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라고?’‘또 시작된 거냐...’‘왜 자꾸 시아라고 부르는 거야?!’서정원은 살짝 짜증이 난 어투로 손을 빼내려고 애를 썼다.“최성운 씨, 그만 해요! 이것 좀 놔요. 그리고 왜 자꾸 뜬금없이 시아라는 분을 찾는데요!”서정원의 반응에 최성운은 찬물을 끼얹은 듯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이 사람은 그가 찾는 시아가 아니었다.그가 아는 시아는 절대 이렇게 그를 거부할 리가 없었다.최성운은 서정원의 손을 놓아주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의자에 몸을 기댄 그는 다시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단추를 받아 들고 물었다.“제
서정원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최성운 씨, 제발 그만 좀 하세요! 전 당신에게 정말 관심도 없다고요. 당신이 누구를 좋아하든 말든 저랑 상관없어요. 그냥 우리 사이만 똑똑히 기억해두면 돼요! 우리 사이는 그저 3개월의 약속으로 묶인 사이에요. 아니지, 이미 한 주가 지났으니 3개월도 아니네요. 어차피 나중엔 우린 파혼할 거고, 우린 그냥 서로 남남인 거예요. 알아들었어요?”남남이라는 단어를 듣게 된 최성운은 이상하게도 기분이 나빴다.그는 도대체 왜 서정원이 이토록 신경 쓰이는지 몰랐다. 그는 서정원
그러나 이어진 다음 순간, 최성운은 싸늘해진 목소리로 손윤서에게 말했다.“손윤서, 너보고 나가라고 한 거야.”“성운아...”손윤서는 믿기지 않는 듯 눈을 크게 뜨더니 아랫입술을 물었다.“나 아직 기획안도 너에게 설명 안 했어!”최성운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잔뜩 짜증 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거기 놓고 가.”“하지만, 오빠가 너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주라고 했단 말이야...”손윤서는 울먹거리면서 말했다.최성운이 서정원 앞에서 그녀의 체면도 고려하지 않고 내쫓고 있었다.예전부터 비록 최성운이 그녀에게 차갑게 대하긴
회의에 참여한 인원엔 하은별과 백아영, 그리고 이번 프랑스 레이디 패션 프로젝트에서 디자이너를 맡게 된 이은진이 있었다.서정원이 들어오자 사람들은 일제히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다음 회의엔 지각하지 마세요.”최성운은 차가운 눈빛으로 서정원을 보더니 이내 앉으라고 했다.‘지각했다고?’‘애초에 누구도 회의에 대해서 알려주지 않았잖아.’말하지 않아도 하은별의 짓임을 알아챌 수가 있었다.서정원은 아무런 말도 없이 대충 자리를 찾아 앉았다.회의가 시작되고 하은별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프랑스 레이디 패션 협력 프로젝트
서정원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어서, 제가 여러분께 프랑스 레이디 패션 프로젝트에 관한 구체적인 상황과 진척에 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그녀는 펜을 들고 화이트보드에 프로젝트의 상황에 관한 도표를 그리면서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목소리도 또렷하고, 말도 조리 있어 아주 알아듣기 쉬웠다.하은별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서정원을 바라봤다. 그녀는 자신의 허벅지를 아무리 꼬집어 보아도 믿기지 않았다.‘말도 안 돼!’서정원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주 또렷하고 조리 정연하게 프로젝
서정원의 말에 이은진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러나 서정원은 신경조차 쓰지 않고 계속 말했다.“통속적으로 말하면 속물 같아 보이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디자이너가 완벽한 디자인을 만들어 내려면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이에요. 디자인에 영혼을 주입하고 유일무이한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거죠.”서정원의 말에 백아영의 표정도 변해갔다.비록 이번 시즌의 메인 디자이너는 이은진이었지만 백아영은 주얼리 디자인팀의 부장으로서 이은진에게 적잖은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그녀가 최성운에게 보여줄 디자인으로 통과시켜 준 것이었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예상보다 조용하고 빠르게 흘러갔다.손윤서는 그날 이후로 더 이상 운성 그룹에 나타나지 않았고 하은별도 이상하리만큼 서정원을 찾아와 귀찮게 하지 않았다.그러나 서정원은 절대 간단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폭풍이 일어나기 전에도 항상 고요했기 때문이다.오늘은 레이디 패션 프랑스 본부의 회사 대표인 브루스가 운성 그룹으로 방문하는 날이었다.레이디 패션 프로젝트의 담당자로서 서정원은 공항으로 마중 나가야 했다.공항으로 가기 전까지 서정원은 오후에 있을 레이디 패션에 관한 회의 자료들을 꼼꼼하게 살펴봤다.아무
“하이, 미스터 최!”최성운을 발견한 브루스가 열정적인 인사와 함께 포옹하였다.“오랜만이네요.”최성운은 여전히 다가가기 힘든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서정원은 사무적인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다가가 프랑스어로 인사를 나누었다.“브루스 씨, 안녕하세요!”“아름다운 아가씨는 누구죠?”브루스는 활짝 웃으며 푸른 보석 같은 눈을 반짝이며 서정원에게 물었다.최성운은 미간을 찌푸리며 브루스에게 소개했다.“이분은 서정원 씨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담당자죠.”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서정원의 모습에 최성운은 또 한 번 놀랐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