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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그래서 다시 돈을 세기 시작했고 은표가 부족하자 금으로 채웠다.

‘20여만 냥을 눈도 깜짝하지 않고 내놓다니.. 공주부에 재산이 만만치 않군. 하긴, 근 몇 년 동안 부병을 키우고, 수백 명의 시종과 하인을 거느리는 것도 모자라 종종 손님까지 대접했었지. 게다가 공주부의 복장, 장신구 등은 모두 일등품이었어.’

돈을 꺼낼 때 마음을 아파하던 장공주의 표정을 본 송석석은 이번에야말로 장공주의 급소를 정확히 찔렀다는 생각에 통쾌했다.

이번일로 정말로 그녀와의 관계가 틀어진 것 같았다.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모두 되돌려 받았으니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았어. 그리고 내가 장공주와 사이가 틀어진 일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니 허위적인 친절을 유지할 필요 없어. 이젠 집으로 돌아가야지.’

장공주 모녀는 송석석이 올 때와 달리 아주 오만스러운 태도로 떠나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라했다.

“송석석!”

장공주는 이를 갈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녀에게는 이제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가의 군주도 처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 몇 년간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군요. 모두 송석석 저 천한 년 때문이니 내가 가만 두지 않겠어요!”

장공주도 송석석을 원망했지만 가의 군주가 하는 말을 듣고 말렸다.

“아니다. 넌 송석석의 상대가 아니니 괜히 건드리지 말거라. 금루의 일도 네가 잘 처리하지 못한 탓 아니냐? 어떻게 장부를 전부 금루에 둘 수가 있어? 너 대체 생각이 있는 거냐?”

가의 군주는 화가 나면서도 억울했다.

“저는 평양후부로 바로 가져가면 제가 금루를 운영한다는 걸 시어머니에게 들킬까 봐 무서워서 그랬던 겁니다..”

“그럼 다른 저택에 다시 가져다 두었어야지. 평양후부에만 가져다 놓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 정 방법이 없으면 오래갈 장사도 아니니 매년 장부를 확인한 후 태워버릴 수도 있는 것이잖냐!”

“저도 그러려고 했는데 조천민 녀석이 태우면 안 된다고 저를 계속 말렸습니다.. 공주부의 모든 가게 중 금루만 세금을 내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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