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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달빛 아래 천 년 역사의 마을이 세월이라는 사포에 감싸졌고 모든 것이 몽롱하고 멀게 느껴졌다.

검은색의 벤츠가 길가에 세워져 있고 등이 켜져 있으며 시동을 끄지 않았다. 밤하늘에 큰소리로 자신의 존재감을 들어냈다.

나상준이 차 문을 닫고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

그는 진회색의 셔츠과 같은 컬러의 정장 바지 발에는 빛나는 구두를 신고 외투를 팔에 거쳐 은은하게 명품시계가 보였다.

차우미는 눈을 깜빡거리며 다가갔다.

“왔어?”

나상준 앞에 멈춰 눈빛이 맑았다. 방금 전 온이샘과 통화할 때의 웃음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보통 친구에 대한 예의와 거리감이 느껴진다.

나상준은 그녀의 표정 변화를 봤고 마치 그의 옆에 선을 긋고 누구도 넘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

“응.”

차우미는 눈앞의 나상준의 기분이 안 좋은 것을 은은하게 느꼈다. 하지만 너무 정확하지 않아 자신이 잘못 느낀 줄 알았다.

그녀의 인상 속에 그는 종래로 화를 내 거나 분노한 적이 없었다.

“무슨 일 있으면 얘기해.”

나상준이 차우미를 기다리라고 한 건 꼭 일이 있을 것이다.

나상준이 말했다.

“나 아직 밥 못 먹었어.”

차우미가 멈칫했다. 밥을 안 먹은 거면 비행기에서 바로 온 것이다.

“비행기에서 금방 내렸어?”

“응.”

“그럼......”

차우미는 주위를 돌아봤다. 마을에 먹을 것은 많았으나 이 시간 때에 다 문을 닫았고 저녁 식사를 할 가게는 열려 있었다.

차우미는 불이 켜진 식당을 보며 말했다.

“그럼 월이 식당 가서 먹으면서 얘기해.”

그녀는 금색으로 빛을 낸 나무 판넬을 가리켰고 달빛 아래에서 판넬이 더 빛났다.

“응.”

응만 몇 번씩 말하자 그녀가 알던 나상준이 같지가 않고 기분이 상한 것 같다.

왜 기분이 상했는지 차우미도 알 수 없었다.

“그럼 들어가자.”

두 사람은 식당으로 들어갔고 차우미가 직원에게 몇 시에 영업을 끝내는지 물었고 새벽 두 시라는 답장을 들었다.

다행히 영업 끝나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고 차우미도 마음을 놓았다. 그리고 룸을 찾아 나상준과 앉았다.

직원은 메뉴를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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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차우미가 미쳤다고 살갑게 대할까? 이혼했고.. 적당히 거리두면서.. 선 긋는게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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