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이 덤덤히 입을 열었다.“시간 늦었으니까 얼른 출근하러 가요!”“집에서 같이 있어 줄게요.”최성운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는 서정원을 혼자 집에 두는 게 마음에 걸렸다.그러나 서정원이 반대했다.“싫어요. 얼른 출근해요. 안 그러면 나 화낼 거예요!”서정원의 모습에 최성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알겠어요, 갈게요. 서정원 씨는 집에서 푹 쉬어요.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요.”“알겠어요.”서정원은 냉큼 대답했다.‘드디어 출근하네.’최성운이 집에 있으면 오후에 몰래 유성 호텔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할 수 없
‘서정원이 뭐가 좋다고! 최성운은 왜 서정원을 저렇게 신경 쓰는 거야?’저번에 간신히 오청연을 자극해 서정원을 상대하게 했는데, 서정원은 이번에도 무사했다.‘오청연, 정말 쓸모없네! 내가 뒤에서 얼마나 애써서 도와줬는데!’오늘 밤 그녀는 서정원이 망신을 당하게 해서 최성운이 다시는 서정원을 거들떠보지 않게 할 생각이었다.손윤서의 눈빛이 음험하게 번뜩였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백유란을 보더니 백유란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사람 시켜서 서정원의 음료에 약을 타.”“알겠어, 윤서야.”백유
종업원은 자신을 꿰뚫을 듯이 바라보는 서정원의 눈빛에 불안한 마음이 들어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역시...’서정원은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녀는 테이블 앞에 앉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전 좀 피곤해서 휴게실에서 잠시 쉴게요.”말을 마친 뒤 그녀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종업원이 곧바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서정원 씨, 어디 편찮으세요? 제가 휴게실까지 부축해 드릴게요!”서정원은 덤덤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종업원은 서정원을 부축하여 2층 휴게실로 향했다.“여기서 쉬고 계세요. 제가 따
서정원은 눈살을 찌푸렸다. 심준호도 약을 탄 음료수를 마셨을 줄은 몰랐다.그녀는 심준호가 정신을 차릴 방법을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그녀뿐만 아니라 심준호도 큰일 날 것이다.서정원은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게 놔둘 수 없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서정원은 눈빛이 차가워지며 심준호를 힘껏 밀어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녀는 갑자기 테이블 위에 놓인 찻주전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걸 흔들어 보니 안에 물이 들어있었다.서정원의 눈에 기쁨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주전자를 들더니 뚜껑을 열고 안에 들어있던 찬물을 심준호의 얼굴에 힘껏
오늘 그녀는 서정원을 완전히 짓밟아 버릴 생각이었다.“그래요?”서정원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냉소했다. 그녀는 싸늘한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싼 기자들을 바라봤다.“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다들 궁금하시죠?”그녀의 매서운 눈빛에 기자들은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서정원은 백유란을 바라보더니 그녀를 손가락질했다.“이 사람 때문이에요!”기자들은 그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설마 백유란이 그들에게 익명으로 제보한 걸까?“백유란 씨, 이 모든 건 당신이 꾸민 일이죠?”서정원은 백유란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서정원의 말에 사람들은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이곳에 엄청난 기삿거리가 있다면서, 서정원과 심준호가 관계를 맺고 있다는 내용의 익명의 문자를 받았다. 그래서 그들이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서정원과 심준호가 예상대로 휴게실 안에 있는 걸 보았을 때, 문자 내용이 심어준 선입견 때문에 그들은 서정원과 심준호 사이에 정말 그런 일이 있는 줄로 알았다.사실 서정원과 심준호는 단지 휴게실에 있었을 뿐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두 사람 모두 몸이 젖어 있었을 뿐, 다른 일은 없는 듯했다.그런데 백유란은 기자가 아니
“서정원 씨, 서정원 씨가 대표님이란 건 저희도 알아요. 서정원 씨에게 있어 저희를 처리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겠죠. 하지만 저희는 정말 그런 적이 없어요... 저희는 이 일자리가 필요해요. 제발 저희를 봐주세요!”두 사람은 눈시울을 붉히면서 가련하게 울먹거렸다. 마치 서정원이 아주 악랄하고 악독한 듯이 말이다.기자들은 당연히 이런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그들은 다급히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제목을 생각해 냈다.“스타진 엔터 CEO 심준호와 그렇고 그런 사이, 최성운은 서정원이 바람피운 사실을 모르고 두 명의
“그래요?”최성운은 싸늘한 시선으로 백유란을 훑어봤다.그의 차가운 기세에 백유란은 엄청난 압박감을 느껴 하마터면 다리에 힘이 빠질 뻔했다.백유란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나더니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입을 열었다.“최성운 대표님, 제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에요. 믿기지 않는다면 물어보세요. 기자들도 전부 봤으니까요.”“정말 그랬어요?”최성운은 고개를 돌리고 덤덤한 표정으로 서정원에게 물었다.“아니요.”서정원은 팔짱을 두르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우습다는 표정으로 백유란을 바라봤다.“그래요. 난 당신을 믿어요.”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