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3화

휴대폰을 내려놓은 양훈은 여전히 재생되고 있는 동영상을 바라보다가 전화를 걸었다.

"차우미에게 사람을 붙여. 무슨 일 생기면 언제든 보고해."

"예."

나상준도 전화를 끊었다.

그의 손가락이 전보다 좀 더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어두운 밤과 어우러져 더 짙게 빛났다. 등불은 여전히 눈부시게 빛났지만 끝없는 심연에 결코 환하게 비칠 수 없었다.

한참 동안 그는 눈을 감았다.

어두운 밤, 고요한 적막이 가득 뒤덮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고요하고 조용하게 지나갔다.

...

회성의 밤은 열기로 가득 찼다.

차우미는 온이샘과 함께 L 거리에 도착했다. 온이샘이 말한 먹자골목은 L 거리였다. 하성우가 차우미를 데리고 왔던 곳이다.

다만 거리가 워낙 넓었던 탓에 지난번에는 먹자골목에 오지 못했다.

당시 하성우는 먹자골목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와서 먹자고 했다.

결국 그들 일행 중 대다수는 고령인들로 고염도 음식이나, 당도가 높은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하성우는 이곳은 젊은이들에게 적합한 장소라고 말해줬다.

하성우의 말에 차우미는 나중에 여가현과 이곳에 오면 좋을 것 같다고 여겼다. 그런데 오늘 온이샘과 오게 될 줄 몰랐다.

그들이 왔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지난번에 왔던 사람들보다 훨씬 많았다.

사람들로 거리가 가득 찼지만 짙은 불꽃 연기가 거리를 가득 메워 후끈하게 했다.

먹자골목은 다양한 음식들의 향이 가득 메우고 있었고 사람들의 식욕을 돋웠다.

차우미는 가리는 것 없이 아주 잘 먹었다.

좋아하는 먹거리도 많았으나 위가 작아 많이 먹지 못했다.

여가현과 있을 때도 두 사람은 함께 1인분을 먹을 정도였다.

다만 차우미는 몇 입, 여가현은 남은 전부를 먹었다.

다양한 것을 적당하게 먹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온이샘과 하나를 나눠 먹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작은 점포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지글지글 익고 있는 야채 육전을 바라보던 온이샘이 2인분을 주문했다.

차우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