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질문 폭격에 안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분노에 찬 눈빛으로 서정원을 노려보았다. ‘이 모든 건 다 서정원 때문이야! 서정원이 나한테 와인을 억지로 마시게 한 바람에 내가 사람들 앞에서 추태를 부리게 된 거라고.’“서정원, 이게 다 당신 때문이에요!” 잔뜩 화가 난 안나는 서정원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그녀의 뺨을 때리려 했다. 그러나 안나의 손이 닿기도 전에 서정원은 한 손으로 그녀를 붙잡아 바닥으로 세게 밀쳤다. 안나가 고개를 들어 쳐다보는데 그녀의 시선에 브루스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의 짙은 파란색 눈동자에는
최성운이라는 말에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던 서정원은 술잔을 테이블 위로 세게 내리쳤다. “그 사람 얘기 그만 좀 할래?” “어머, 내 말이 맞는가 보네. 근데 솔직히 최성운 정도면 괜찮은 남자 아니야? 외국에 있을 때부터 최성운에 대해 들어본 적 있었어. 오늘 보니까 역시 명불허전이더라.” “뭐가 명불허전이야?” 서정원은 미간을 찌푸렸고 갑자기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최성운이 한 말이 떠올랐다. “인물도 훤칠하고 돈도 많고 너랑 잘 어울려.” 장난스럽게 말하는 유나의 말에 서정원은 술잔을 들고 원샷했다. “싱겁긴!”“기자
댄스 스테이지에서는 강렬한 음악이 울려 퍼졌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열광적으로 춤을 추고 있었으며 그 누구도 술집 한구석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빨간 셔츠 차림을 한 남자는 이 구역에서 꽤 유명한 건달이었고 이름은 노상철, 이 술집에 자주 드나드는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그가 마음에 든 여자라면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원래는 서정원을 보고 오늘 밤 그녀를 어떻게 해볼 생각이었는데 뜻밖에도 그녀한테 머리를 맞았다. 머리에서 간간이 통증이 전해지자 노상철은 화가 잔뜩 나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부하
“정원 씨, 가만히 있어요!” 최성운은 몇 번 심호흡하면서 들끓어 오르는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혔고 그녀한테 경고하듯 말했다. 그가 한 손으로 자신의 몸을 거침없이 만지는 그녀의 손을 잡고 한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박찬욱한테 전화를 걸었다. “박찬욱, 여기로 좀 와!”“최성운, 지금이 몇 시인 줄이나 알아? 자고 있었다고!”단잠에 빠져있던 박찬욱은 전화벨 소리에서 깨어 비몽사몽인 상태로 전화를 받았다. “잔말 말고 당장 튀어와!” 최성운은 차가운 목소리로 그를 재촉했고 박찬욱은 마지 못해 대답하고 옷을 챙겨입었다. “그
‘어젯밤?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데?’그녀는 경계에 찬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어젯밤의 기억을 떠올렸다. 어젯밤 그녀는 유나와 함께 술집에서 술을 마셨고 그 후 노상철이라는 건달을 만나게 되었고 그녀는 그가 약을 탄 술을 마시게 되었다. 그 후, 갑자기 최성운이 나타나서 그녀를 데리고 술집을 나왔고 그녀는 그때 당시 자신의 몸이 뜨거워지고 점점 의식을 잃었던 일들이 생각났다. 어렴풋이 최성운과 키스를 한 것이 떠올라 그녀는 재빨리 자신의 몸을 체크했고 다행히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그녀가 불안한 눈빛으로 물었다. “어
‘두 달 안에 최성운을 사랑하게 된다고?’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만약에요. 만약에 정말 당신이 날 사랑하게 된다면 내 곁에 계속 있을 건가요?”최성운은 단호한 눈빛으로 또다시 물었다. “만약은 없어요.” 그녀는 차갑게 말을 내뱉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무실을 나왔다. 그러나 무엇 때문인지 그녀의 마음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최성운, 무슨 뜻이지? 내가 정말 남기를 바라는 건가? 그럼 시아라는 여자는?’그녀는 최성운이 이러는 건 자신이 시아와 닮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
경비원의 뒤를 따라 서정원은 대문 쪽으로 향했다. 대문 앞에는 사람들이 둘러싸여 있었고 많은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서정원이 나타나자 한 남자가 그녀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저 여자예요. 바로 저 여자라고요. TV에서 봤어요. ‘얼음과 불’ 시리즈의 담당자 서정원이에요.”그 말이 나오자 순식간에 사람들이 그녀를 에워쌌다. “무슨 일이에요?”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고 기자들은 앞다퉈 그녀한테 질문을 던졌다.“서정원 씨, 운성 그룹의 ‘얼음과 불’ 시리즈 제품의 재료가 부적합하고 방사성 물질이 들
“당연히 문제가 있지! 시간 끌 생각 하지 마.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한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여기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어.”중년 여인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미간을 찌푸리던 서정원이 말을 이어가려는 찰나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희 운성 그룹에서 반드시 진실을 알아내 여러분들께서 말씀드리겠습니다!”고개를 들어보니 최성운이 침착하게 그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기자들은 최성운을 보고 하나같이 그를 에워쌌다.“최 대표님, 오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운성 그룹에서 정말 부적합한 원재료로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