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이샘이 민망한 듯 시선을 돌렸다. "지금 안정됐어."온이샘이 굳었던 발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자기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가왔다.그러지 않으면 차우미를 놀래킬 수 있었다.차우미가 의자를 건넸다. "괜찮아, 서 있어도 돼."차우미가 말했다. "선배 앉아."그녀는 온이샘에게 물 한 잔을 따라줬다.온이샘이 건네 받으며 말했다. "고마워.""아니야, 선배."차우미는 다른 의자 하나를 가져와 다른 쪽에 앉았다.온이샘도 의자에 털썩 앉았다."넌 어때?" 온이샘이 여가현에게 물었다.여가현이 손을 들며 말했다. "나 어떤 것 같은데?"여가현의 모습에 온이샘이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은 것 같네.""그럼 됐지?""나 회복력 좋아. 무사해. 걱정하지 마."여가현이 자신만만해서 말하자 차우미가 끼어들었다. "회복력이 아무리 좋아도 자기 몸은 아껴야지.""아무리 좋은 몸이라도 네가 아끼지 않으면 오래 못가."여가현이 평소에 업무량이 많아 몸을 챙기지 않았다. 계속 이러다간 위험해진다.여가현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미 말이 맞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았잖아, 이제는 건강 관리도 해야지.""내 몸은 내가 챙겨야지!" 진지하게 말하는 여가현 때문에 차우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녀는 여가현의 마음을 이해했다.차우미는 더는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한 두마디로 여가현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다.온이샘도 여가현의 성격을 알고 있다. 여가현과 강서흔이 연애할 땐 자주 돌아다녔다. 온이샘이 말했다. "강서흔은 오늘 도착할 거야."강서흔이 비행기에 탄지 몇시간이 지났다. 오후 4, 5시 쯤에 도착할 것이다.여가현은 강서흔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을 굳혔다. "걔 얘기 그만하면 안 돼?"차우미는 여가현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 온이샘도 마찬가지다.온이샘은 차우미와 여가현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의사가 여가현의 상태를 체크했고 간호사가 그녀에게 링거를 주사했다.차우미는 의사에게 여가현의 상태에 대해 물었다. 의사는 빨리
차우미와 그녀는 오랜 친구다. 그래서 차우미의 안색이 좋지 않으면 여가현은 바짝 긴장한다.지금과 같은 상황이다.여가현이 온이샘에게 눈짓했다. 얼른 차우미를 데리고 올라가라는 뜻이다.차우미와 온이샘이 오늘 그의 외할머니에게 병문안 드리러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지금이 그 때다.온이샘도 고개를 끄덕였다.온이샘은 차우미의 얼굴을 살폈다.그는 차우미의 곁으로 가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여가현은 비록 괜찮다고 했지만 차우미는 찡그린 미간을 쉽게 펼 수 없었다. "가현이 먼저 쉬게 하자."차우미는 무슨 일이 생기면 원인을 분석하고 결과를 모색했다.그래서 무슨 일이 생기면 걱정만 하는 게 쓸모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는게 중요했다.여가현도 이렇게 된 이유를 잘 알고 있었고 원인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해결 방법은 어려웠다.그녀는 살짝 당황했다.온이샘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자 차우미가 정신을 차렸다. "그래."여가현은 온이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우미야, 넌 선배랑 인사드리러 가. 영소시도 돌아다니기도 하고. 난 졸려서 잠 좀 자야겠다.""병원에 간병인 있으니까 내 걱정은 하지 마."이런 상황에서 나가 놀라고 말하는 여가현 때문에 차우미는 머리가 아팠다. 몸을 돌려 침대 앞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고 차우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래, 알겠어. 푹 쉬어. 휴대폰 그만 놀고 일찍 쉬어. 나 늦게 돌아올게."여가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럴게. 안 놀게!"여가현이 자기 휴대폰을 간병인에게 건넸다. "제 휴대폰 좀 보관해줘요. 한숨 잘테니까 전화와도 깨우지 마요."간병인은 50대 중년 여성이다. 간병인은 휴대폰을 받으면서 말했다. "그래요."휴대폰을 간병인이 가져가자, 여가현은 즉시 침대에 누워 눈을 깜빡이며 차우미를 바라보았다.차우미가 웃음을 터트렸다."그래, 푹 쉬어.""응!"여가현은 얌전하게 누워있었다. 차우미가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
병실 문이 닫히고 여가현이 침대에 누워 멀어지는 발 소리를 들으며 긴장감을 풀었다.차우미의 반응이 너무 무서웠다.간병인이 문을 닫고 침대에 앉았다. "아가씨, 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차우미가 나가면서 여가현은 늘어지게 하품했다."먼저 잘게요. 무슨 일 생기면 불러요.""네."여가현은 눈을 감고 곧 잠이 들었다. 간병인은 옆에 앉아 여가현을 지켜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가현의 휴대폰이 진동했다.간병인이 얼른 휴대폰을 들었다.문자였다.간병인은 여가현이 곤히 잠든 것을 보고 휴대폰을 옷장 안에 넣었다. 여가현을 시끄럽게 하지 않기 위해서다.한편, 회성.하성우는 화장실에 가는 틈에 여가현에게 문자를 보냈다.그리고 여가현의 SNS까지 추가했다.화장실에서 나온 하성우는 사람들에게 다가갔다.오늘 그는 적의 내부로 침투할 생각이다. 절대 흐리멍덩해서 휘둘리지 않을 거다.차우미와 온이샘은 병실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온이샘이 차우미의 안색을 살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강서흔 저녁에 병원 올 거야."차우미는 시종일관 걱정거리가 많았다. 그녀는 여가현이 너무 신경 쓰였다.차우미가 고개를 살짝 저었다. "괜찮아."차우미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층수를 확인했다. 16층이었다. "우리 16층 가?"온이샘은 차우미를 외할머니에게 데려가 인사를 시킨 뒤, 집으로 데려가 푹 쉬게 할 작정이다. 그냥 차우미가 편하게 쉬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젯밤 병실에서 분명 제대로 쉬지 못했을 것이다.눈 밑이 푸르스름했다.다크서클이 생겼다.온이샘이 답했다. "외할머니 16층 병실에 있어. 이따가 인사 드리고 난 뒤에..."차우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선배, 우리 먼저 밖에 나가자.""뭐?""나가자고?"온이샘은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 있어?"차우미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응, 물건 좀 사자."빈손으로 병문안 갈 수 없었기에 뭐라도 사려 했다.온이샘은 한참 뒤에야 그녀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괜찮아, 사
온이샘은 이상한 점을 느끼고 시선을 돌렸다. 그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진문남이 서 있었다. 그는 온이샘과 차우미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렇게 마주칠 줄 몰라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차우미는 얼굴 위에 느껴지는 시선에 상대를 쳐다봤다. 키 큰 중년 남성이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온이샘과 그녀를 번갈아 보았다. 온이샘을 알고있는 듯한 눈빛이었다.그녀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차우미가 온이샘을 쳐다보았다.온이샘은 차우미를 쳐다보았다. 차우미가 온이샘에게 눈짓했다. 온이샘이 다시 진문남을 바라보았다. "외삼촌."진문남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온이샘이 자기에게 차우미를 소개시켜 주기를 기다렸다.온이샘이 얼른 입을 열었다. "여긴 내 친구, 차우미야."온이샘이 다시 차우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미야, 여긴 우리 외삼촌."차우미는 외삼촌이라며 소개하는 온이샘을 쳐다보았다. 여기서 가족을 볼 줄 몰랐다.이따가 만날 생각이었다.차우미는 어쩔 수 없이 진문남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진문남은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아차리고 친근하게 웃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진문남이 안으로 들어왔다.차우미가 자연스레 뒤로 물러섰다.진문남은 온이샘의 곁으로 다가갔다. "어디가?""응, 일이 있어서."온이샘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우미는 나가서 물건 좀 사려고. 병원은 내가 지키고 있을게. 일 처리하고 삼촌은 돌아가서 쉬어.""괜찮아. 병실 지키는 사람도 있어야지. 너야말로 병원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네 일 처리해."진문남은 온이샘이 차우미와 함께 있기를 바랐다.온이샘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차우미는 옆에 서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다.곧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진문남은 밖에 대기하던 차로 걸어갔다. 차를 타기 전, 차우미를 향해 친절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시간 되면 이샘이랑 영소시 구경해요."온이샘 만큼 그의 가족들도 친절했다.차우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진문남은 미소를 지으며 차에 올랐
띠이-차우미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이내 전화가 연결되었고 어젯밤 들었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안녕하세요. 어젯밤 회양 강변에서 폭행 신고를 한 사람인데요.""차우미 씨? 무슨 일이세요?""어제 제가 급한 일 때문에 밖에 나와서 오늘 돌아갈 수 없어요. 내일 점심에 가도 될까요? 상대측에 알려줄 수 있을까요?""그렇군요, 네. 연락하겠습니다.""네, 감사합니다.""아닙니다."전화를 끊은 뒤, 온이샘은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차우미가 경찰서에 연락할 줄 몰랐다.그들은 오늘 돌아갈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가 미리 연락한 것 같았다."내일 돌아가려고?"온이샘이 물었다.차우미는 영소시에 더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온이샘은 그녀가 이렇게 빨리 돌아갈 줄 몰랐다.온이샘은 차우미가 왜 회성에 일찍 돌아가는지 알고 있다.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강서흔이 나 대신 가현이 곁에 있어주잖아. 나도 내일 아침에 회성 돌아가야지."차우미는 강서흔이 오늘 돌아온다는 말에 자리를 피하기로 했다. 두 사람 일은 두 사람이 해결하게 놔두기로 했다.그녀는 두 사람에게 같이 있을 시간과 장소를 마련해주기로 했다.두 사람을 돕고 싶었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거라곤 이게 전부다.온이샘은 차우미의 대답을 듣고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그럼 내일 같이 돌아가자."차우미가 살짝 놀라서 물었다. "같이?""선배 외할머니 곁에 안 있으려고?"온이샘은 응당 영소시에 있어야 한다.온이샘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짐 전부 회성에 있잖아. 내일 너랑 같이 돌아가서 처리할 거 처리하고 다시 돌아오려고.""외할머니 괜찮아."온이샘은 그녀와 함께 하기로 일찍이 마음 먹었다.그녀와 함께 영소시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아직 때가 아니었다.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한다.차우미는 온이샘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온이샘이 단순히 짐을 챙기기 위해 돌아간다고 여겼다.사실 온이샘은 주혜민이 차우미를 또 찾아와 괴롭힐 수 있기에 따라가는 거다. 차우미는
과일을 정성껏 고른 뒤, 점원에게 포장을 맡겼다. 온이샘은 포장된 과일 바구니를 들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이 과일가게를 나서 꽃가게로 향했다.꽃가게는 살짝 먼 곳에 있었다. 차로 20분 이동해야 했다. 차우미는 도착하자마자 신중하게 꽃다발을 골랐다.온이샘은 그녀의 곁을 묵묵하게 지켰다.두 사람은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다.어느새 11시가 지났다. 이미 한 시간이 지났다.온이샘이 먼저 말했다. "외할머니 뵈러 갔다가 가현이한테 다시 가자. 그리고 나가서 간단히 밥 먹을까?"차우미가 고민하더니 말했다. "선배는 점심에 외할머니 곁에 있어. 난 배달시켜 먹을게. 오늘 가현이랑 있으려고."차우미는 강서흔이 오기 전까지 그녀의 곁을 지킬 생각이다. 온이샘이 차우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차우미는 생각을 굳힌 것 같았다."그래, 그러자.""내가 주문할게.""너 여기 맛집 모르잖아. 여기 살았던 내가 맛집 잘 아니까 내가 대신 주문할게."차우미가 미소를 지었다. "응, 선배가 해줘."온이샘이 그녀를 따라 웃었다. "그래.""응."두 사람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곧 16층에 도착했다.온이샘은 차우미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중환자실로 향했다.진문숙은 병실 밖에서 오랫동안 기다렸다. 온이샘이 차우미를 데리고 오겠다는 말 때문에 줄곧 기다렸다. 자기의 예비 며느리를 보고 싶었다. 물론 다른 가족들에게 먼저 돌아가서 쉬라고 했지만 그들도 원치 않았다.그래서 가족들도 전부 중환자실 밖에서 두 사람이 오길 기다렸다.엘리베이터 소리가 들리자마자 진문숙이 급하게 달려갔다.그녀는 엘리베이터 소리에 조건반사가 되었다. 게다가 진문남이 그녀에게 전화해 차우미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고 그래서 진문숙의 마음이 더욱 조급해졌다.그녀는 흥분이 되었다.큰오빠가 본 사람을 자기가 보지 못했다는 게 질투났다.그래서 초조하게 복도에서 엘리베이터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소리가 들릴 때마다 차우미이길 바라며 뛰쳐갔다.그러나 여태 그녀가 기다리던 사람
진문숙은 차우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 눈매를 눈여겨보았다. 차우미의 옷과 바지, 신발을 눈에 담았다. 진문숙은 오늘 아침, 친구에게 연락해 가게를 일찍 오픈해달라고 부탁했었다. 친구는 그녀를 위해 이른 아침 출근해줬다. 몇 시간 뒤, 친구는 그녀에게 연락해 축하주를 사야 하는 게 아니냐며 장난스레 물었었다. 온이샘의 여자친구를 사진으로 봤는데 아주 예쁘다는 칭찬도 덧붙였다.덕분에 진문숙은 차우미에 대한 기대가 차올랐다.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벌써 차우미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했다.친구는 그녀에게 형모양처가 될 스타일 같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온이샘의 안목이 훌륭하다며 칭찬을 금치 않았다.현모양처는 아주 오래된 옛말이다. 진문숙은 한 집안의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누구보다 이 도리를 잘 알고 있다. 그녀 역시 옛 어른들의 말이 맞다고 여겼다.그녀는 자기 아들이 좋은 사람을 아내로 맞이하길 바랐다. 외면으로든, 내면으로든 좋은 아가씨를 만나길 바랐다.비록 아들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한다고는 말했지만, 그녀는 혹시나 아들이 잘못된 선택을 할까 봐 내심 걱정했다.그러나 이렇게 눈앞에서 차우미를 직접 본 순간, 진문숙은 모든 곡정이 사그라들었다. 차우미는 그야말로 그녀가 그리던 완벽한 며느리였다. 그래서 더 반가웠다.진문숙은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누구보다 차우미를 반겼다.차우미가 모퉁이를 돌았다. 그녀의 시야로 많은 사람이 들어왔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었다. 옷차림과 용모에서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차우미는 단번에 그들이 온이샘의 가족이라는 걸 느꼈다.다만...차우미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너무 강렬해 차우미는 몸 둘 바를 몰랐다.특히 자기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중년 여성은 50대 좌우로 보였다. 관리가 잘 되어 있어 피부는 윤기가 흘렀다. 풍기는 분위기도 우아했다.특히 미소 짓는 얼굴이 매우 친절했다.이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얼굴이다.
차우미는 귀가 약간 빨갛게 달아오른 채 시선을 내리깔고 있었다.너무 대놓고 그녀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민망해서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온이샘의 가슴이 살짝 떨렸다. 마음 한구석에서 기쁜 감정이 솟아올랐다. 그 환희는 어느새 그의 온몸에 가득 퍼졌다.차우미가 쑥스러워하는 게 분명했다.마치 고대하던 화분에서 꽃봉오리가 피어난 것처럼 온이샘은 기뻤다.너무 행복했다.진문숙은 고개를 숙인 채 부끄러워하는 차우미를 바라보았다. 마치 며느리가 시부모님 앞에서 쑥스러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녀는 차우미가 마음에 쏙 들었다.진문숙은 아쉬운 눈길로 온이샘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시야로 차우미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미소 짓는 온이샘이 보였다.차우미와 온이샘은 어느 각도에서 보든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이샘아, 이분은 누구시니?"진문숙은 궁금하다는 말투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물었다.온이샘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진문숙을 바라보았다. 진문숙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애써 정신을 차렸다. "엄마, 여긴 차우미, 내 친구야."그는 다시 차우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우미야, 여긴 우리 엄마."차우미는 진문숙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긴장감이 한결 풀렸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온이샘과 자기는 친구 사이라고 되새기며 천천히 안정을 되찾았다.차우미는 고개를 들고 침착하게 진문숙을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그녀의 부드러운 미소는 상냥하고 정숙했다.진문숙은 얼른 차우미의 손을 잡았다. "반가워요. 전에 자기 친구가 병문안 올 거라고 이샘이한테 들었어요. 누군지 궁금했는데, 아가씨였네요."차우미의 손으로 진문숙의 따듯한 온기가 스며들었다. 진문숙은 친절하게 웃으며 그녀의 긴장감을 풀어주려는 것 같았다."괜히 저 때문에, 죄송해요.""어머, 죄송은 무슨? 우린 괜찮아요!" "가요, 이샘이 외할머니한테 가요. 이샘이랑 아가씨 보면 분명 기뻐할 거예요.""네."진문숙은 차우미를 데리고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