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윤 여사가 자기를 죽이려고 찾아왔는데 조심하기는커녕 관을 보내 도발하다니. 이 자식은 틀림없이 오늘 죽을 것이다.’그러면서도 그의 담력에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오다니. 이 패기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이놈이 정말 이 고비를 넘길 수 있다면 앞으로 한쪽을 제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아쉽게도 이 세상에는 ‘만약’이란 없다.윤여정은 노하지 않고 오히려 웃었다.“연승우, 너 오늘 죽을 줄 알고 일찌감치 자기가 누울 관을 준비한
진북왕이 무엇을 선물했든, 설사 그게 거위 털이라고 해도 천금보다 귀한 것이었다.이 선물만 있다면 윤씨가문은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게 분명했다.윤여정은 너무 감격한 나머지 자신이 처한 상황조차 잊은 듯했다.“제가 어찌 진북왕에게 이리 귀한 선물을 받겠습니까.”블랙 킹이 말했다.“진북왕이 여사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물입니다. 한번 열어보시지 않겠습니까?”진북왕이 윤여정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물!윤여정은 몸 둘 바를 몰라 하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진북왕님. 정말 감사합니다.”“이봐, 와서 선물상자를 열게.”“네!
윤여정의 꼴은 본 연용호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저 개자식! 여정아, 걱정하지 마, 내가 대신 복수해 줄게.”연승우는 간신히 화를 참으며 말했다.“작은삼촌, 오랜만이네요. 요 몇 년 동안 괜히 제사상을 차려드렸나 봐요.”연용호는 허리춤의 칼 손잡이를 꽉 쥐며 말했다.“연승우, 네가 여정이를 이 꼴로 만들었겠지? 이 짐승만도 못한 놈!”“닥쳐요!”연승우는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당신이 한 짓에 비하면 제가 한 일은 그저 애교 수준이죠.”연용호가 말했다.“네가 뭘 아는 데, 내가 이러는 건 다 연씨 가문을
차 문이 열리고 풍채 좋은 남자가 차에서 내려왔다.그를 본 연용호는 까무러치게 놀랐다.대성의 전쟁의 신!‘세상에, 전쟁의 신이 왜 갑자기 이곳에 나타난 걸까.’연용호는 얼른 무릎을 꿇었다.“서쪽 국경의 사령관 연용호, 전쟁의 신께 인사 올립니다!”‘전쟁의 신’ 네 글자에 놀라기도 잠시,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전쟁의 신 만세, 만세, 만만세!”모두 전쟁의 신을 실물로 보았다는 사실에 굉장히 들떠있었다.그러나 전쟁의 신이 이곳엔 무슨 일로 왔는지, 정말 연용호가 모셔 온 것인지 하는 의문은 여전히 풀리
극에 달한 공포가 그의 정신을 마비시켰다.“너무 빨리 포기하지 마세요, 아직 기회는 있으니까.”연용호가 연승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너... 날 살려 줄 생각이야? 정말?”연승우가 말했다.“당연하죠. 제게 나머지 두 명의 흑의인의 신분을 알려준다면, 살려줄게요.”연용호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결심한 듯 말했다.“사실대로 말하자면, 그 둘의 신상에 대한 보안은 특별히 더 엄격해서 나조차도 그들의 신분을 몰라. 하지만 내가 지금 연락 해서 그들의 신분을 알아낼 수는 있어, 어떻게 할래?”연승우는 흔쾌히 동의 했다.“그
그러나 그 후 연승우의 가문이 사고를 당하면서 장태용은 점점 연승우를 멀리하였다.연승우가 장태용에게 여러 번 도움을 청했지만, 장태용은 끝내 도움을 주지 않았다.연승우가 결혼한 후 안혜윤의 회사가 한번 파산 위기를 맞이한적이 있었는데, 그때 연승우가 연씨가문의 마지막 남은 재산까지 담보로 내주고 나서야 겨우 장태용의 도움을 구할 수 있었다.그런 일들을 겪고 나서 연승우는 그저 ‘장태용이라는 사람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말았지만, 연용호의 연락처에 장태용이 나타난 이상 그렇게 쉽게 넘길 수 있는 일이
“하-.”연승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알겠어요, 이번엔 사장님 말씀대로 하죠. 하지만 또다시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그땐 자비를 바라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거래처들은 그제야 한숨을 돌리며 주가인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정작 주가인은 연승우에게 깊이 감사하고 있었다.솔직히 거래처들과의 계약을 모두 끊었다면 주성 그룹의 운영에 차질이 생겼을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그들은 바로 얼마 전에 진북왕과 4조 원짜리 계약을 체결했다.그렇다고 연승우가 계약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바로 동의했다면 거래처들은 주가인의 권위에 의문을
“네.”간호사가 빠른 손길로 환자의 몸에 덮인 시트를 걷어냈다. 환자의 얼굴을 확인한 연승우는 순간 사고가 정지했다.‘혜윤이? 다친 사람이 혜윤이라고?’안혜윤은 얼굴이 피로 뒤덮이고 동공이 확장된 채 숨을 겨우 몰아쉬고 있었다.가슴팍이 미약하게나마 오르락내리락하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젠장, 도대체 혜윤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 정도로 다친 거지?’연승우는 본능적으로 그녀를 살리려고 했지만, 현재 안혜윤에게 응급처치하는 이산을 보고는 가까스로 충동을 억눌렀다.병원장 이산은 ‘회혼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