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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하혈도 없어

점차 의식을 잃어가는 침대 위의 여인을 바라보던 유라는 의기양양해서 주사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해. 다음에는 고다정의 두 자식새끼를 손볼 거야. 이제 당신네 가족이 하늘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겠네. 다시 만나면 고다정에게 다음 생에는 조용히 살라고 전해줘.”

그녀는 이 말을 남기고 떠나려 했다.

그런데 돌아서자마자 뒤에서 소리가 들려왔는데, 병실 호출 벨이었다.

“할망구가 의식을 잃지 않았어!”

유라가 놀라서 돌아보니 강말숙이 백지장 같은 얼굴로 침대 머리에 앉아 있었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그녀는 유라를 향해 비꼬듯 웃었다.

“내가 힘으로는 너를 당하지 못하겠지만 속여넘기는 건 할 수 있어.”

“지독한 할망구!”

화가 치밀어오른 유라는 이 늙은 여인을 끝장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복도에서 벌써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결국 방법이 없는 그녀는 강말숙을 쏘아보고는 돌아서서 창문 쪽으로 갔고, 의사와 간호사가 병실에 들어서는 순간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의사와 간호사는 강말숙에게 관심이 집중돼 그녀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때 강말숙의 상황이 매우 안 좋았고 심지어 피까지 토했다.

“빨리, 빨리 응급실로 옮기고 가족에게 연락해!”

의사가 조급해서 소리 지르면서 응급조치를 취했다.

한바탕 허둥대고 나서 일행은 응급실에 들어갔다.

한편, 여준재도 병원의 전화를 받고 급히 달려왔다.

그가 도착했을 때 간호사가 응급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강말숙 씨 가족분이세요?”

“네, 무슨 일이 생겼어요?”

여준재가 낮은 목소리로 따지자, 간호사가 급히 설명했다.

“누군가가 어르신에게 독성이 강한 독약을 주사해서 장기가 파괴됐습니다.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의사 선생님께서 최악의 상황을 각오하라고 하셨습니다.”

최악의 상황! 여준재는 안 좋은 예감이 머릿속을 스쳤다.

“무슨 최악의 상황이요?”

그는 갑자기 눈을 치켜뜨며 간호사를 노려보았다. 확 달라진 기운에 간호사는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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