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03화

제대로 한소리들은 장공주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러다 겨우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콧방귀를 꼈다.

“그림도 잘 알지 못하면서 이참에 기회를 잡은 모양이네요. 말조차 섞고 싶지 않은 모양이니 소자는 물러가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녀는 혜 태비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혜 태비는 그저 어리둥절했다.

'이 늙은 여시가 또 왜 이러는 거지? 심기를 건드린 건 평양후부 노부인인데, 왜 나를 노려보는 거야?'

그녀 밑에서 많은 억울함을 당했고 더군다나 둘 사이에 장사도 얽혀 있으니, 그녀를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조금 더 감상하지 않으실는지요?"

그러자 장공주는 그녀 옆으로 다가와 귀에 속삭였다. 그녀는 은근 명령어로 말하고 있었다.

“당연히 감상해야지요. 다만, 모든 이들이 돌아간 뒤에 이 그림들을 저에게 보내주시지요. 오늘 중으로 꼭 봐야겠어요.”

그러고는 가의군주와 함께 떠났다. 그 광경에 전소환도 뒤를 따라갔다. 장공주의 부인들도 망설이다 일어섰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안만수의 손녀 안여옥은 넋을 잃은 채 하나하나 자세히 감상 중이었다. 마치 선 하나하나까지 마음속에 새기려 하는 듯했다.

그림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은 그저 혜 태비의 심기를 건드리게 될까 노심초사 중이었다.

하여 방금 전의 신경전도 제대로 이해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장군부의 그 소녀에게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았다. 혹시라도 아들과 이어지기라도 한다면 평생 걱정할 일이 없을 것이다.

마침, 아들이 짝을 찾고 있는 시점에 놓인 가문에서는 전소환을 검은 명단에 올려버렸다. 독신으로 살지언정 저런 여자를 며느리로 맞이할 수는 없었다.

한편, 한동안 그림을 감상하던 혜 태비는 점점 고민이 되었다.

그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귀한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던 혜 태비는 만약 장공주에게 보낸다면, 다시 돌려받지 못할 것 같았다.

‘보낼 것인가, 보내지 않을 것인가?’

보내지 않으면 나중에 무슨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 없었다. 그 모녀는 사람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