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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그녀는 다가가서 사여묵을 밀치고 아이를 품에 안았다.

아이는 바짝 야위어서 뼈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몸에서는 쉰내가 나고 머리카락도 엉겨붙고 간간이 피멍도 보였다.

하지만 송석석은 마치 진귀한 보물을 안듯이 아이를 꽉 껴안고 눈물만 하염없이 흘렸다.

아이는 더 이상 발광하지 않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사여묵을 대하던 광기도 사라지고 아이는 마치 생기를 잃은 인형처럼 가만히 안겨서 눈물만 흘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여묵은 드디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송씨의 대를 이을 아이가 살아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 아이가 어쩌다가 도망쳐서 납치범들의 소굴에 잡혀갔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동안 그는 아이의 옆에 머물며 단서를 조금이라도 찾아내려고 했지만 독에 당해 벙어리가 된데다 사람의 접근을 극도로 경계했기에 이렇다 할 수확이 없었다. 처음에는 서우라는 이름에 반응하나 싶었지만 나중에는 이름을 들어도 전혀 반응을 하지 않고 오히려 더 신경질적으로 굴었다.

개방에서 조사를 해봤지만 아이가 어떤 경로로 그 집단에 잡혀갔는지에 대해서는 알아내지 못했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송석석은 아이를 놓아주었다. 서우는 그녀의 손목을 꽉 잡고 있었다. 아이의 긴 손톱이 그녀의 여린 피부에 생태기를 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아이는 송석석을 빤히 바라보다가 탄궁을 발견하고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이는데 나오는 소리는 꽉 막힌 신음소리밖에 없었다.

송석석은 떨리는 손으로 아이의 얼굴에 난 상처를 어루만지며 사여묵에게 말했다.

“왕야, 아이가 입을 옷과 신발을 준비해 주세요. 하인은 있나요? 물을 데워서 목욕부터 시켜야 할 것 같아요.”

“옷은 이미 사왔는데 애가 너무 강하게 반발해서 갈아입히지 못 했어. 지금 당장 물을 끓이라고 명하지. 넌 아이랑 얘기 좀 더 하고 있어.”

사여묵도 눈시울을 붉히며 밖으로 나갔다.

서우는 줄곧 송석석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송석석은 아이를 안아 의자에 앉힌 뒤, 손수건으로 아이의 얼굴을 닦아주며 부드럽게 타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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