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운아, 네 마음속에 내가 있을 줄 알았어.”손윤서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최성운에게 찰싹 달라붙었다.최성운은 그녀를 덤덤히 바라보는 것 같았지만 곁눈질로는 구석에 있는 서정원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댄스 플로어에서 최성운과 서정원은 서로를 바짝 끌어안고 있었고 서정원은 왠지 모르게 짜증이 솟구쳤다.보이지 않으면 짜증도 나지 않을 거란 생각에 서정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파티장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정원아, 어디 가?”심준호는 그 모습을 보고 황급히 따라갔다.서정원은 우뚝 멈춰서더니 고개를 돌려 차갑게 말했다.“몸이
서정원은 잔을 들고 마시는 척하며 날이 어두운 틈을 타 몰래 술을 쏟았다.안나는 발견하지 못했다. 서정원이 약을 탄 와인을 반 넘게 마신 걸 본 안나는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성공했어! 서정원이 드디어 약을 탄 술을 마셨어. 잠시 뒤에 본때를 보여줘야지!’서정원은 안나의 표정을 포착하고 몰래 냉소를 흘렸다.서정원은 일부러 비틀거리면서 왼손으로 잔을 들고 오른손으로 머리를 짚었다.“어머, 왜 이렇게 머리가 어지럽지.”“서정원 씨, 왜 그래요? 괜찮아요?”안나는 걱정하듯 물었다.“머리가 어지러워요. 더워요...”
“조금 전에 서정원 씨가 어떤 남자랑 굉장히 다정하게 2층 휴게실로 올라가는 걸 봤어.”손윤서는 일부러 더 과장하며 말했다.“서정원 씨도 참, 자기 신분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공공연히 다른 남자랑 애정행각을 하다니, 네가 안중에도 없다는 거잖아.”손윤서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최성운이 온몸에서 차가운 냉기를 뿜으며 긴 다리를 내뻗어 곧장 2층으로 올라가는 걸 보았다.2층 휴게실.안나는 소파에 누워 끊임없이 자신의 옷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온몸에 불이 붙은 것처럼 무더웠다.그런데 바로 그때 휴게실 문이 열리고 노
기자들의 질문 폭격에 안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분노에 찬 눈빛으로 서정원을 노려보았다. ‘이 모든 건 다 서정원 때문이야! 서정원이 나한테 와인을 억지로 마시게 한 바람에 내가 사람들 앞에서 추태를 부리게 된 거라고.’“서정원, 이게 다 당신 때문이에요!” 잔뜩 화가 난 안나는 서정원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그녀의 뺨을 때리려 했다. 그러나 안나의 손이 닿기도 전에 서정원은 한 손으로 그녀를 붙잡아 바닥으로 세게 밀쳤다. 안나가 고개를 들어 쳐다보는데 그녀의 시선에 브루스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의 짙은 파란색 눈동자에는
최성운이라는 말에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던 서정원은 술잔을 테이블 위로 세게 내리쳤다. “그 사람 얘기 그만 좀 할래?” “어머, 내 말이 맞는가 보네. 근데 솔직히 최성운 정도면 괜찮은 남자 아니야? 외국에 있을 때부터 최성운에 대해 들어본 적 있었어. 오늘 보니까 역시 명불허전이더라.” “뭐가 명불허전이야?” 서정원은 미간을 찌푸렸고 갑자기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최성운이 한 말이 떠올랐다. “인물도 훤칠하고 돈도 많고 너랑 잘 어울려.” 장난스럽게 말하는 유나의 말에 서정원은 술잔을 들고 원샷했다. “싱겁긴!”“기자
댄스 스테이지에서는 강렬한 음악이 울려 퍼졌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열광적으로 춤을 추고 있었으며 그 누구도 술집 한구석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빨간 셔츠 차림을 한 남자는 이 구역에서 꽤 유명한 건달이었고 이름은 노상철, 이 술집에 자주 드나드는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그가 마음에 든 여자라면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원래는 서정원을 보고 오늘 밤 그녀를 어떻게 해볼 생각이었는데 뜻밖에도 그녀한테 머리를 맞았다. 머리에서 간간이 통증이 전해지자 노상철은 화가 잔뜩 나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부하
“정원 씨, 가만히 있어요!” 최성운은 몇 번 심호흡하면서 들끓어 오르는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혔고 그녀한테 경고하듯 말했다. 그가 한 손으로 자신의 몸을 거침없이 만지는 그녀의 손을 잡고 한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박찬욱한테 전화를 걸었다. “박찬욱, 여기로 좀 와!”“최성운, 지금이 몇 시인 줄이나 알아? 자고 있었다고!”단잠에 빠져있던 박찬욱은 전화벨 소리에서 깨어 비몽사몽인 상태로 전화를 받았다. “잔말 말고 당장 튀어와!” 최성운은 차가운 목소리로 그를 재촉했고 박찬욱은 마지 못해 대답하고 옷을 챙겨입었다. “그
‘어젯밤?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데?’그녀는 경계에 찬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어젯밤의 기억을 떠올렸다. 어젯밤 그녀는 유나와 함께 술집에서 술을 마셨고 그 후 노상철이라는 건달을 만나게 되었고 그녀는 그가 약을 탄 술을 마시게 되었다. 그 후, 갑자기 최성운이 나타나서 그녀를 데리고 술집을 나왔고 그녀는 그때 당시 자신의 몸이 뜨거워지고 점점 의식을 잃었던 일들이 생각났다. 어렴풋이 최성운과 키스를 한 것이 떠올라 그녀는 재빨리 자신의 몸을 체크했고 다행히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그녀가 불안한 눈빛으로 물었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