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누굴 죽였는지 먼저 말해 봐. 어떻게 해결할지는 그다음에 생각해 보자고.”연승우가 말했다.“윤씨 하나, 오씨 하나, 장씨 하나. 차씨 하나.”“뭐야, 신분은 몰라?”청용이 묻자 연승우가 다시 대답했다.“부산시 윤씨 가문의 윤여정, 부산시 오씨 가문의 오회장, 부산시 장씨 가문의 장태용, 부산시 차씨 가문의 차선영.”이게 무슨!청용은 깜짝 놀랐고, 주위 사람들은 귀신이라도 본 듯 연승우에게서 멀리 떨어졌다.방금 그가 말한 것은 부산시의 4대 가문이었다. 설마 그가 바로 천성을 공포에 빠뜨린 희대의 살인마, 연승우
청용이 감격한 듯 말했다“연선생님, 저는 당신과 함께하겠습니다. 같이 4대 가문과 구현문을 대적해 봅시다. 하지만 청용파의 사람들은 실력이 모자라 아마 총알받이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겁니다.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싶진 않습니다.”“청용파 사람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죠?”연승우가 묻자 청용이 대답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무공을 조금 할 줄 아는 정도입니다. 아주 적긴 하지만 무사도 몇 명 있습니다.”연승우가 청용에게 물었다.“만약 제가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의 경지를 끌어 올릴 수 있다면 그때는 어느 정도입니까? 예를
안혜윤이 대답했다.“성찬이가 교통사고 낸 일 있잖아. 피해자가 결국 응급조치 도중에 죽었대. 지금 피해자 가족이 시체를 들고 우리 집 앞에 와서 소란을 피우고 있어. 나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연승우가 대답했다.“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연승우는 약재에 관한 일은 뒤로 미루고 일단 안혜윤의 집으로 급하게 달려 갔다.안혜윤의 집 문 앞에는 구경하러 몰려든 동네 주민들로 가득했다. 그들은 안혜윤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흉을 보고 있었다.연승우가 사람들 사이를 뚫고 앞으로 나갔다.“비켜 주세요. 죄송합니다, 좀 비
안혜윤이 말했다.“말했잖아요, 저는 안 간다니까요. 괜히 힘 빼지 마세요.”이춘화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너... 너 엄마 죽는 꼴 보고 싶어?”사람들 사이에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연승우가 쓰게 웃었다. 역시 개 버릇 남 못 준다더니 이춘화는 또다시 그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하고 있었다.그가 앞으로 나서며 안혜윤을 불렀다.“혜윤아.”연승우를 발견한 안혜윤은 순식간에 마음이 놓이는 걸 느꼈다.“승우야, 언제 왔어?”“온지 좀 됐어.”연승우가 그렇게 말하면서 이춘화를 흘깃 쳐다봤다.이춘화는 낯이 뜨거워졌다. 아까
연승우가 연씨 가문의 남은 재산을 장태용에게 저당 잡혔을 때, 장태용은 박성휘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를 스카우트해 가려고 했었다.그러나 박성휘가 완강하게 거절하자, 화가 난 장태용은 박성휘가 이 바닥에 다시는 발을 못 붙이도록 손을 썼다.그 후로 연승우는 박성휘와 연락이 끊겼고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었다. 그런데 여기서 이렇게 다시 보게 될 줄이야.그는 연승우와 동갑이었지만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것이 꼭 할아버지 같았다.몇 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던 걸까.연승우가 굳어 있는 것을 보고 아줌마가 비
“나... 나...”박성휘은 순간 오만가지 감정이 차올라서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몰랐다.그러던 그는 아내가 옆에 있는 걸 발견하고 연승우에게 소개해 줬다.“승우야, 여기는 내 아내 윤민희야.”“민희야, 인사해. 여기는 내 제일 친한 친구 연승우야. 승우씨라고 부르면 돼.”윤민희는 짜증이 난 듯 말했다.“친구는 무슨. 정말 좋은 친구라면 너를 살리지 말았어야지. 내 보상금이 다 날아가게 생겼잖아!”말을 마친 그녀는 씩씩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는가 싶더니 갑자기 생각난 듯 뒤돌아서며 말을 이었다.“아, 맞다. 사람을 살
박성휘가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믿고말고.”하지만 말과 다르게 그의 얼굴에는 ‘불신’이라고 커다랗게 쓰여 있었다.그때 문밖에 있던 윤민희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말했다.“어머, 선구 오빠. 어쩐 일이야?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반갑다.”한 남성의 걸걸한 목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이 요물, 오빠도 너 보고 싶었어. 빨리 방에 들어가자, 나 못 참겠어.”윤민희가 다급하게 말했다.“쉿, 선구 오빠. 지금 그 팔푼이가 집에 있어요.”박성휘는 문밖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듣더니 얼굴을 붉히고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연승
‘청용파?’연승우가 비웃음을 날렸다.“청용파가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릴 수 있으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허세 부리지 마!”선구가 망설임 없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너처럼 꼭 맞아 봐야 정신을 차리는 놈들이 있더라고. 내가 지금 청용파에 전화 걸 거니까 딱 기다려.”“선구 형님, 전화하지 마세요!”박성휘가 다급하게 소리쳤다.“선구 형님, 제가 승우 대신에 무릎 꿇고 빌게요.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선구가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래, 한 번 정도는 봐줄 수 있지. 근데 저 새끼 두 팔은 부러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