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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화 부풀릴 필요 없어

빨간색 실크 캐미솔 잠옷을 입은 중년 여성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름 아닌 채성휘의 어머니 하지유였다.

그녀의 뒤에는 군청색 잠옷을 입은 그의 아버지 채은호가 따라 들어왔다.

“아버지, 어머니, 왜 여기 계셔요?”

채성휘가 놀란 눈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이때 전화기 너머로 임은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오셨으니 무슨 문제 있으면 두 분한테 물어봐요. 저는 너무 졸려서 먼저 잘게요.”

말하고 나서 임은미는 직접 전화를 끊었다.

채성휘는 끊긴 휴대폰을 보며 임은미가 떠난 것이 부모님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입을 열기도 전에 하지유가 선수를 쳤다.

“너 은미한테 전화하는 거 맞지? 은미는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우리가 돌려보냈어. 너희 둘이 아직 명분이 없는데 은미가 여기 사는 건 아니잖아. 조신한 여자애가 결혼 전에 남자 집에 사는 게 어디 있어?”

하지유는 상황을 설명하는 척하면서 실은 임은미의 험담을 하고 있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어머니의 말에 숨은 뜻을 모를 리 없는 채성휘는 워낙 잔뜩 구겨진 미간이 펴진 적이 없었고, 눈에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머니, 은미 씨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저한테 약속하셨잖아요?”

“내가 괴롭혔어? 뭘 보고 내가 괴롭혔다고 말하는 거야?”

하지유는 얼굴을 찌푸리며 언짢은 표정으로 그를 흘겨보았다.

채성휘는 말문이 막혔다. 그가 반박할 말을 찾기 전에 하지유가 말을 이었다.

“너는 내가 은미가 싫어서 돌려보냈다고 생각하니? 이게 다 너희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너희 둘이 아직 결혼하지 않았는데 혼전 임신한 것도 말이 안 돼. 이 소식이 고향에 전해지면 네 큰 고모랑 친척들이 은미를 어떻게 생각하겠어?”

“성휘야, 네 엄마는 정말 은미를 생각해서 돌려보낸 거야. 그리고 은미를 돌보는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할 필요 없어. 우리가 사용인을 딸려 보냈으니까.”

하지유가 눈짓하자 채은호도 말을 거들었다.

이를 지켜보던 채성휘는 더욱 대책이 없다는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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