 할머니는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얼굴이 창백했다.서정원은 최성운 뒤에
서정원은 강한 여성으로서 지금처럼 슬픈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놓는 일이 아주 드물었다.최성운은 서정원 옆으로 다가가서는 그녀를 끌어안았다.“왜 그래요?”최성운은 서정원을 품 안에 껴안고 그녀를 관심하며 물었다.서정원은 최성운의 가슴에 기대고는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는 듯했다.서정원은 고개를 저으면서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별거 아니에요.”최성운은 서정원이 할아버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추측했다.“할아버지에게 연락해봐요. 시차 때문에 할아버지가 계신 곳은 지금 낮일 거예요. 약혼식 날짜도 알려드리고 해요.”서정원은 고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