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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작가: 유리
차우미는 자신이 아마도 잘못 느낀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아니면 오늘 밤 진현의 말 때문에 나상준에 대한 마음이 조금은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이상한 느낌은 금방 사라지고 차우미는 룸으로 돌아갔다.

차우미가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야 한다는 말이 나상준한테는 차우미의 티켓을 예약해주면 된다는 것으로 느껴졌다. 나상준은 차우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돈을 주면 되니 괜찮다.

옷값, 비행기 티켓값, 그리고 옥팔찌까지 함께 집에 가져다주면 된다.

하지만 지금 몸에 갖고 있는 현금이 얼마 되지 않아 내일 은행에 한번 갔다 와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며 차우미는 룸에 도착해 씻은 후 등을 끄고 침대에 누워 잤다.

한결같은 취침 시간이었고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하지만 전에는 아주 빨리 잠에 들 수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오늘 밤은 빨리 잠에 들 수 없었다.

주위가 어둡고 적막하니 차우미의 머릿속에는 레스토랑에서의 화면이 떠올랐고 진현이 말한 말이 생각이 났다.

나상준에 관한 것, 주혜민에 관한 것, 그리고 진현에 관한 것.

전에 일어났던 일들 그리고 그 후에 일어난 일들이 차우미의 머릿속에 맴돌아 조금도 졸리지 않고 오히려 정신이 말짱해 났다.

마지막에 차우미는 실면 했다.

그렇다, 아주 드물게 실면 했다.

차우미는 반사신경이 길어 어떤 일들은 그 당시에 생각했던 것과 그 후에 생각한 것은 차이가 있었다.

아주 많은 정보량을 받아들여야 했을 때 차우미가 한순간에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었다고 말을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가고 이렇게 조용할 때 생각은 아주 또렷해지고 그때 일이 다시 기억이 나면서 한 가지 일을 컨트롤을 할 수 없게 생각을 하게 되고 이해를 하려고 하게 된다.

그때 병원에서 임상희와 주혜민의 계략에 넘어가 차우미와 주혜민이 함께 넘어졌을 때 나상준이 나타나 주혜민을 안았다. 이 일이 나상준과 주혜민이 관계를 확립 하기 전인지는 모르지만 차우미는 나상준이 주혜민을 안고 나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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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미는 자신이 좋아하는 마음이 이미 아주 무겁다고 생각했다. 차우미가 자신의 고향을 떠나고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포기하고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낯설고 아주 먼 곳에 시집을 온 것이 이미 자신이 나상준에 대한 마음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진현이 마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미소를 지었다.진현의 사랑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자신을 불태워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것이다.차우미는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있냐고 물었다.차우미는 그럴 수 없다고 대답했다.차우미의 생명에는 사랑이 모든 것이 아니라 혈육의 정 그리고 우정도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또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치고 버릴 수는 없다.차우미는 그렇게 못 한다.바로 이 원인 때문에 차우미는 항상 이성적으로 혼인을 대할 수 있었고 냉정하게 차우미와 나상준의 관계를 대할 수 있었다. 이혼 앞에서도 차우미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하지만 오늘 밤 진현을 보고 진현이 주혜민에 대한 마음을 보고 차우미의 마음은 무언가에 터치된 듯했다.좋고 나쁘고,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그 사람이 부족한 점이 아주 많다고 해도 감정 안에서 진현은 아주 좋은 사람이다.차우미는 한평생 진현처럼 할 수 없다. 차우미는 진현 같은 사람을 존경한다.하지만 이 세상에 진정으로 서로 사랑 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차우미는 주혜민의 예쁜 얼굴이 떠올랐다. 처음에 아주 귀한 가문의 아가씨로부터 그 후에 무아지경으로 나오는 모습까지. 차우미는 우아한 재벌집 아가씨의 이미지는 주혜민의 위장이라고 생각했다.차우미도 주혜민의 위장에 속았었다. 주혜민이 말한 것이 진실이고 주혜민의 행동도 진실이라고 믿었다.하지만 지금, 차우미는 그 후의 주혜민이 진실한 주혜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주혜민은 온화하지도 않고 성격이 좋은 것도 아니다. 주혜민은 그저 온화 해야 할 때 한적하고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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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를 보내고 나니 차우미는 여가현이 생각났다. 반우경에게 안평시에 간다고 문자를 보냈으나 여가현에게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난리를 칠 것이다.그래서 차우미는 여가현에게 문자를 보냈다.그리고서 차우미는 하선주에게 전화를 쳤다. 하선주에게 이쪽에서 일은 끝났지만 다른 일도 있어 아마도 이틀 정도 지나면 안평시에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하선주는 차우미가 안평시에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주 기뻐했다. 차우미더러 안평시에 돌아오는 날에 전화를 치라고 해 하선주가 미리 장 보러 가서 재료를 사다가 닭백숙을 해 몸보신을 시켜주겠다고 했다.하선주는 딸이 출장을 간 동안 잘 먹지도 못하고 고생을 한 것을 알아 이번에 돌아오면 제대로 몸보신을 시켜주려고 했다.차우미는 웃으며 알았다고 하면서 하선주더러 평상시에 먹던 대로 먹으면 된다고 했다.하선주는 차우미의 말을 듣지 않고 돌아오는 날에 미리 전화를 치면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차우미는 어쩔 수 없이 알았다고 했다.모든 걸 다 하고 나니 시간은 10시가 되었다.차우미는 물건을 다 정리하고 가방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 체크아웃을 하고는 은행에 가서 현금을 뽑았다.차우미가 돌아온 시간은 11시였다. 차우미는 현금을 꺼내 버려 보고는 오 팔찌와 함께 옆에 놓고 청주에 있는 나상준의 집에 가면 같이 놓아 주려고 했다.차우미가 놓자마자 핸드폰이 올리기 시작했다.차우미는 나머지 40만 원을 지갑에 놓고 핸드폰이 올리는 소리를 듣고는 전화를 한 사람이 누군지 봤다.여가현이었다.여가현이 일을 마치고 인제야 차우미가 보낸 문자를 봤나 보다.차우미가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가현아.”“이제 일 끝났어?”여가현은 아주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는데, 그 목소리는 마치 일을 끝낸 사람이 차우미가 아니라 여가현인것 같았다.차우미가 웃으며 말했다.“일은 다 끝났어. 근데 다른 일이 조금 있어 아마도 이 삼 일은 더 있어야 할 것 같아 하지만 요 며칠 사이에 안평시에 돌아갈 수 있어.”“일이 다 끝났는데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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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가현은 더 전화를 치지 않고 온이샘에게 문자를 보냈다.문자를 보내고는 펜을 놓고 사무실을 나갔다.여가현은 아직 채 하지 못한 일이 많이 남았다. 방금 차우미에게 전화를 친 것도 시간을 짜내 미리 차우미에게 말한 것이다.아니면 차우미가 언제 시간이 날지 모른다.여가현은 시간을 지체하는 것을 싫어해 모든 일은 다 빨리빨리 해결해야 직성이 풀린다.이때 안평시.온이샘은 확실히 수업을 보고 있었다. 아직 수업이 끝나지 않았다.핸드폰은 무음으로 해놔 진동 소리도 없었다.온이샘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강의에 집중하고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책을 거두고 강의실에서 나갔다.강의실에서 나가 곧장 사무실로 돌아갔다. 테이블에 있는 컵을 갖고 물을 받아서 마셨다.이때쯤 수업을 보던 선생님들도 모두 수업을 마치고 교회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사람도 있었고 매출을 한 사람도 있어 사무실에는 사람이 몇 명 없었다.온이샘이 돌아온 것을 보고 모두가 말했다.“이샘 씨, 밥 먹으러 가자고.”“그래요, 이샘 씨.”온이샘은 많이 동료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물을 마시고는 웃으면서 말했다.“먼저 가세요. 저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서요.”이 말을 듣고 모두가 머리를 저었다.온이샘은 일을 열심히 한다. 외국에서 돌아온 후 국내에 업무 템포에 적응하기 위해 계속 일을 하고 야근을 했다. 다른 사람이 휴식을 할 때 일을 했고 다른 사람들이 밥을 먹을 때도 일을 했다. 퇴근을 하고 나서도 쉬지 않고 정말 열심히 일에 몰두했다.“이샘 씨, 이렇게 하면 안 돼.”“맞아요, 이샘 씨. 밥은 그래도 제때에 먹어야지. 건강이 최우선인데.”“이샘 씨 기록 잘 생겼지만 얼굴을 이렇게 아끼지 않으면 안 되지. 아니면 이샘 씨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마음 아파하겠어.”“하하하. 지금 학생들은 완전 외모지상주의라니까. 우리 이샘 씨만 나타나면 만석이라니까. 부러워 죽겠어.”“그러니까요. 이샘 씨를 우리한테 물어보는 학생들도 있다니까. 이 인기가 말이야 지금 우리 학교 선생님 중에 넘버원

  • 봄날   제712화

    핸드폰을 계속 무음으로 놓고 있어 자신을 연락한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있었다.온이샘은 눈앞에 차우미의 얼굴이 떠올랐다.이 시간 동안 가끔씩 연락을 했었다. 차우미가 회성에서 잘 있는 것도 아니고 돌아온다는 것도 알고 있다.그래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확실한 시간이 정해지지 않아 온이샘은 차우미가 언제 돌아오는 날을 알려줄지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온이샘은 차우미가 주동적으로 자신에게 안평시에 돌아오는 시간을 알려주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자신이 주동적으로 나서야 한다.그래서 여러 날 차우미에게 물어보지 않았으니 지금은 물어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이렇게 생각하고 온이샘은 핸드폰 화면을 켰다.핸드폰에 부재중 전화와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는 것을 봤다.온이샘은 전화를 친 사람과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누군지 봤다.여가현.온이샘은 긴장한 채로 메시지를 눌러봤다.여가현: [이샘 선배, 우미가 저한테 요 며칠에 안평시에 돌아온다고 했어요. 우미가 선배한테 말했어요?]이 문자는 보기에는 물어보는 것 같아도 명확하게 알려주는 문자였다.왠지 모르게 온이샘은 갑자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차우미가 주동적으로 알려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미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진정으로 알게 되었을 때는 마음이 복잡했다.차우미의 마음에 다가가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시간을 보고 온이샘은 차우미에게 전화를 쳤다.차우미가 온이샘한테 말하지 않았으니 온이샘이 먼저 물어보려고 했다.여가현이 자신에게 알려 줬으니 더 물어보려고 했다.회성, 호텔에서.차우미는 가방에 있는 물건을 정리하고 룸에 있는 물건도 다 정리를 했을 때 시간은 이미 12시였다. 온이샘이 안평시에서 갖고 온 특산품을 아직 다 먹지 못해 나가서 먹지 않고 특산품을 먹었다.그와 동시에 차우미는 컴퓨터를 열어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봤다.차우미가 먹으면서 자료를 찾고 있을 때 핸드폰이 올렸다.차우미는 멈칫하다가 전화를 받았다.온이샘.이 이름

  • 봄날   제713화

    차우미는 온이샘이 나중에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온이샘이 이렇게 말을 하니 차우미가 말했다.“선배, 아직은 이쪽에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대략 하루 이틀 정도는 더 걸릴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언제 돌아갈지는 아직 몰라요. 하지만 안평시에 돌아가면 꼭 연락할게요. 밥도 사고요. 그러니까 선배 나 데리러 오지 않아도 돼요.”직접적인 거절에 온이샘은 한숨을 쉬었다.차우미가 자신을 번거롭게 하지 않고 일을 하는 데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동시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임을 안다.“그럼 이렇게 하자. 비행기 오르기 전에 나한테 말해. 내가 그때 시간이 있으면 데리러 가는 거고 시간이 없으면 안 가는 거야. 이러는 건 어때?”차우미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하다가 대답했다.“좋아요.”이 대답을 들으니 온이샘은 조금 마음을 놓았다.하지만 머릿속에는 아까 차우미가 말한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생각이 나서 온이샘이 물었다.“처리해야 할 일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괜찮아요, 선배. 작은 일이라서 도와주지 않으셔도 돼요. 이 일만 처리하고 돌아갈 거니까 아마도 한두 달이면 될 거 같아요.”이 일이 큰 일인지 아닌지 심각한지 아닌지 목소리와 말투에서 알 수 있다.이때 치우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럽고 평상시와 똑같아서 작은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온이샘은 안심했다.“그래, 밥 잘 챙겨 먹고 이제 또 시간 있으면 연락하자.”“그래요, 선배.”온이샘은 사실 차우미히고 더 말하고 싶었지만 갑자기 뭘 말해야 할지 몰라 했다.어떤 말은 하고 싶지만 말하면 안 되고 다가가려고 하면 차우미가 거절을 하니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그러니 돌아오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다른 곳에 있는 것은 많은 제한을 받는다.호텔에서 차우미는 연락을 끝낸 후 핸드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했다.시간이 조금 지난 후 차우미는 계속 먹으면서 자료를 검색했다.여가현이 자신의 일에 신경을 많이 쓴다. 온이샘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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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미는 놀랐다.차우미는 낮에 입고 있던 셔츠와 정장을 입고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문밖에 서서 전화를 받는 사람을 보고 있었다.이때 나상준은 전화 맞은편에서 말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차우미를 보고 있었는데 밖에 얼마 동안 서 있었는지 모른다.차우미는 문의 열자마자 이렇게 갑자기 나상준을 보게 될 거라고 생각지 못해 몇 초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나상준이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나서야 차우미가 반응했다.“일 끝났어?”차우미는 나상준이 공항에 같이 가려고 데리러 온 것임을 눈치챘다.차우미는 원래 혼자 공항에 가서 기다리려고 했는데 나상준이 먼저 데리러 올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응.”나상준은 앞으로 와서 차우미의 캐리어를 가져가 끌려고 했다.나상준은 차우미의 손을 신경 쓰지 못하고 손을 뻗은 순간 차우미의 손끝을 스쳤다. 차우미는 멈칫했다가 재빨리 손을 뗐다.손을 뗀 순간 나상준이 캐리어를 가져갔다.나상준이 차우미를 보면서 말했다.“캐리어 이거 하나야?”방금 행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처럼 나상준의 표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반대로 차우미만 부자연스러워 보였다.나상준이 이렇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니 자신의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이상해 보였다.차우미가 손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다.“응, 이거 하나야.”차우미는 회성에 와서 아무런 기념품을 사지 않았다. 전에 샀던 특산품은 이미 택배로 부쳤다. 전에 온이샘이 바꿔 입을 옷들을 가지고 온 게 좀 무게가 간다.하지만 여름옷은 두껍지 않고 얇아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아 캐리어 하나에 차우미의 옷과 신발들을 다 넣을 수 있었다.제일 주요한 원인은 차우미가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만약 꾸미기를 좋아한다면 캐리어 하나로는 부족할 것이다.나상준은 대답을 듣고 더 물어보지 않고 캐리어를 끌고 떠났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자신의 캐리어를 끌고 가는 모습을 보며 말리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냥 짧은 시간인데 그냥 놔두자.차우미와 나상준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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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성은 아주 좋은 도시었다. 만약 이후에 기회가 된다면 또 와 볼 것이다. 나상준은 차우미의 옆에 앉아 손가락으로 핸드폰 액정을 가볍게 두드리고 있었다.나상준의 눈은 앞에 있는 등불들을 보며 그 불빛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나상준의 눈에 마치 불꽃이 꺼졌다 켜졌다 하는 것 같았다.누구도 지금 나상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마음인지 모른다.1시간이 지나 차가 공항에 도착했다. 기사님이 캐리어를 내려놓고 공항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허영우가 앞으로 나갔다.나상준은 캐리어가 두 개였고 차우미는 하나였다.차우미는 허영우가 캐리어를 두 개를 드는 것을 보고 말했다.“내 것은 내가 끌게요.”차우미가 자신의 캐리어를 가져오려고 할 때 허영우가 말했다.“사모님 제가 캐리어를 부치고 오겠습니다. 티켓은 이미 다 해결했으니 탑승 하러 가시면 됩니다.”허영우는 말을 하고 나상준에게 티켓 두 장을 줬다.나상준은 티켓을 받고 공항으로 들어갔다. 뒤에 있는 허영우를 신경 쓰지 않았고 차우미도 보지 않았다.차우미가 이 모습을 보고 멈칫하다가 허영우에게 말했다.“그럼 부탁해요.”“제가 할 일인데요, 사모님.”허영우가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차우미의 마음에 이상한 느낌이 들게 했다.하지만 나상준이 멀리 간 곳을 보고 차우미는 더 생각할 겨를이 없이 빨리 나상준을 따라갔다.허영우가 산 티켓은 일등석이었는데 나상준과 차우미는 VIP 통로로 들어가 1시간 도 지나지 않아 비행기에 올랐다.차우미는 안전벨트를 하고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낼 시간을 봤다. 대략 40분 정도 있으면 비행기가 난다.지금은 9시인데 바깥은 아주 조용했다.차우미는 창밖에 있는 직원들이 서 있는 모습, 비행기가 질서정연하게 날고 또 착륙하는 모습, 직원들이 걸어 다니거나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을 쳐다봤다.주위에 있는 등불은 밝게 켜져 마치도 어두운 밤에 남겨진 불꽃처럼 따뜻한 불길로 이곳에 따스함을 더해주는 것 같았다.차우미는 그 등불, 직원들, 비행기를 보고는 시선을 돌려 핸드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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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상준은 차우미 뒤에서 두 모녀가 포옹하는 것을 지켜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자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시선을 느끼고는 흠칫하며 눈을 들었다.차동수는 하선주의 뒤를 따라 입구로 왔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차우미를 보았고, 이어서 딸의 뒤에 서 있는 나상준을 보았다.그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사위였던 나상준은 나씨 가문의 후손으로서 언제나 예의가 바르고 사려가 깊었다.나상준의 성격은 보통 사람과 달랐는데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잘 웃지도 않으며 내성적이어서 사람들이 잘 접근하지 못한다.차우미와 나상준이 결혼한 3년 동안 차동수도 사위 나상준과 몇 마디 해본 적이 없어서 여전히 낯설었다.차동수에게 나상준은 아주 훌륭하고 교양이 있는 젊은이였고 동시에 따뜻함도 인간미도 없는 사위이기도 했다.이런 사윗감은 좋다고 하기도 나쁘다고 하기도 애매했는데 차우미만 좋으면 그들은 의견이 없었다.그런데 두 사람이 이혼한 이유가 제3자 때문이라는 것이 제일 의외였다.차동수의 마음속에 나상준은 절대 교양이 없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일이 발생하고 나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다만 나상준의 신분과 지위를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있을 법한 일이기도 했다.비록 부모 눈에 자신들의 자식이 제일이겠지만 차우미가 어느 정도인지는 그들도 똑똑히 알고 있었고 또 사람과 사람은 차이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나상준과 같은 훌륭한 아이가 나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관계가 아니었다면 절대 차우미와의 결혼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만약 나상준이 차우미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차동수는 절대 두 사람을 만나게 하지 않았을 건데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가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기에 운명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얼마 전에 차우미가 나상준과 이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마음이 아팠는데 동시에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맞지 않으면 하루빨리 헤어지는 게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하선주가 나상준을 못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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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아니야. 시간도 늦었고 아빠와 엄마는 이제 주무실 거야. 그러니 상준 씨도 일찍 돌아가서 쉬어.”안평에 오기 전에 나상준은 차은평과 소명진을 보러 온다고 했지, 차동수와 하선주도 만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기에 차우미는 조금 놀랐다.하지만 그녀는 금방 나상준의 뜻을 이해했다.후배로서 예의상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안 가면 오히려 말이 안 되는 것이다.하지만 차우미는 나상준이 자기 집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는데 왜 그러는지는 나상준도 잘 알고 있었다.“가자.”차우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나상준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나상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차가 그와 차우미 앞에 멈춰 섰다.나상준은 몸을 옆으로 돌리고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 차우미를 타라고 했다.차우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다음에 가. 그리고 상준 씨는 일도 바쁠 텐데 얼른 가서 일해. 굳이 오늘 갈 필요 없으니 나중에 시간이 많을 때 가도 돼.”“지금 시간이 돼.”“...”차우미는 할 말을 잃었다.그녀가 싫어하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왜 굳이 가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순간 차우미는 나상준의 깊은 눈동자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차우미의 생각을 아예 모르는 듯 대답이 없는 차우미를 향해 말했다.“계속 이러고 있으면 시간이 더 늦어져.”차우미는 입술을 다시며 열려 있는 차 문을 보더니 잠깐 머뭇거리다가 올라탔다.나씨 가문에서 자란 나상준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차동수와 하선주가 나상준을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겠다고 하니 차우미는 포기했다.차우미가 차에 타자 나상준은 문을 닫고 다른 쪽으로 가서 차에 탔다.그들은 순식간에 청강 아파트를 떠났다.청강 아파트와 차동수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멀지 않았기에 십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게다가 지금 시간은 교통이 막히지 않은 시간이고 도

  • 봄날   제954화

    차우미는 걸음을 멈추고 소명진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할머니, 저는 괜찮아요. 상준 씨는 좋은 사람이고 아무 문제가 없어요. 저도 그렇고요. 저희는 그냥 맞지 않을 뿐이에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소명진은 밤하늘을 바라보더니 평소와 같은 단순하고 깨끗하고 부드러운 얼굴이었지만 눈에는 걱정이 많았다.“알았어. 맞지 않으면 다시 찾으면 되지. 우리 손녀가 얼마나 훌륭한데, 꼭 잘 어울리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거야.”차우미가 웃으며 소명진을 끌어안더니 소명진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할머니, 저 꼭 행복할 거예요. 저만 믿으세요.”소명진도 웃었다.“그럼, 우리 우미는 꼭 행복할 거야.”차우미와 소명진은 밖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고 30분 정도 있다고 신선한 과일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들어서자마자 차우미는 거실의 분위기가 나갈 때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차우미는 나상준과 차은평을 번갈아 보았는데 두 사람은 여전히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지만, 표정은 모두 달라졌다.나상준의 표정은 여전히 기쁨과 분노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차우미가 예민한 탓인지 그녀는 나상준이 조금 전과 너무 달라진 것 같았다.반면에 차은평은 표정에 명백한 변화가 있었는데 전처럼 웃는 모습이 아니고 근엄하고 위엄이 느껴졌다.차우미와 소명진이 나가자마자 그다지 좋지 않은 대화를 한 모양이다.차우미는 과일을 테이블에 놓으며 말했다.“할아버지, 할머니,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이제 쉬셔야죠. 저희는 이만 갈게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또 뵈러 올게요.”현재의 시간은 노인들에게 있어서 늦은 시간이 확실하다.차운평은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조금 전의 엄숙한 표정은 차우미 집에 들어오는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인자한 얼굴로 변했다.“우리도 알아. 걱정하지 마. 너도 지금 금방 도착했으니 얼른 집에 가서 쉬어. 너의 부모도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잖아. 그런데 너 몇 달 못 본 사이에 야윈 것 같아.”매년 청주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차우

  • 봄날   제953화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응축되면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것 같았다.차은평은 주전자를 들고 나상준을 바라보았는데 조금 전까지 보이던 후배에 대한 사랑은 온데간데없이 엄숙했다.나상준은 허리를 약간 굽혀 주전자를 받으려던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차은평의 진지한 말에 그는 동작을 멈추고 차은평과 눈을 마주치고 말했다.“네, 사실입니다.”대답을 들은 차은평의 표정은 엄숙하고 모르는 사람을 대하듯 낯설게 변했다.그와 동시에 나상준에게 차를 주려고 들었던 주전자를 거두고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나상준은 차은평의 행동에 놀라지 않고 다시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저와 우미가 이혼하게 된 건 제3자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적으로 제 문제입니다. 하지만 결혼 3년 동안 절대 혼인 생활을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았어요. 저희 사이에 오해가 좀 있어요. 제3자는 저도 생각을 못 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저의 실수입니다.”차은평은 찻주전자를 내려놓고 자기 찻잔을 들고 마셨다.나상준이 담담한 어조로 하는 말을 들으며 차은평은 잠깐 흠칫하고 눈빛이 흔들리더니 계속 차를 마셨다.그 모습은 나상준의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듣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나상준은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할아버지, 저는 우미와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보상하려는 것도 죄책감도 아니고 나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관계 때문도 아닙니다. 오로지 우미와 이번 생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차은평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마시며 눈을 내리깔고 나상준의 말에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말을 마치고 차은평을 바라보면서 무슨 말이라도 하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이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차은평은 그렇게 나상준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모르는 듯 고요함을 만끽하며 차를 천천히 마셨다.손에 들고 있던 차를 절반 넘게 마시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차은평은 찻잔을 내려놓고 나상준을 바라보았는데 화는 조금 풀리고 미소가 살짝 보였다.하지만 그 미소는

  • 봄날   제952화

    청강 아파트는 도시 중심이 아닌 외곽에 자리잡고 있으며 입주한 지 2년밖에 안 되는 아파트인데 그 옆에는 강이 있고 그 맞은편에는 작은 산이 있다.때문에 청산녹수가 한눈에 보이고 경치가 너무 좋아 어르신들이 살기에 매우 적합한 곳인데 차우미의 조부모님들도 바로 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그들은 이제 백발노인이 되었지만, 아파트 앞에서 기분 좋게 오가는 차들을 보고 있었다.차가 멈추려 하자 노인들은 누구인지 궁금해서 차 쪽으로 보고 있었고 차 안에 있는 차우미도 밖에 있는 노인들을 바라보았다.차가 멈추자 차우미는 잽싸게 내려서 노인들에게로 다가가서 손을 잡고 말했다.“할머니, 여기까지 나와서 기다리지 않으셔도 되는데...”오늘 밤 차우미가 나상준과 함께 조부모님 뵈러 가는 것을 하선주는 싫어했지만, 그녀는 그래도 하선주와 통화를 마친 후 조부모님께 연락했었다.그리하여 그들이 아파트에 도착하기 전에 차우미는 할머니 소명진의 전화를 받고 도착 예정 시간을 얘기했다.그런데 이렇게 밖에 나와서 그들을 기다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소명진은 차우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조금 전까지 산책하다가 마침 네가 올 시간이 되는 것 같아서 기다린 거야.”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명진은 차에서 내려 차우미 옆에 서 있는 키가 큰 사람을 보았다.나상준이 말했다.“할머니, 안녕하세요.”소명진은 나상준을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우미를 보고 말했다.“들어가자. 할아버지는 기다리다가 먼저 집에 들어갔어.”“네.”차우미는 소명진의 팔짱을 끼고 손을 잡고 계속 문질렀다.소명진은 차우미의 일과 생활에 관해 물었고 차우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하나하나 대답했다.나상준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차우미 옆에서 두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걸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그렇게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고 두 분이 사는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 봄날   제951화

    “띵. 존경하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리 비행기는 15분 후에 안평 공항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착륙 준비를 위해...”기내에서 항공 승무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차우미는 속눈썹을 움직이다가 멍한 표정으로 눈을 떴는데 기내의 희미한 조명과 윙윙거리는 비행기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제대로 한잠을 잤다.무의식적으로 창밖을 바라보니 안평시의 불빛들이 깜빡였는데 밤하늘의 가득 채운 것이 은하수의 별빛처럼 아름다웠다.차우미는 일어나 앉아서 눈을 비볐다.나상준은 옆에 있는 차우미가 일어나면서 담요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잽싸게 손을 뻗어 담요를 잡아 다시 덮어주었다.차우미는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숙였는데 관절이 명확한 손이 자기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있었다.“고마워”그리고 직접 담요를 가져다가 덮었다.담요를 정리하고 차우미는 자연스럽게 하품하며 계속해서 창문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도시를 바라보았다.목적지에 가까워지면서 비행기는 점차 하강했는데 익숙한 도시, 고향이 가까워지자, 차우미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돌아오게 되어 그녀는 행복했다.나상준은 미소를 짓고 있는 차우미의 옆 모습을 바라보았는데 눈에 빛이 반짝거렸고 또 하품으로 인해 살짝 촉촉했다.눈빛에서 나상준은 차우미가 고향으로 돌아와서 너무 행복해하는 것을 느꼈다.어느덧 시간이 흘러 비행기는 유유히 안평 공항에 순조롭게 착륙했다.기내는 어느새 등이 전부 켜졌고 승무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차우미는 안전벨트를 풀고 가방을 챙겨 일어섰는데 도로 옆에 앉은 나상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가방을 들고 먼저 나갔다.차우미는 하는 수 없이 나상준의 뒤를 따라 기내에서 나갔다.두 사람은 여전히 VIP 통로로 아무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몇 분 만에 공항을 나왔다.차는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사는 차우미와 나상준이 나오는 것을 보고 즉시 짐을 받아 트렁크에 넣었다.나상준은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 차우미에게 먼저 타라고 했다.차우미는 사양하지 않고 올라가서 안쪽으로 앉

  • 봄날   제950화

    진문숙은 마음이 어찌 조급했는지 가능하다면 올해에 결혼식까지 치르고 싶었다.파티에서 사람들은 서로 잘 아는 사람들과 모여 앉아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며 우아한 음악 선율에 맞춰 각자의 생각과 행복, 그리고 걱정들을 이야기했다....성북동 별장에서.주혜민은 운전해서 별장을 떠난 후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고 큰 도로로 빠르게 달렸다.그날 밤, 그녀는 나상준의 냉정한 눈빛이 너무 두려워서 가까이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고 당황했다.주혜민은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나상준과 가까이할 수 없었다.그래서 고민 끝에 문지영을 만나서 상황을 얘기하려고 했다.비록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문지영과 친해지면 그것 또한 자기에게 유리할 거라고 믿었다.그런데 주혜민이 문지영이 집에 있을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결국 집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가정부의 말에서 문지영이 자신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왜 나를 안 만나려고 하는 거지?’주혜민은 설마 나상준이 다른 여자를 데리고 문지영을 만났고 또 문지영은 그 사람이 마음에 들었는지 궁금했다.그녀는 문지영의 성격을 잘 아는데 절대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그런데 이제 며칠도 되지 않았는데 문지영이 자기를 만나주지 않는다는 건 그 이유 외 다른 건 없다고 생각했다.이제 문지영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여자가 자신을 이겼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절대 안 돼!’주혜민은 지금 상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상대가 자기보다 조건이 좋든 안 좋든 절대 나상준을 포기할 수 없었다.3년을 기다려서 겨우 기회가 왔는데 다시는 나상준을 다른 여자에게 뺏기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핸들을 꽉 잡고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그러자 기다란 브레이크 소리가 깊은 밤에 울려 퍼졌다.차를 길옆에 주차하고 주혜민은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앞을 바라보았는데 눈빛에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그녀는 더 이상 시간

  • 봄날   제949화

    문지영도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들으며 시선을 돌렸는데 한 번에 몇몇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봤다.거의 모두 만나봤던 사람들인데 그중에 온씨 가문의 진문숙도 있었다.문지영은 친구 사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특별히 필요가 있을 때만이 그 필요한 사람과 가까워지려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서혜란처럼 말이다.예를 들어 온씨 가문의 진문숙과는 거의 왕래가 없었는데 평소에 가끔 만나면 간단하게 웃으면서 인사만 하는 사이였다.서혜란의 말에 문지영은 궁금해서 물었다.“결혼식이라니? 어느 가문에 결혼식이 있을 것 같아?”문지영 나이대의 사람들은 자식들의 나이가 모두 나상준과 비슷했는데 거의 모두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 어느 가문의 자식이 약혼하고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었다.서혜란은 문지영을 보더니 턱으로 진문숙의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가운데 있는 온씨 가문의 며느리 진문숙 씨 알지?”문지영은 진문숙 방향으로 보았는데 거기에는 3~4명이 있었는데 진문숙에 가운데서 제일 기쁘게 웃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무슨 경사가 있는 듯싶었다.문지영이 잠깐 생각하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온씨 가문의 아들은 해외에서 무슨 연구를 하는데 괜찮다고 들었어.”예로부터 사람들은 훌륭한 아이와 나쁜 아이들에 대한 인상이 깊게 남는다.“맞아. 온씨 가문의 아들은 모두가 좋다고 해. 최근에 들었는데 그 아들이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고 해. 성격이 조용하고 가문도 좋으며 진문숙 씨도 보고 엄청 마음에 들었나 봐.”문지영이 그제야 이해했다.그들과 같은 가문에서는 며느리를 볼 때 아들만 좋아한다고 되는 거 아니고 가문 어른들의 동의도 받아야 하는데 만약 어른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했다.그런데 서혜란이 진문숙도 만나보고 만족한다고 하니 아마도 성사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잘된 일이군.”말은 그렇게 했지만, 문지영은 마음속으로 조금 다급했다.주변의 많은 아이들은 모두 결혼

  • 봄날   제948화

    어떤 일은 당사자가 눈치채기 전에 잘못 말하면 미움을 사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 뒤에 주씨 가문에 일이 발생하고부터 문지영은 서혜란과 가까이 지냈는데 그녀를 통해서 더 많은 아기씨를 요해하고 직접 며느리를 고르고 싶었다.그때 서혜란은 마음속으로 기뻐했고 문지영이 장님은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혜란은 주혜민의 나쁜 말은 하지 않고 자기가 알고 있는 아가씨들에 대해서만 문지영에게 알려주고 문지영이 직접 만나보고, 조사하고 고려하게 했다.비록 주혜민은 좋아하지 않지만, 서혜란은 나상준을 높이 평가했다.서혜란이 봤을 때 나상준은 능력이 있고 대담하고 용감하며 신중하게 일 처리 하는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하지만 결혼은 서로 맞아야 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비록 자기 가문에 나이와 조건이 비슷한 소녀를 나상준에게 소개해 주려고 골라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포기했다.사람은 자신의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려면 서로 맞아야 한다.서혜란은 모든 일을 한 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본다.때문에 문지영이 며느리를 찾는 문제에서 그녀는 특별히 신경을 써서 모두 나상준과 잘 어울릴만한 아가씨들만 문지영에게 말했다.이제 남은 건 나상준의 마음에 달렸는데 그는 아무나 쉽게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문지영이 주혜민을 얘기하는 것을 듣더니 서혜란은 곧바로 문지영이 이제 주혜민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주혜민은 정말로 며느리로 적합하지 않았기에 서혜란도 그냥 준다고 해도 거부할 것이다.“그 아이가 상준이를 많이 좋아하나 봐요.”서혜란은 여전히 주혜민에 대한 나쁜 말은 하지 않고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주혜민과 나상준에 대한 소문은 서혜란도 들었지만 믿지 않았다.나씨 가문의 나상준이 만약 정말로 주혜민을 좋아한다면 절대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주혜민이 어떤 사람인지 나상준이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때문에 나상준이 주혜민을 선택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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