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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사귀는 데까지 얼마나 걸렸는데?"

나준우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대학교 시절부터 알았으니까, 졸업 후 내가 취업한 뒤부터 만났으니까..."

"얼추 계산하면 2~3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2년에서 3년이 걸렸다...'

나상준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너무 길다.

휴대폰이 다시 조용해졌다. 나준우는 나상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궁금한 게 있음에도 묻지 못했다.

아무나 연애나 사랑을 잘하는 게 아니다. 나상준은 업무 능력이 뛰어났지만, 연애에 취약했다.

그리고 그는 명백하게 나상준이 이 일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어떻게든 형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나준우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조용해졌다. 그는 나상준의 대답을 기다렸다.

오랫동안 침묵이 유지되었고 나상준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네가 일이 바쁠 때, 제수씨가 자주 찾아오면 짜증 나지 않았어?"

"음..."

나준우가 곰곰이 되새기더니 말했다.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나상준은 물컵을 들고 창문 앞에 섰다. 그는 거리의 등불을 바라보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의 얼굴이 평온했다.

다만 그의 눈빛이 깊게 변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나준우가 말을 멈추자 나상준은 컵을 든 손가락을 살짝 움직이며 물었다.

"왜?"

나준우가 얼굴을 찡그리더니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내가 정말 바빴던 날이 있었는데, 그날이 혜지가 찾아온 거야. 화가 났던 난 걔한테 듣기 싫은 말을 했고 혜지가... 그때 울더라고."

나상준의 시선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나준우 지금까지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한 적이 없었다.

누군가에게 자기의 지나간 시절을 얘기하는 게 쑥스러웠던 나준우가 머리채를 움켜쥐고 말했다.

"울면서 뛰쳐 갔어, 동료 눈에는 우리가 커플로 보였는지 전부 날 위로하면서 잡으라고 하더라고. 물론 나도 말실수를 한 것 같았고 그래서 혜지를 잡기 위해 따라나갔어."

"그날 유독 큰비가 왔어. 내가 혜지를 찾았을 땐, 이미 비에 흠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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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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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확실히.. 나상준은.. 사랑을 모르는 남자구나 결혼했지만.. 일에 미쳐.. 차우미를 신경 안썼고 그래서 3년동안 스킨십도 안했구나 ㅠㅠ 줄곧.. 차우미가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반전이다 ㅜㅜ 지금이라도 사촌 동생 나준우에게 조언 구하는 태도는 보기 좋네.. 나대표 더 변해야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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