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운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풍기는 싸늘한 기운에 주위의 온도도 마치 영하로 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쪼잔하고, 성격 더럽고, 변덕스럽고, 사람을 괴롭힌다라...’‘이게 나에 대한 평가라고?!’항상 다른 사람들의 눈에 높은 위치에 있고 모든 사람들이 선망하는 위치에 있는 포식자로만 보였던 그가 서정원의 눈엔 그저 결점밖에 없는 사람으로 보였다니.‘도대체 내가 심준호보다 못한 것이 뭐지?’“최성운 씨가 여긴 왜 오셨어요?”서정원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표정을 구기고 있는 남자를 보며 다소 의아한 듯 물었다.‘설마 방금 다
그녀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갑자기 최성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정원 씨, 제가 정말 그렇게 부족한 사람입니까?”“네?”눈을 뜬 서정원은 다소 뜬금없다고 생각했다.최성운은 고개를 돌려 깊은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제가 쪼잔하고 성격이 더러워요?”“...”‘망했네, 역시 다 듣고 있었구나...’서정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이마를 꾹꾹 누르면서 말했다.“최성운 씨, 남의 대화를 엿듣는 습관이 있었어요?”최성운은 미간을 찌푸렸다.“그건 제가 할 말이 아닌가요? 뒤에서 남의 험담을 하는 습관이
‘심준호 때문이라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서정원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최성운을 바라봤다.“최성운 씨, 도대체 왜 자꾸 심준호 씨와 비교하는 거죠? 설마 그렇게도 자신이 없는 건가요?”말을 마친 서정원은 뒤도 안 돌아보고 차로 돌아갔다.최성운의 잔뜩 어두워진 표정은 불쾌함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내가 자신이 없다고? 그럴 리가!’그는 자신의 외모든, 몸매든, 능력이든, 어느 방면이든 모두 심준호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는 서정원이 회사에서 한 말 때문에 신경 쓰고 있었을 뿐이었
서정원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최성운이 왜 왔는지 생각하고 있었다.최성운은 성큼성큼 서정원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서정원을 보면서 물었다.“준비는 어떻게 되었죠?”“문제없습니다. 지금 시작해도 될 것 같습니다.”서정원은 손에 있던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대답했다.“네.”최성운은 촬영장 안을 두리번거리며 살피더니 이내 근처에 있던 의자에 털썩 앉았다.의자에 아무렇게나 다리를 겹치고 앉아 있는 그의 모습에선 강대한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고 누구든 얼른 고개를 숙이며 그의 지시를 따라야 할 것만
“‘얼음과 불’ 콘셉트는 여성의 고상하고 우아함과 불같은 열정을 보여줘야 해요. 안나 씨가 방금 표현하신 건 ‘불’의 이미지밖에 없었고 ‘얼음’의 이미지가 부족했어요.”서정원은 아주 담담한 표정으로 설명했다.“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요.”표정을 구긴 안나는 서정원의 말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서정원 씨가 광고에 대해 아세요? 아무것도 모르시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서정원이 많은 사람이 앞에서 자신을 지적했다는 것에 안나는 불쾌해졌다.그녀는 서정원이 그저 일개 비서일 뿐이라면 그녀는 브루스의 여자친구라고 생각하면서
“그만 하세요. 최성운 씨. 그냥 오늘의 주인공인 심준호 씨와 안나 씨에게 맡기죠.”서정원은 잔뜩 화가 난 안나와 표정이 어두워진 심준호를 보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그에게 말했다.서정원이 무대에서 내려가려고 할 때 갑자기 천장에 있던 조명이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올려다보니 천장에 있던 유리로 된 조명이 흔들리더니 아무런 조짐도 없이 그대로 머리 위로 떨어졌다.“위험해!”세 남자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최성운과 심준호, 그리고 브루스가 동시에 외쳤고 결국은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최성운이 얼른
눈을 가늘게 뜬 서정원이 입을 열었다.그녀는 오늘 그 일이 절대 우연히 벌어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운성 그룹의 장비는 해마다 안전 점검을 진행했고 촬영장에 있던 유리 조명도 당연히 전문가가 와서 점검한 상태였기에 그녀는 절대 유리 조명이 쉽게 떨어질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아주 우연히, 하필이면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한 거지?’서정원은 처음에 손윤서가 한 짓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 촬영장에서 연기 시범을 보인 건 안나의 연기력 때문에 차마 참지 못한
“무슨 일이시죠?”안나가 의아한 듯 물었다.“안나 씨의 명성은 익히 들었어요. 오늘 이렇게 만나 뵈니 아주 반갑네요.”손윤서는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말했다.“혹시 시간 되세요? 안나 씨랑 커피 한잔하고 싶은데 안 될까요?”손씨 가문이 해성시에서 명망 높은 가문이었고 게다가 많은 사람이 어떻게든 손씨 가문과 연을 맺으려고 했었다. 게다가 자신에게 다른 의도를 보이며 접근하는 손윤서에 안나는 속으로 은근히 좋아했다.손윤서에게 서정원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었던 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두 사람은 그렇게 운성 그룹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