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달한 공포가 그의 정신을 마비시켰다.“너무 빨리 포기하지 마세요, 아직 기회는 있으니까.”연용호가 연승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너... 날 살려 줄 생각이야? 정말?”연승우가 말했다.“당연하죠. 제게 나머지 두 명의 흑의인의 신분을 알려준다면, 살려줄게요.”연용호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결심한 듯 말했다.“사실대로 말하자면, 그 둘의 신상에 대한 보안은 특별히 더 엄격해서 나조차도 그들의 신분을 몰라. 하지만 내가 지금 연락 해서 그들의 신분을 알아낼 수는 있어, 어떻게 할래?”연승우는 흔쾌히 동의 했다.“그
그러나 그 후 연승우의 가문이 사고를 당하면서 장태용은 점점 연승우를 멀리하였다.연승우가 장태용에게 여러 번 도움을 청했지만, 장태용은 끝내 도움을 주지 않았다.연승우가 결혼한 후 안혜윤의 회사가 한번 파산 위기를 맞이한적이 있었는데, 그때 연승우가 연씨가문의 마지막 남은 재산까지 담보로 내주고 나서야 겨우 장태용의 도움을 구할 수 있었다.그런 일들을 겪고 나서 연승우는 그저 ‘장태용이라는 사람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말았지만, 연용호의 연락처에 장태용이 나타난 이상 그렇게 쉽게 넘길 수 있는 일이
“하-.”연승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알겠어요, 이번엔 사장님 말씀대로 하죠. 하지만 또다시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그땐 자비를 바라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거래처들은 그제야 한숨을 돌리며 주가인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정작 주가인은 연승우에게 깊이 감사하고 있었다.솔직히 거래처들과의 계약을 모두 끊었다면 주성 그룹의 운영에 차질이 생겼을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그들은 바로 얼마 전에 진북왕과 4조 원짜리 계약을 체결했다.그렇다고 연승우가 계약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바로 동의했다면 거래처들은 주가인의 권위에 의문을
“네.”간호사가 빠른 손길로 환자의 몸에 덮인 시트를 걷어냈다. 환자의 얼굴을 확인한 연승우는 순간 사고가 정지했다.‘혜윤이? 다친 사람이 혜윤이라고?’안혜윤은 얼굴이 피로 뒤덮이고 동공이 확장된 채 숨을 겨우 몰아쉬고 있었다.가슴팍이 미약하게나마 오르락내리락하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젠장, 도대체 혜윤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 정도로 다친 거지?’연승우는 본능적으로 그녀를 살리려고 했지만, 현재 안혜윤에게 응급처치하는 이산을 보고는 가까스로 충동을 억눌렀다.병원장 이산은 ‘회혼침’으로
황수만은 난처한 기색으로 연승우 앞으로 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연승우씨, 아무리 환자에게 원한이 있다고 해도 모두 보는 앞에서 이러시면 안 되죠.이렇게 하죠. 그냥 먼저 도망가세요. 그 뒤는 제가 어떻게든 수습 해 보겠습니다.”황수만도 연승우가 일부러 사람을 죽였다고 믿고 있었다.연승우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잘못한 게 없는데 왜 도망갑니까?”바로 이때 응급실 입구 쪽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인가? 왜 이렇게 소란스러운가?”“경비는 어디 있나? 이렇게 될 때까지 손도 안 쓰고 뭐 하는 건가?”
이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정말... 정말 나한테 고급 회혼침을 알려 줄 생각인 거요?”연승우가 말했다.“그럼요. 대신 봉서고삼을 제게 주셔야 합니다.”이산은 잠깐 망설이더니 거래에 응했다.“그렇게 하지. 하지만 당신에게 이 침술을 알려 주신 사부님은 침술이 밖으로 유실되는 걸 동의하셨소?”그에 연승우가 대답했다.“저는 사부님이 없습니다. 이 회혼침은 제가 10년 전에 혼자서 개발한 겁니다.”“말도 안 돼!”세 사람이 동시에 말했다.“10년 전이면 겨우 16살 정도였을 텐데, 침술을 배우기도 어려운 나이
하지만 그들에게는 안타깝게도, 연승우는 이제 더 이상 그들에게 괴롭힘당하던 팔푼이가 아니었다.경찰이 다시 한번 말했다.“협조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연승우가 경찰에게 말했다.“제가 운전한 게 아닙니다. 저는 아예 차에 타지도 않았어요. 이 교통사고는 저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습니다.”“웃기지 마.”안성찬이 말했다.“그럼 내가 거짓말이라도 하고 있다는 거야?”이춘화도 거들었다.“경찰관님, 저와 성찬이가 증인이에요. 저 자식이 운전해서 사고를 낸 거예요. 빨리 잡아들이세요.”연승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차를
그렇다면 가차 없이 죽여버려야 했다.연승우는 차갑게 말했다.“장태용 오랜만이야.”장태용은 그제야 연승우를 발견했다.그는 아주 기뻐하며 말했다.“연승우, 여긴 어쩔 일야?”“5년 만에 보는 거지. 그동안 잘 지냈어?”연승우는 장태용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내가 물어볼 게 있어. 혹시 우리 작은삼촌이 아직 살아있다는 거 알고 있었어? 그와 연락이 돼? 그때 연씨 집안의 폭발한 거 우리 작은삼촌이 했다는 거 알고 있지?”그건...장태용은 한숨을 쉬며 바로 인정했다.“어, 알고 있었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