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운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급히 전화를 받았다.“할아버지, 저를 찾으셨어요?”“성운아,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낮게 깔린 최승철의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들려왔다.“아니에요. 할아버지 무슨 일이세요?”최성운이 걱정스러운 어투로 물었다.“아, 별일은 아니다.”최성운이 일부러 태연한 척 말했다.“그냥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전화했단다. 넌 앞으로 네 엄마와 최지연을 어떻게 처리할 셈이냐?”“할아버지, 두 사람은 이미 할아버지를 그렇게 해쳤어요. 전 절대 그냥 넘어갈 생각도 없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이건 최승철의 일 처리 방식이 아니었다.‘혹시 정말로 나이가 들면서 마음이 약해지신 건가?'그러나 최성운도 따르겠다고 말했으니 서정원은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여하간에 이건 그들 최씨 가문의 일이었으니까.한편, 태윤 그룹.한껏 꾸민 손윤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제일 꼭대기 층인 대표이사 사무실로 갔다.그녀는 손을 뻗어 노크했다. 그러자 안에서 손태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요.”손윤서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오빠!”손태진은 고개를 들었다.“윤서? 네가 여긴 무슨 일이야?”손윤서는 손태진 앞에 서서
성진 그룹 창립 50주년 파티는 성진 그룹 계열사 호텔에서 진행되었다.손윤서는 이미 파티장에 도착하여 끊임없이 파티장 입구를 주시하고 있었고 최성운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윤서야, 걱정하지 마. 최 대표님이 반드시 올 거야.”백유란은 초조한 손윤서의 상태를 눈치채고 입을 열었다.“준비는 다 했지?”손윤서가 고개를 돌려 백유란을 보며 물었다.“당연하지. 아주 완벽하게 준비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백유란이 웃으면서 답했다.“그래.”손윤서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그때, 누군가가 말했다.“최 대표, 최
그는 두 눈을 찌푸리며 여자의 정체를 확인했다.“손윤서?”최성운의 얼굴은 이미 붉어져 있었고 검은색 정장 겉옷은 이미 벗은 상태였으며 풀어 헤친 셔츠 단추 사이로 그의 단단한 가슴 근육이 언뜻 보였다.손윤서는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확실히 최성운의 몸은 아주 좋았다.그녀는 생각만으로도 피가 들끓어 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손윤서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고 가슴이 더욱 요동치기 시작했다.그녀는 최성운의 옆으로 다가가 찰싹 붙어 앉았다. 그리곤 매혹적인 눈길로 그를 보았다.“성운아, 나 너무 더
그렇게 생각한 손윤서는 바로 눈앞에 있는 남자에게 키스를 했다.그녀에게서 풍기는 향수 냄새에 최성운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서정원이 아니야!'서정원은 애초에 향수를 잘 뿌리는 사람이 아니었다.최성운은 얼굴을 홱 돌려 그녀의 입술을 피해버렸다.“성운아, 나 좀 봐줘.”그런 최성운의 모습에 손윤서는 실망감이 역력했다.‘안돼, 이렇게 좋은 기회를 날릴 순 없어. 오늘 반드시 계획대로 해야 해.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된다고!'“성운아, 난 진심으로 널 좋아해. 난 사랑을 알게 된 순간부터 너를 좋아하기 시작했다고. 짝사랑만 1
“네.”유나는 지금 마음이 아주 복잡한 상태였다. 당장이라도 황찬성을 만나러 가고 싶었지만, 내일까지 기다려야 했다.바로 이때, 초인종 소리가 들려오고 유현진은 현관 모니터로 밖을 살펴보았다. 임창원이 최성운을 부축한 채 문 앞에 서 있었던 것이었다.서정원은 서둘러 문을 열어주고는 의아한 얼굴로 빨개진 최성운의 얼굴을 보면서 물었다.“최성운 씨 상태가 왜 이러는 거예요?”“대표님께선 누군가가 약을 탄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임창원은 최성운은 부축하곤 안으로 들어갔다.“서정원 씨, 부탁할게요.”말을 마친 임창원은 눈치
손윤서는 최성운에게 밀쳐져 바닥에 엎드리고 있었다. 그녀는 현재 몸에 힘조차 들어가지 않았고 어떻게든 기어서라도 일어나려고 해보았지만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바로 이때, 휴게실 문이 열리고 꽃무늬 셔츠를 입을 노란 머리의 남자가 들어왔다.“아가씨가 날 부른 거야?”남자는 바로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호스트남이었고 임창원이 특별히 그녀를 위해 데려온 것이었다.손윤서는 겨우겨우 고개를 들고 그를 보았다.“넌 누구야? 얼른 꺼져...”“아가씨, 정말 날 이렇게 보낼 거야? 내가 가면 누가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 같아?”꽃무늬 셔츠
기자가 아랑곳하지 않고 따져 물었다.소식을 듣고 달려온 손태진과 손혁수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하마터면 뒤통수를 잡고 쓰러질 뻔했다.손혁수는 바로 남자에게 다가가 손을 들어 뺨을 내리쳤다.“당장 꺼져!”그와 손태진 역시 익명으로 소식을 전달받고 온 것이었다. 누군가는 두 사람에게 손윤서가 몸이 좋지 않아 2층 휴게실에서 쉬고 있으니 얼른 가보라고 전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휴게실로 오자마자 이런 흉측한 장면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손태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겉옷을 벗어 손윤서에 걸쳐주었다.“대체 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이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