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준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준우야."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자기를 부르는 나상준 때문에 나준우가 살짝 당황했다. "응, 형.""너 제수씨랑 어떻게 사귄 거야?""뭐?"나준우는 예상치 못한 질문에 더욱 당황했다.나상준이 이런 문제로 연락했을 줄 몰랐다.나준우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어버버거렸다.서혜지는 나상준이 한 얘기를 듣지 못했으나, 자기 남편의 반응 때문에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얼른 나준우의 팔을 붙잡고 나준우의 곁에 바짝 붙어 통화 내용을 들으려 했다.나준우는 아내가 엿듣는 모습에 정신을 차렸다. 그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몸을 옆에 밀착한 서혜지 때문에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우리가... 말로 설명하긴 애매해."서혜지는 통화 내용을 엿듣기 위해 애썼지만 나준우의 목소리만 들렸다. 나준우는 그런 서혜지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결국 휴대폰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선 나준우가 위층으로 피신했다.서혜지는 소파에 멍하니 앉아 휴대폰을 들고 도망치는 나준우를 바라보았다.'나 몰래 할 얘기가 있다는 거야?'나준우는 휴대폰을 들고 서재로 가서 문을 살며시 닫았다. "형, 여자랑 잘 안돼?"나상준은 남에게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그에게 도움을 청하면 청했지, 그가 먼저 도움을 청할 리 없었다.지금까지 총 두 번 나준우에게 도움을 청했다.한 번은 차우미가 손을 다쳤을 때였고 다른 한 번은 지금이다.나상준은 창문 밖의 끝없는 등불을 바라보았다. 환하게 빛나는 도시의 밤은 눈부신 은하수같이 그의 눈에서 끊임없이 반짝였다.그는 담담하고 평온한 차우미의 얼굴을 떠올렸다. 깜짝 놀라서, 아연실색하던, 멍하게 넋이 나갔던 그녀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심장 박동이 빨라졌다."음."그는 분명 문제가 생겼고 해결해야 했다.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나지막한 소리에 나준우는 그가 전과 확실히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냥 꺼낸 질문에 나상준이 대답할 줄 몰랐다. 게다가 그
"사귀는 데까지 얼마나 걸렸는데?"나준우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대학교 시절부터 알았으니까, 졸업 후 내가 취업한 뒤부터 만났으니까...""얼추 계산하면 2~3년 정도 걸린 것 같은데."'2년에서 3년이 걸렸다...'나상준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너무 길다.휴대폰이 다시 조용해졌다. 나준우는 나상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궁금한 게 있음에도 묻지 못했다. 아무나 연애나 사랑을 잘하는 게 아니다. 나상준은 업무 능력이 뛰어났지만, 연애에 취약했다.그리고 그는 명백하게 나상준이 이 일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어떻게든 형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나준우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조용해졌다. 그는 나상준의 대답을 기다렸다.오랫동안 침묵이 유지되었고 나상준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네가 일이 바쁠 때, 제수씨가 자주 찾아오면 짜증 나지 않았어?""음..."나준우가 곰곰이 되새기더니 말했다.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나상준은 물컵을 들고 창문 앞에 섰다. 그는 거리의 등불을 바라보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의 얼굴이 평온했다.다만 그의 눈빛이 깊게 변했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나준우가 말을 멈추자 나상준은 컵을 든 손가락을 살짝 움직이며 물었다. "왜?" 나준우가 얼굴을 찡그리더니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내가 정말 바빴던 날이 있었는데, 그날이 혜지가 찾아온 거야. 화가 났던 난 걔한테 듣기 싫은 말을 했고 혜지가... 그때 울더라고."나상준의 시선이 무거워졌다. "그리고?"나준우 지금까지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한 적이 없었다. 누군가에게 자기의 지나간 시절을 얘기하는 게 쑥스러웠던 나준우가 머리채를 움켜쥐고 말했다. "울면서 뛰쳐 갔어, 동료 눈에는 우리가 커플로 보였는지 전부 날 위로하면서 잡으라고 하더라고. 물론 나도 말실수를 한 것 같았고 그래서 혜지를 잡기 위해 따라나갔어.""그날 유독 큰비가 왔어. 내가 혜지를 찾았을 땐, 이미 비에 흠뻑
나준우는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말할 수밖에 없었다."혜지를 끌어안자 내 품에 안겨 울더라. 날 때리면서 욕하더라. 양심 없다고... 나 그때 진짜 복잡했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혜지가 우니까 나도 괴로웠어, 그래서..."나준우가 마지막 말을 삼켰다.더는 말 할 수 없었다.나준우는 결국 서혜지에게 키스했다.아주 서투르게 첫 키스를 했다.나준우도 자기가 그렇게 행동할 줄 몰랐다.나상준도 그가 삼킨 말을 눈치챘다.물 한 모금을 마신 나상준이 천천히 말했다. "두 사람 지금 보기 좋아."나준우가 한숨을 돌렸다.그는 나상준이 계속해서 뒷이야기를 물을까 봐 걱정했다. 끝까지 물으면 나준우는 어쩔 수 없이 말해야 했다."그냥 서로 운명이었던 거지, 자연스럽게 만나는...""나도 일부러 뭘 하려고 애쓰지 않았거든. 어쩌다 보니 지금 이렇게 부부가 된 거야."나상준은 몸을 돌려 물잔을 돌려놓고 말했다. "제수씨가 고생이 많네.""아..."나준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는 일부러 무엇을 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서혜지는 그를 위해 많은 것을 해줬다. 사소하고 작은, 보잘것없지만 아주 중요한 것이다.서혜지는 확실히 나준우보다 많은 사랑을 줬다.나준우가 순간 물었다. "지혜가 고생이 많았지. 난... 아니지.""너도 좋은 사람이야. 이렇게 앞으로 쭉 행복하게 살아."나준우는 마음속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상준이 뭔지 모르게 자기를 부러워하는 기분이 들었다.부러워하는 건가?나준우는 놀랐다.나상준은 아주 대단한 사람이다, 못하는 게 없었고 어떤 일이든 잘해낸다.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나상준은 훌륭하게 해결한다.그런 사람이 자기를 부러워한다는 게 살짝 의아했다."그래,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나준우가 정신을 차렸다. "알겠어.""형도... 내가 도움될지 모르겠지만 내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해.""응, 그럴게."'흠...'나준우는 살짝 난처했다.남녀 사이의 감정에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별로 없었다.
"우선 확인해 봐. 다 보고 나한테 연락해.""음."전화가 끊기고 동영상이 흘러나왔다. 동영상 안의 목소리와 사람이 선명하게 들어왔다.나상준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러나 영상이 재생되면서 침실 안의 눈빛이 한없이 차가워졌다.특히 주혜민이 차우미를 밀치던 순간, 나상준의 눈이 흔들렸다. 여태 보지 못했던 차가움이 서려 있었다.영상은 짧지 않았다. 거의 한 시간 동안 이어졌고 나상준은 인내심있게 바라보았다. 차우미와 온이샘이 나가는 모습에서 영상이 종료되었다.이때까지만 해도 나상준의 얼굴이 고요했다. 마치 동영상을 보기 전과 후에 어떤 변화도 없었다.그러나 그의 눈빛은 심연처럼 어두웠다.등불 하나 없는 어두운 밤과 비슷했다.손가락을 살짝 움직인 나상준은 양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양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 봤어?""음.""경찰서에 갈 일이 있어서 근처에 갔는데 차우미와 온이샘이 거기서 나오더라고.""그래서 사건의 진위에 대해 알아봤어. 네가 봤던 그대로야."양훈이 잠시 말을 멈추더니 다시 이었다. "진현이 너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어."조용한 목소리에 감정의 변화가 들리지 않았으나, 양훈은 나상준이 화난 것을 눈치챘다.감정이 커질수록 그는 냉정해진다."경찰서 잘 지켜보라고 했어. 주혜민은 경찰서에 나타나지 않았더라, 변호사 보냈다고 하더라. 차우미는 주혜민에게 사과를 요구했더라.""주혜민은 배상은 하겠지만, 사과는 하지 않겠다고 했대.""피해 보상으로 끝날 것 같아."말을 마친 양훈이 입을 닫았다.나상준도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을 것 같았다.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일이고 차우미도 그다지 크게 다치지 않았다. 물론 차우미가 계속 사과하기를 고집한다면 주혜민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주혜민이 사과할 때까지 진행되는 수밖에 없다.그러나 차우미는 분명 끝까지 갈 성격이 아니다.그녀는 가족을 사랑했고 가족애를 중시했다. 여기서 일이 더 커지면 그녀의 가족들도 크게 걱정할 것이다.그녀가 바
휴대폰을 내려놓은 양훈은 여전히 재생되고 있는 동영상을 바라보다가 전화를 걸었다. "차우미에게 사람을 붙여. 무슨 일 생기면 언제든 보고해.""예."나상준도 전화를 끊었다.그의 손가락이 전보다 좀 더 하얗게 변해 있었다.그의 눈동자는 어두운 밤과 어우러져 더 짙게 빛났다. 등불은 여전히 눈부시게 빛났지만 끝없는 심연에 결코 환하게 비칠 수 없었다.한참 동안 그는 눈을 감았다.어두운 밤, 고요한 적막이 가득 뒤덮였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고요하고 조용하게 지나갔다....회성의 밤은 열기로 가득 찼다.차우미는 온이샘과 함께 L 거리에 도착했다. 온이샘이 말한 먹자골목은 L 거리였다. 하성우가 차우미를 데리고 왔던 곳이다. 다만 거리가 워낙 넓었던 탓에 지난번에는 먹자골목에 오지 못했다. 당시 하성우는 먹자골목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와서 먹자고 했다.결국 그들 일행 중 대다수는 고령인들로 고염도 음식이나, 당도가 높은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하성우는 이곳은 젊은이들에게 적합한 장소라고 말해줬다.하성우의 말에 차우미는 나중에 여가현과 이곳에 오면 좋을 것 같다고 여겼다. 그런데 오늘 온이샘과 오게 될 줄 몰랐다.그들이 왔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지난번에 왔던 사람들보다 훨씬 많았다.사람들로 거리가 가득 찼지만 짙은 불꽃 연기가 거리를 가득 메워 후끈하게 했다.먹자골목은 다양한 음식들의 향이 가득 메우고 있었고 사람들의 식욕을 돋웠다. 차우미는 가리는 것 없이 아주 잘 먹었다. 좋아하는 먹거리도 많았으나 위가 작아 많이 먹지 못했다. 여가현과 있을 때도 두 사람은 함께 1인분을 먹을 정도였다. 다만 차우미는 몇 입, 여가현은 남은 전부를 먹었다.다양한 것을 적당하게 먹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그러나 온이샘과 하나를 나눠 먹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작은 점포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지글지글 익고 있는 야채 육전을 바라보던 온이샘이 2인분을 주문했다. 차우미
"1인분 두 그릇에 나눠서 담아주세요."온이샘이 사장에게 말했다.차우미가 고개를 돌려 온이샘을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두 사람이 하나를 나눠 먹으면 온이샘이 배불리 먹지 못할 수 있었다.차우미가 입술을 살짝 움직였다. "나 많이 못 먹어."온이샘은 그녀의 말뜻을 알아 들었다."사장님 말씀대로 여기 먹을 것 많잖아. 나도 한 가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다른 것 못 먹잖아."차우미는 사실 온이샘이 먹는 양이 적을까 봐 걱정했으나 온이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우리 나눠 먹자."사장은 두 사람의 표정과 대화 분위기를 보며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육전을 깔끔하게 자른 뒤 두 그릇에 나눠 담아 온이샘에게 건넸다. "뜨거우니 남성분이 들어주세요.""여성분은 손을 아껴야죠."온이샘은 사장의 매우 깊은 눈빛을 알아차리고 미소 지었다. "네."그는 상자를 받아 들었다. 사장은 작은 꼬챙이를 꽂으며 차우미에게 말했다. "여성분이 먼저 드세요. 뜨거운 걸 드셔야죠."차우미는 사장의 말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차우미는 사장 옆의 중년 여인을 보았다. 중년 여인은 바삐 재료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손발이 매우 재빠른 사람이었다. 중년 여성은 차우미와 온이샘을 바라보더니 그녀에게 말했다. "저희 집 양반이 괜한 소리를 한 거니 신경 쓰지 말아요."차우미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두 사람은 줄곧 밖에서 장사했는지, 기름 연기에 그을려져 있었고 얼굴에도 기름기가 가득했다. 피부도 거칠었다.그러나 그들의 미소는 아무런 악의가 없었고 서로 소중하게 여겼다.차우미는 두 사람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고 발걸음을 옮겼다.행복은 돈에서 오는 게 아니다, 마음을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있다.그녀는 노점상 부부의 얼굴에서 행복을 보았다. 비록 부자가 아니지만, 그들은 지금의 생활에 충분히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그녀가 동경하는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와 같았다.온이샘은 차우미의 변화를 눈치채고 그녀를 보았다. "왜 그래?"
너무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니면 좋지 않았다.차우미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게다가 내일 할 일도 있었기에 더 돌아다닐 수 없었다.호텔 앞에 택시가 멈춰 섰고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다.온이샘이 입을 열었다. "어제 너희 부모님 만나러 갔는데..."온이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우미의 휴대폰이 울렸다.온이샘이 하던 말을 멈추었다.차우미는 온이샘의 말을 들으며 걷다가 휴대폰이 울리자 발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을 가방에서 꺼냈다.회성에서 걸려온 전화다. 차우미가 잠시 고민하더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차우미 씨 휴대폰 맞나요?""네. 그런데 누구...""안녕하세요, 회양 강변 경찰서입니다. 오늘 폭행 사건으로 신고하셨잖아요."차우미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네, 조사하셨어요?"온이샘은 말없이 그녀의 곁에 서서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온이샘의 시선이 차우미에게 꽂혔다.그녀는 경찰서에 있을 때처럼 진지한 표정이었다. 웃음기조차 보이지 않았다.온이샘은 단번에 누가 전화를 걸어왔는지 짐작했다."상대 측 변호사가 피해 보상금을 제시했습니다. 사과 대신 보상금을 내겠다는데, 시간 되실 때 경찰서로 와서 합의 보는 게 어떻습니까?""이 일은 두 분께서 직접 협상이든 합의를 보는 게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경찰의 말에 차우미는 예상한 듯 물었다. "내일 점심에 가도 될까요?""네.""네, 그럼 내일 점심에 갈게요."전화를 끊은 뒤 그녀는 휴대폰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 "경찰서에서 연락 온 거야?"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변호사가 와서 피해 보상금을 제시했다네. 사과는 안 하겠다고 한대, 그래서 내일 합의해야 할 것 같아." 온이샘이 미간을 찌푸렸다. 주혜민이 어떤 성격인지 단번에 파악되었다. 그때 주혜민의 오만한 태도가 그녀의 성격을 여실히 보여주었다.돈을 주더라도 사과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자기가 잘못했다고 여기지 않는 것이다. 자기가 일부러 상해한 것을 잘못이라고 여기지 않는 것이다.온
"내일 경찰서에 가서 합의금 받을 거야."그녀의 목소리가 차분했다. 눈매가 평화로웠고 어떤 원망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모든 결과를 예상한 듯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온이샘은 눈앞의 평온하고 담담한 그녀를 바라보며 안도했다.차우미는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가족들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미꾸라지 한 마리 잡으려고 어장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자기가 손해 보는 일을 할 수 없었다.경찰에 신고한 이유는 단지 보여주는 거다.인과응보가 있다고, 잘못한 일이라는 것을 충분히 증명할 기회였다.주혜민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온이샘이 미소 지었다.후퇴한다고 패배를 인정하는 게 아니다. 이건 차우미가 원하는 결과다. 그게 전부였다."그래, 언제 갈 거야?""내일 점심."온이샘이 미소 지었다. "나도 같이 가."차우미가 온이샘을 바라보았다. "그래."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타고 온이샘은 전에 못다 한 말을 계속했다. "어제 너희 부모님께 갔거든. 내가 회성에 간다고 했더니 너한테 챙겨줄 게 있다면서 이것저것 챙겨주더라."차우미는 살짝 의아했다. 온이샘이 여기 오기 전에 그녀의 부모님을 뵈러 갔을 줄 몰랐다. "두 분 아무 일 없지?"온이샘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두 분 다 건강하셔. 널 보고 싶어 하더라, 네가 혼자 밖에 있으니까 걱정하셨어."차우미는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스스로 나 하나는 잘 돌볼 수 있어."차우미의 부모님은 그녀가 결혼하든, 이혼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들 눈에는 차우미가 여전히 아이처럼 보였다. 세상의 부모들은 대부분 그러할 것이다. 자녀가 아무리 커도 혼자 밖에 있으면 부모는 안심할 수 없다.온이샘이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며 따듯하게 말했다. "네가 회성에 처음이기도 하고, 혼자 오니까 마음을 놓을 수 없으셨나 봐."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차우미가 온이샘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말했다. "고마워, 선배."온이샘이 매우 세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