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윤태가 내민 목걸이를 본 유서혜는 누가 봐도 불편한 듯 보였다. 일전 매니저가 안배한 술자리에서 진윤태와 만나게 된 후로부터 그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유서혜를 쫓아다녔다.물론 애초부터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많았던 유서혜도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상대가 기분이 나쁘지 않게끔 에둘러 더는 엮이고 싶지 않다는 거절의 의사 내비쳤었다.하지만 진윤태는 한두 날 정도 잠잠하다 싶더니 또다시 그녀한테 질척거렸고 이제는 병원까지 찾아왔다. 이에 유서혜는 지금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마음은 정말 고마워요. 하지만 저는..."유서혜가
카뮤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에 오청연의 시선은 홀린 듯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그러다 오청연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왜 그래요?"카뮤는 서랍이 확실히 닫혔는지 확인한 후 안도의 한숨을 쉬며 머쓱한 듯 오청연을 향해 웃어 보였다."죄송해요. 사실 이거 레오가 어제 저한테 넘겨준 대회 디자인 설계도 맞아요. 하지만 극비라서 대회 시작 전에 유출이라도 되면 아주 큰일이거든요. 하지만... 오청연씨가 이미 봐 버려서... 이건 그냥 못 본척해 주세요. 아니면 저 진짜 잘릴지도 몰라요..."카뮤가 상당히 난감한 표정으로 오청연
‘오청연이 당한 건가?’수잔은 아까 자신이 내뱉었던 말이 생각나 쪽팔림에 입술을 깨물었다. Sunsan 작업실 드레스를 본 디자이너들이 다시 레오 작업실이 디자인한 드레스를 보고는 확연히 다른 두 개의 디자인에 고개를 저었다.수잔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숨고 싶었다.그때 심사위원장이 입을 열었다."수잔 씨, 당신이 설계한 드레스와 레오 씨가 설계한 드레스에서 그 어떤 유사성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수잔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이고 미간을 확 찌푸렸다. 그러다 슬며시 뒤로 돌아 핸드폰을 꺼내고는
그래서 그들은 표절 때문에 참가 자격을 박탈당한 수잔을 보며 꼴 좋다는 듯 비웃었다. 심사단은 수잔한테 통보를 내린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고 이어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져 그녀만 덩그러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수잔은 빨간색 드레스를 보며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쁜 자태로 사람들의 부러움을 자아내야 할 드레스가 이제는 그녀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었다.‘내가 이렇게 진다고?’디자이너들은 모두 수상대에 올랐고 결과는 뻔했다. 레오와 겨룰 수 있을 유일한 사람이었던 수잔이 참가 자격을 박탈당해버렸으니 이제
행복한 사람들은 항상 눈앞의 고통은 무시해버리기 일쑤다. 그리고 만약 이때 고통스러운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분노는 무한으로 커지게 된다.대회 참가 자격을 박탈당했을 당시 수잔은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러다 서정원이 단상에 올라 트로피를 받는 장면을 보게 될 때는 어느새 분노로 바뀌어 시기와 질투가 그녀를 감쌌다. 오청연이 일을 제대로만 처리했었더라면 저 트로피는 자신의 손에 들려 있었어야 했다.‘레오, 감히 나를!’서정원과 최성운이 다정하게 대회장을 빠져나왔을 때 시계는 벌써 저녁 6시를 가리키고 있었
"고마워요."서정원은 할아버지 앞에서 괜한 갈등을 빚고 싶지 않아 인사치레로 짧게 대꾸를 했다. 이진숙은 서정원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최승철 옆에서 재잘거렸다. 최승철이 듣는 척 마는 척해도 그녀는 굴하지 않고 꿋꿋이 들러붙었다.최성운은 이진숙이 최지연과 손을 잡고 또 최승철한테 해코지라고 할까 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쳐다봤다.본가에서의 식사 자리에서 최지연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간간이 서정원만 쳐다봤고, 최승철과 최성운은 이진숙과 최지연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온 신경을 서정원한테 쏟으며 그녀한테만 음식을 집어줬다.본가
영상을 본 손윤서는 손에 피가 나도록 손톱을 물어뜯었다. 최성운을 향한 그녀의 집착이 점점 도를 넘고 있었다. 그녀를 분노케 한 건 비단 프러포즈 영상뿐만 아니라 영상 아래 쓰인 기사도 한몫했다.〈운성 그룹 대표, 스타진 엔터 대표와 다음 달 약혼식 올리다.〉손윤서는 기사를 확인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는 신경질적으로 사이트를 꺼버린 후 책상을 힘껏 내리쳤다.손태진이 그 소리를 듣고 얼른 동생 곁으로 다가갔다.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정서가 불안정한 동생을 극진히 케어하는 것뿐이다."윤서야, 왜 그래?""오빠."손윤서
이송혜는 자신이 직접 끓인 탕을 유나와 임재민 앞에 놓았다.유나는 입술을 오므리면서 이송혜에게 웃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유나가 탕을 먹고 있을 때,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하인이 문을 열어보니 서정원이 영양제품을 한가득 안고 웃으며 들어다.“유나 씨 보러 왔어요. 몸은 괜찮아요?”임재민은 서정원이 온 걸 보고는 얼른 다가가 웃으며 인사했다. 그리고 서정원이 가지고 온 영양제품들을 받아들고 적당한 곳을 찾아 놓아두었다.서정원은 다정하게 유나 곁에 앉아서는 유나의 불룩한 아랫배를 조심스레 만져보더니 웃으며 말했다.“4~5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