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운아, 일 너무 열심히 하지는 말고. 건강 조심해.”“네.”최성운은 덤덤히 대답한 뒤 돌아서서 나갔다.최성운의 차가 멀어지는 걸 바라보며 최승철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워커홀릭인 그의 손자가 자주 시간을 내서 그와 함께 있어 주니, 최승철은 아주 흐뭇했다.“어르신, 일찍 쉬세요.”여진구가 최승철을 부축해 방으로 돌아갔다.최승철이 방으로 들어가자 휴대전화가 울렸다.고개를 숙인 그는 그것이 이진숙에게서 걸려 온 전화임을 발견했다.최승철은 단번에 눈살을 찌푸렸다.그의 며느리는 사사로운 욕심 때문에 최지연과 협력해 그에
“그러고 보면 제가 지금까지 오랫동안 과부 생활을 해 온 것도 전부 아버님 덕분이네요!”이진숙이 최승철의 가슴을 후벼팠다.“그리고 최씨 집안의 그 일들을 제가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하신 거예요? 아버님이 왜 임동석을 입양했는지 전 대충 짐작이 가요.”최승철은 그 말을 듣자 옛일들이 연이어 떠올랐다.휴대전화를 든 그의 손이 떨렸다.“뭘 어쩌고 싶은 거냐?”“아버님, 전 뭘 어쩌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최지연은 최승철의 긴장을 알아채고는 점점 더 득의양양해졌다.“저와 지연이는 단지 갇혀있는 게 싫을 뿐이에요. 성운이에게
최성운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급히 전화를 받았다.“할아버지, 저를 찾으셨어요?”“성운아,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낮게 깔린 최승철의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들려왔다.“아니에요. 할아버지 무슨 일이세요?”최성운이 걱정스러운 어투로 물었다.“아, 별일은 아니다.”최성운이 일부러 태연한 척 말했다.“그냥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전화했단다. 넌 앞으로 네 엄마와 최지연을 어떻게 처리할 셈이냐?”“할아버지, 두 사람은 이미 할아버지를 그렇게 해쳤어요. 전 절대 그냥 넘어갈 생각도 없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이건 최승철의 일 처리 방식이 아니었다.‘혹시 정말로 나이가 들면서 마음이 약해지신 건가?'그러나 최성운도 따르겠다고 말했으니 서정원은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여하간에 이건 그들 최씨 가문의 일이었으니까.한편, 태윤 그룹.한껏 꾸민 손윤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제일 꼭대기 층인 대표이사 사무실로 갔다.그녀는 손을 뻗어 노크했다. 그러자 안에서 손태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요.”손윤서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오빠!”손태진은 고개를 들었다.“윤서? 네가 여긴 무슨 일이야?”손윤서는 손태진 앞에 서서
성진 그룹 창립 50주년 파티는 성진 그룹 계열사 호텔에서 진행되었다.손윤서는 이미 파티장에 도착하여 끊임없이 파티장 입구를 주시하고 있었고 최성운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윤서야, 걱정하지 마. 최 대표님이 반드시 올 거야.”백유란은 초조한 손윤서의 상태를 눈치채고 입을 열었다.“준비는 다 했지?”손윤서가 고개를 돌려 백유란을 보며 물었다.“당연하지. 아주 완벽하게 준비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백유란이 웃으면서 답했다.“그래.”손윤서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최 대표, 최
그는 두 눈을 찌푸리며 여자의 정체를 확인했다.“손윤서?”최성운의 얼굴은 이미 붉어져 있었고 검은색 정장 겉옷은 이미 벗은 상태였으며 풀어 헤친 셔츠 단추 사이로 그의 단단한 가슴 근육이 언뜻 보였다.손윤서는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확실히 최성운의 몸은 아주 좋았다.그녀는 생각만으로도 피가 들끓어 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손윤서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고 가슴이 더욱 요동치기 시작했다.그녀는 최성운의 옆으로 다가가 찰싹 붙어 앉았다. 그리곤 매혹적인 눈길로 그를 보았다.“성운아, 나 너무 더
그렇게 생각한 손윤서는 바로 눈앞에 있는 남자에게 키스를 했다.그녀에게서 풍기는 향수 냄새에 최성운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서정원이 아니야!'서정원은 애초에 향수를 잘 뿌리는 사람이 아니었다.최성운은 얼굴을 홱 돌려 그녀의 입술을 피해버렸다.“성운아, 나 좀 봐줘.”그런 최성운의 모습에 손윤서는 실망감이 역력했다.‘안돼, 이렇게 좋은 기회를 날릴 순 없어. 오늘 반드시 계획대로 해야 해.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된다고!'“성운아, 난 진심으로 널 좋아해. 난 사랑을 알게 된 순간부터 너를 좋아하기 시작했다고. 짝사랑만 1
“네.”유나는 지금 마음이 아주 복잡한 상태였다. 당장이라도 황찬성을 만나러 가고 싶었지만, 내일까지 기다려야 했다.바로 이때, 초인종 소리가 들려오고 유현진은 현관 모니터로 밖을 살펴보았다. 임창원이 최성운을 부축한 채 문 앞에 서 있었던 것이었다.서정원은 서둘러 문을 열어주고는 의아한 얼굴로 빨개진 최성운의 얼굴을 보면서 물었다.“최성운 씨 상태가 왜 이러는 거예요?”“대표님께선 누군가가 약을 탄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임창원은 최성운은 부축하곤 안으로 들어갔다.“서정원 씨, 부탁할게요.”말을 마친 임창원은 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