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렸던 남자는 재활용하지 않겠습니다

버렸던 남자는 재활용하지 않겠습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By:   운당  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goodnovel4goodnovel
10
1 rating. 1 review
40Chapters
285views
Read
Add to library

Share:  

Report
Overview
Catalog
Leave your review on App

한 달간의 냉전 끝에 차서영은 병원에서 남편이 첫사랑을 위해 환영회를 열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집에 돌아가자 이도윤이 이혼협의서를 내밀며 말했다. “은비가 돌아왔어. 우리 이혼하자.” “그래.” 겉으로만 좋은 척했지, 그들의 사이는 이미 멀어진 지 오래였다. 차서영도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이혼한 다음 이도윤은 자꾸만 차서영의 소식이 보였다. 새로 만나는 사람과 여행 간 차서영. 상업계의 유명인이 된 차서영. 차서영... 차서영... 한평생 오만하게 산 그는 결국 머리를 숙였다. “이제 그만하고 나랑 집에 돌아가자.” 차서영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매일 밤낮을 이도윤은 그녀의 집 문 앞을 지키면서 지냈다. 어느 날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나와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서영이 지금 지쳤어요. 이 대표님을 동정할 시간은 없어요.”

View More

Latest chapter

Free Preview

제1화

[이도윤이 돌아왔어.]병원에서 링거를 꽂은 차서영은 친구의 문자를 보고 잠깐 멈칫했다.그녀는 이도윤과 냉전 상태였다. 거의 한 달간 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러니 당연히 돌아온 것도 몰랐다.곧이어 다음 문자가 왔다.[웬 여자를 데려왔다고 하던데?]문자의 아래에는 사진이 첨부되었다.사진 속의 여자는 그녀와 아주 닮아 있었다. 이름은 차은비, 그녀의 배다른 자매로 시골에서 키워졌다.친구는 계속해서 말했다.[너희 집안에서 환영회도 열어 준대. 차서영, 네가 가서 기 좀 눌러야 하지 않겠어?]차서영의 성격으로 이도윤이 저지른 것을 배로 돌려주는 건 일상이었다. 집안의 저택에 불을 지르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그녀는 링거를 바라봤다. 3일 동안 열이 내리지 않아서 링거를 맞느라 손이 퉁퉁 부어 있었다. 지금 복수할 기분은 당연히 없었다.[안 가.]답장하고 난 그녀는 잠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저녁 10시쯤, 그녀는 택시를 타고 경원 별장에 돌아갔다. 돌아가자마자 지친 몸으로 금방 잠들어 버렸다. 하지만 잠자리는 그다지 편하지 않았다.잠시 후 이도윤이 돌아와서 그녀는 금방 다시 깨어났다.“나 때문에 깼어?”정장 차림의 이도윤은 몽롱한 빛을 등지고 있었다. 하얀 피부는 냉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는 감정 없이 덤덤한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그러나 목소리는 아주 매혹적이었다.“아니.”금방 일어난 차서영의 목소리는 나른했다.“약을 먹었더니 깊게 잠들지 못하겠네.”“어디 아파?”이도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그녀는 아픈지 꽤 되었다. 얼마 전 도무지 견딜 수가 없어서 이도윤에게 문자를 보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도윤은 이제야 알았다는 듯한 반응이었다.차서영은 물을 두 잔 따라서 한 잔은 그에게 건네줬다.“남천시 일은 어떻게 됐어? 꽤 복잡한 일이라고 들었는데, 너...”목이 불편했던 차서영은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도윤과 두 달 만에 만나는 것이기도 하고 누군가

Interesting books of the same period

To Reader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Comments

user avatar
강명순
너무 재미 있어요~~빠른 업뎃 부탁드려요
2024-12-09 20:39:05
0
40 Chapters
제1화
[이도윤이 돌아왔어.]병원에서 링거를 꽂은 차서영은 친구의 문자를 보고 잠깐 멈칫했다.그녀는 이도윤과 냉전 상태였다. 거의 한 달간 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러니 당연히 돌아온 것도 몰랐다.곧이어 다음 문자가 왔다.[웬 여자를 데려왔다고 하던데?]문자의 아래에는 사진이 첨부되었다.사진 속의 여자는 그녀와 아주 닮아 있었다. 이름은 차은비, 그녀의 배다른 자매로 시골에서 키워졌다.친구는 계속해서 말했다.[너희 집안에서 환영회도 열어 준대. 차서영, 네가 가서 기 좀 눌러야 하지 않겠어?]차서영의 성격으로 이도윤이 저지른 것을 배로 돌려주는 건 일상이었다. 집안의 저택에 불을 지르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그녀는 링거를 바라봤다. 3일 동안 열이 내리지 않아서 링거를 맞느라 손이 퉁퉁 부어 있었다. 지금 복수할 기분은 당연히 없었다.[안 가.]답장하고 난 그녀는 잠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저녁 10시쯤, 그녀는 택시를 타고 경원 별장에 돌아갔다. 돌아가자마자 지친 몸으로 금방 잠들어 버렸다. 하지만 잠자리는 그다지 편하지 않았다.잠시 후 이도윤이 돌아와서 그녀는 금방 다시 깨어났다.“나 때문에 깼어?”정장 차림의 이도윤은 몽롱한 빛을 등지고 있었다. 하얀 피부는 냉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는 감정 없이 덤덤한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그러나 목소리는 아주 매혹적이었다.“아니.”금방 일어난 차서영의 목소리는 나른했다.“약을 먹었더니 깊게 잠들지 못하겠네.”“어디 아파?”이도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그녀는 아픈지 꽤 되었다. 얼마 전 도무지 견딜 수가 없어서 이도윤에게 문자를 보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도윤은 이제야 알았다는 듯한 반응이었다.차서영은 물을 두 잔 따라서 한 잔은 그에게 건네줬다.“남천시 일은 어떻게 됐어? 꽤 복잡한 일이라고 들었는데, 너...”목이 불편했던 차서영은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도윤과 두 달 만에 만나는 것이기도 하고 누군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
제2화
차서영은 일주일이나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직무가 바뀐 것은 오늘 감기가 낫고 돌아온 다음에야 알았다.한 동료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팀장님 아직 모르셨어요? 회사에 새 비서가 왔어요. 팀장님이랑 똑같이 차씨예요. 사람이 아주 참하더라고요.”차서영은 잠깐 멈칫했다.‘이도윤이 차은비를 불러드린 건가?’잠시 후, 이도윤이 차서영을 대표이사실로 불렀다.사무실에서 이도윤은 여전히 덤덤하게 그녀를 바라봤다.“내 회사에서 일하는 건 상관없지만 개인비서는 안 돼. 프로젝트팀의 팀장이 마침 공석이 돼서 너한테 넘겼어.”차서영은 이미 예상했다. 이도윤은 똑똑한 사람이다. 그는 그녀를 비서로 둬서 차은비를 불편하게 할 리가 없었다.한 팀의 팀장이 된 것은 그녀의 능력을 인정했다기보다 차은비의 시선에서 치우기 위함인 것 같았다.“알았어.”차서영은 짧게 대답하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이도윤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은비는 이제 막 졸업해서 경험이 부족해. 네가 좀 잘 이끌어 줘.”차서영은 거절하지 않았다. 업무에 인수인계가 있으므로 이건 그녀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였다.계단을 내려오던 중, 차서영은 아래층에서 차은비와 마주쳤다.신입 사원은 차은비는 멍때리고 있다가 선배들에게 속아 커피를 잔뜩 사 오는 길이었다. 그녀는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느라 이마에 땀이 맺혀 있었고 순진하면서도 어설픈 모습을 보였다.차서영을 본 그녀는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무언가를 깨달은 듯 인사했다.“언니... 아, 아니, 차 팀장님.”차서영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은비 씨는 대표님의 비서로 왔어요. 잔심부름하러 온 게 아니라. 커피 내려놓고 나랑 같이 들어가요.”차은비는 창백한 얼굴로 순순히 커피를 내려놓고 그녀를 따라갔다. 사무실 안의 사람들은 곧 조용해졌다.차서영은 은비를 괴롭히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녀를 다시 시골로 보내본들 이미 돌아간 어머니를 되살릴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어머니는 돌아가기 전부터 차씨 가문과의 갈등에 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
제3화
차서영은 머리가 아팠다.“난 전달해야 할 말은 전부 다 전했어. 못 믿겠으면 CCTV를 확인하자.”차은비의 안색은 이제야 창백해졌다. 그녀는 눈물이 맺힌 눈으로 말했다.“언니, 아... 아마도 제가 잠깐 다른 생각을 했나 봐요. 이게 다 제가 집중하지 않은 탓이에요.”차서영은 그녀의 말에 신경 쓰지 않고 미간을 찌푸렸다.“몇백억이 걸린 일이에요. 해원이 이대로 나가도록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물건은 회사 규정대로 처리하고, 차은비 씨의 책임도 규정대로 물겠습니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곧장 밖으로 나가 일을 처리하려고 했다.법적으로 사인을 했으면, 물건에 무슨 문제가 있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해원의 주인은 성씨 가문의 셋째 아들이다. 성씨 가문에는 똑똑하기로 유명한 둘째 아들도 있다. 이익이 얽힌 일이라면, 그녀는 그를 이용해 해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저녁 8시, 차서영은 방탕하기로 유명한 성씨 가문의 둘째 아들과 약속을 잡았다. VIP석에서 남자의 장난스러운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차 비서, 사람 잘못 찾은 거 아니에요? 난 해원의 주인이 아니에요. 차 비서 같은 타입에도 별로 관심이 없고요.”차서영이 예쁘게 생긴 건 사실이지만 고집이 셌다. 성태준의 취향이라면 조금 더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쪽이었다.차서영은 그의 방자한 말을 무시하고 서류를 내밀었다.“이건 셋째 도련님이 업계에서의 행적이에요. 솔직히 저는 둘째 도련님이 해원에 관심 없다는 말 믿지 않아요. 셋째 도련님을 끌어내리면 한울과의 협력은 전부 둘째 도련님의 것이 될 겁니다.”성태준의 눈빛에 조금 빛이 돌았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봤다.그의 어머니는 성대현의 정실부인이 아니었다. 그래서 성대현은 셋째 아들 성태원을 더 중시했다. 하지만 성씨 가문에서 누가 해원을 원하지 않겠는가?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그는 느릿하게 물었다.“내가 성태원을 끌어내리면 차 비서한테는 뭐가 좋은데요?”“저는 둘째 도련님이 이번에 해원이 한울에 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
제4화
차서영은 임신 테스트기를 꽉 잡으며 대답했다.“아직 확실하지 않아.”그러나 그녀는 이번 달 생리를 하지 않았다. 지난 시간의 여러 반응을 결합해 보면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만약 임신이 맞다면... 어떡할 생각이야? 이도윤이 받아줄까?”윤지연은 주저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차서영은 시선을 내렸다.이도윤은 아이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들은 이혼했다. 아이를 남겨봤자 득이 될 건 없었다. 아무리 그녀가 애타게 바라던 아이라고 해도 말이다.“생각할 것 없어.”차서영은 한참 고민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이를 핑계로 무언가 요구하고 싶지도 않아. 임신이 맞다면 그냥 지울래.”3년 만에 찾아온 아이는 너무 적절하지 않은 때에 생겼다.차서영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당장 테스트해 보지 않고 우선 윤지연과 알코올 도수가 매우 낮은 술 두 잔을 마셨다.다음 날, 회사로 간 그녀는 임신 테스트기의 존재가 떠올랐다. 화장실로 들어가 확인한 결과 테스트기에는 두 줄이 나타났다.그녀는 임신했다. 이도윤의 아이였다...차서영의 얼굴은 창백해졌다.마침 이때 누군가 화장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허둥지둥 임신 테스트기를 쓰레기통에 버렸지만 손가락 끝은 여전히 긴장에 떨리고 있었다.‘이 아이를 정말 지워야 할까?’가슴 한편에서 통증이 스쳐 지나갔다.그날 하루 종일 그녀는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황에 있었다. 회의가 끝나고 나서는 동료 몇 명이 수군거리며 다가왔다.“팀장님, 그거 들으셨어요? 우리 프로젝트팀에 임신한 사람이 있대요.”한울그룹 내부는 경쟁이 치열했다. 임신은 개인의 승진과 커리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었다. 동료들은 약간 고소하다는 듯이 말했다.“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꽤 잘 숨기고 있더라고요.”차서영의 심장은 잠시 빠르게 뛰었다. 고개를 들자 마침 이도윤의 깊고도 평온한 눈빛과 마주쳤다.그의 낮은 목소리가 곧 들려왔다.“차 팀장, 잠깐 내 방으로 와.”차서영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가 사무실에 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
제5화
차서영은 이도윤을 바라보며 평온하게 말했다.“난 은비 씨한테 빚진 거 없어. 너한테도 마찬가지야. 일에서 나는 단지 선배일 뿐이고, 사생활에서도 우리 어머니는 걔한테 못 해준 게 없어. 은비 씨 어머니가 다른 남자랑 결혼했을 때 은비 씨가 우리 집에 온 적 있어. 근데 어느 여자가 남편의 사생아를 받아들이겠어? 내 엄마가 은비 씨를 시골에 보낸 건 사실이야. 하지만 생활비 역시 내 엄마가 주고 있었어. 우리는 은비 씨한테 못해 준 게 없어. 그런데 왜 또 양보하라는 건지 난 이해가 안 가네?”차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이도윤은 가만히 차서영을 바라봤다.차서영은 긴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었고 눈빛도 마찬가지다. 그녀에게는 아주 강인한 기운이 있었다. 지혜로운 모습도 아름다움이 뒤처질 정도로 눈부셨다.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한참 침묵한 이도윤은 겨우 입을 열었다.“미안해. 내가 생각이 짧았어.”차서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도윤은 여전히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양보하라고 한 건 내 실수야. 넌 좋은 사람이야. 이혼하고 나서도 잘 살길 바라.”차서영은 주먹을 꽉 쥐며 눈물을 참았다. 이쯤이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그를 좋아했다. 하지만 어떤 일은 슬프더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차서영은 집으로 돌아왔다.돌아가자마자 그녀는 이도윤이 준비한 검진을 담당할 의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윤지연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모습이었다.“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안 돼? 이도윤도 그렇게까지 냉정하지는 않을 거야. 그래도 3년을 같이 살았잖아.”“아니야.”차서영은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지며 한참을 침묵하다가 말했다.“이 아이를 지울 수 없다면 알릴 필요가 없어. 우린 이혼했고 이건 내 삶이야. 의사는 네가 좀 도와줘.”어찌 됐든 이도윤은 아이의 존재를 알면 안 된다.윤지연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난 듯 차서영에게 말했다.“차은비가 전에 도담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대. 그게 우연인 건지, 뭔가 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
제6화
“성 대표님한테서 온 계약 자료가 있어.”차서영은 담담한 표정으로 사무실에 들어갔다. 시선은 가볍게 차은비를 스치고 서류를 이도윤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그건 성태준이 새롭게 제안한 프로젝트에 관한 것이었다.성태준은 참 생각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이번에도 결과를 벌써 아는 것 같은 가벼운 태도로 협력을 제안했다.이도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서영을 바라봤다. 일할 때의 그녀는 항상 정장 치마를 입는다. 그래서 더욱 강인한 느낌을 줬다. 뚜렷한 이목구비에는 접근을 금지하는 냉정함으로 가득했다. 마치 절벽에 피는 꽃과 같은 느낌이었다.그는 성태준이 협력을 제안하는 이유가 차서영에게 있다고 생각했다.“성 대표가 너한테 관심 있어.”이도윤의 말투는 아주 차분했다. 그냥 평범한 상사의 느낌이었다.‘관심? 그것도 관심에 속하는 건가?’차서영은 이 일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었다.“그건 제 사생활이에요.”차서영의 말이 맞았다. 이혼 절차를 끝낸 이상 두 사람은 이제 부부가 아니었고 이런 걸 말할 의무도 없었다. 전남편이 전처의 사생활에 신경 쓸 건 또 뭐란 말인가?차은비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언니처럼 훌륭한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당연하죠. 그리고 언니도 이제 돌봐 줄 사람이 필요하잖아요.”‘돌봐 줘?’차서영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의 환한 얼굴을 직시했다.“난 남자한테 의지해서 살고 싶지 않아요. 자기 몸은 자기가 돌봐야지 누굴 믿겠어요.”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차은비는 서운하다는 듯이 억울한 표정으로 이도윤의 소매를 잡았다. 이도윤은 속내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차은비의 손을 살짝 떨치며 말했다.“알아, 네가 그런 사람 아닌 거.”이도윤은 차서영이 그런 사람이 아닌 걸 알았다. 이 말 역시 차서영에게 하는 것이었다.차서영은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대답하지 않고 돌아서려고 했다. 이때 이도윤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도윤의 할아버지 이명식이 건 영상통화였다.이도윤은 잠시 멈칫하다가 앞으로 나서서 차서영의 팔을 잡아당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
제7화
한울그룹의 기밀이 유출된다면 피해 금액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경비는 잠깐 당황했다가 차은비를 내보내려고 했다.하지만 차은비는 당당하게 회의실 안에 들어와 차서영의 앞에 섰다.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표정만 보면 그녀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사람인 줄 알 것이다.“언니가 저한테 이러는 게 어디 있어요.”그녀는 차서영이 엄청난 잘못이라도 저질렀다는 태도였다.‘언니? 웃기고 있네. 무슨 자격으로 날 언니라고 부르는 거야? 그것도 이렇게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자기는 불쌍하다는 듯이 부른다고?’“차은비 씨, 나는 외동딸이에요. 언니라는 호칭은 나한테 맞지 않아요.”차서영은 차분한 얼굴로 말했다.“그리고 지금 우리는 회의 중이에요. 중요한 일이 없으면 이만 나가줄래요? 일하는 건 방해하지 말죠.”“저는 언니 일을 방해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냥 언니에게 사과하고 싶어서 왔어요.”차은비는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태도 역시 아주 당당했다.차서영의 표정은 여전히 차가웠다. 차은비는 입술을 깨물며 망설이다가 말을 꺼냈다.“저 일부러 도윤 씨랑 만난 게 아니에요. 만약 언니랑 도윤 씨 관계를 알았더라면... 아, 미안해요! 이런 말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아무튼 저는 사과하고 싶어요. 진심으로요.”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기보다는 진심으로 그녀를 불편하게 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 말을 계기로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차서영과 이도윤 사이에 무언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차은비의 말은 간접적으로 차서영이 감정싸움에서 밀려나 좌천된 것을 알렸다. 그리고 자신이 승자라는 것을 떳떳이 과시했다.안 그래도 회사 내에 차서영과 이도윤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꽤 돌고 있었다. 차은비의 말은 그 소문을 증명하는 셈이었다.차서영은 기가 막혀서 웃음만 나왔다. 정말 대단한 수단이었다. 그녀는 차서영을 깎아내리는 동시에 자신의 입지까지 밝혔다. 사회 초년생이라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는 수단이었다.“차은비 씨.”차서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원래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
제8화
배달원의 다른 한 손에는 목제 상자가 있었다. 봉황의 형상을 조각한 것이 보기만 해도 귀티가 났다.상자 안에는 루비 목걸이가 있었다. 피처럼 진한 색의 루비였다. 목걸이 외에는 정갈한 글씨체로 쓴 카드도 있었다.[겨울의 태양같이 영원히 눈부시길 바라요.]보낸 사람은 성태준이었다.그의 이름을 보고 차서영은 잠깐 멈칫했다. 그녀의 시선은 루비도 장미도 아닌 카드에 고정되었다. 마치 그 카드야말로 진짜 주인공인 듯이 말이다.아무리 봐도 성태준이 보낸 것이 틀림없었다. 차서영도 마냥 냉정한 사람은 아니다. 그녀의 마음속에도 진한 열정이 있었다.그녀는 설산에 숨어서 접근을 금지하는 눈꽃이 아니다. 절벽에 피어서 감탄을 자아내는 귀한 꽃도 아니었다. 그녀는 강렬하고 화사했다. 마치 뜨거운 태양처럼 들끓을 수 있는 사람이다.아쉽게도 이도윤과 결혼한 후의 그녀는 마치 날개가 꺾인 새처럼 무거운 사슬에 갇혀 빛을 잃게 되었다. 그래서 예전의 열정을 되찾기가 쉽지 않았다.차서영의 마음은 미묘하게 떨렸다. 그녀는 카드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프로젝트팀 동료들은 그녀를 둘러싸고 신이 나서 물었다.“팀장님, 이거 누가 보낸 거예요? 누가 팀장님한테 고백했어요?”“혹시 성태준 씨예요? 전에 성태준 씨가 관심을 보였다고 했잖아요.”“이 루비 목걸이 보름 전 경매에서 2억에 팔렸대요. 그분 참 통이 크네요.”차서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선물을 되돌려 보내려고 했다. 그 순간 그녀는 이도윤의 깊은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이도윤은 회의실에서 나왔고 차은비도 그 뒤를 바짝 따랐다. 그들은 멀리서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자연스레 시선이 향했다가 배달원이 들고 있는 상자도 발견했다.“차서영, 회사는 네 놀이터가 아니야.”이도윤은 천천히 걸어가며 차가운 눈빛으로 직원들은 훑었다. 그들은 서둘러 흩어지며 더 이상 머물지 않았다.배달원은 당황한 채 물건을 들고 서 있었다. 차서영은 카드를 만지작거리다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덤덤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
제9화
차서영은 정말 아름다웠다. 완벽한 조화를 이룬 이목구비는 도도한 느낌을 줬다. 거기에 루비 목걸이가 더해지니 더욱 눈이 부셨다.그녀는 미소를 머금은 채 평소와 다른 자유로운 인상을 줬다.“어때? 어울리지 않아?”차서영은 가는 손가락으로 루비를 매만지며 물었다. 이도윤의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다.“안 어울려.”‘안 어울린다고? 그럼 어울리는 게 뭔데?’차서영의 미소는 점점 더 선명해졌다.“상관없어. 어울리든, 안 어울리든. 나만 좋으면 돼.”이건 루비 목걸이를 두고 한 말이었다. 하지만 이도윤의 귀에는 성태준이 좋다는 것으로 들렸다.그녀는 핸드폰을 꺼내서 셀카를 찍었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가까운 탓에 초점이 맞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녀의 미모는 여전했다. 루비 목걸이 덕분에 화사한 분위기도 있었다.차서영은 이도윤의 앞에서 사진을 SNS에 올렸다. 아무런 글도 첨부하지 않고 말이다. 똑똑한 성태준은 이 시점에 나서서 그녀의 평판을 깎아내리지 않을 것이다.이 사진으로 사람들은 온갖 상상을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녀가 누군가에게 고백을 받았다고 생각할 것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이 선물이 이도윤이 보낸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이명식처럼 말이다.차서영은 핸드폰을 끄고 이도윤의 핸드폰이 울릴 때쯤 가볍게 일어났다. 그녀는 긴 손가락으로 루비를 매만지며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이도윤은 그녀의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전화를 건 사람은 이명식이었다. 이도윤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잠시 망설였다.전화를 받자마자 이명식의 힘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눈썰미가 많이 좋아진 모양이구나. 내 생각이 맞았어. 서영이는 소박하게 꾸미는 게 어울리지 않아. 조금 더 화려하고 눈에 띄게 꾸며야지.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네 놈이 3년 만에 드디어 정신을 차렸구나! 아주 잘했어!”“...”이도윤은 말문이 막혔다. 이명식의 아낌없는 칭찬에도 그는 할 말이 없었다.이 잘난 선물이 그가 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떻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
제10화
짜증 내는 차서영의 모습이 성태준의 눈에는 길고양이처럼만 보였다.“이거 보여주러 왔어요. 차 팀장이 관심 있을지 모르겠네요.”성태준이 서류 하나를 건넸다. 차서영이 의아한 눈빛을 보내자 그는 직접 보라는 듯 머리를 까딱했다.차서영은 시선을 숙였다. 그리고 또다시 성태준의 아이디어에 깜짝 놀랐다. 그는 홀로그램 기술을 연구하려고 했다. 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분야인데 말이다.“제가 기억하기로 6년 전 해외 전문가 팀이 이미 연구를 시작했지만 아직 3D 투영만 개발된 분야예요.”“차 팀장은 변화를 원하지 않아요?”“변화도 변화지만, 그게 가능한지가 더 큰 문제죠. 혹시 연구팀이 준비되었나요? 코드 알고리즘 디코딩은요? 해외에서 연구한 3D 코드를 어떻게 깰지는 알아요? 그거 말고도 어떻게 시작할지는 생각해 봤어요?”차서영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몰아붙였다. 성태준은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들고 있던 다른 자료를 가볍게 쳤다. 그리고 낮게 웃으며 말했다.“짧은 몇 페이지의 자료로 이런 질문을 하다니, 역시 차 팀장이에요. 차 팀장은 내가 꼭 필요했던 사람이에요.”차서영의 눈에는 무심한 기색이 서렸다.“그런 말에 넘어가서 성 대표님의 무모한 계획을 함께할 생각은 없어요. 다시 찾아오기 전에는 홀로그램의 세상에서 뇌 중추 신경이 손상되거나 제대로 로그아웃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 봐요. 제가 말했던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거예요. 심각한 건 뇌신경 손상과 로그아웃이 안 되는 거죠.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홀로그램은 꿈도 꾸지 마요.”차서영은 자료를 성태준에게 던졌다. 하지만 그는 전혀 화내지 않았고 오히려 미소를 짓고 있었다.“한울 내부에서 일어난 일,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요. 차 팀장, 한울을 떠날 생각이 정말 없어요? 지금으로서는 새로운 길을 찾는 게 좋지 않을까요?”성태준은 웃으며 제안을 던졌다.“만약 차 팀장이 해원에 와준다면 무조건 만족할 만한 자리를 마련할게요.”성태준은 진심으로 차서영의 능력을 높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Read more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