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볍게 답하고선 자리에 앉았다.안혜윤과 이춘화는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고 큰삼촌 이수철은 잔뜩 화가 난 듯 호통쳤다.“인사도 없이 이렇게 도움을 청하는 건 무례하다는 생각이 안 드니?”사촌 동생 이설은 비아냥거리며 입을 열었다.“아빠, 너무 탓하지는 마요. 언니의 전남편이 보잘것없는 인간이라는 건 알고 계셨잖아요. 바깥세상에 나가본 적이 없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니 결례를 범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해요.”“참나, 기가 막히네.”이춘화는 서둘러 이수철에게 차를 따라주며 사과했다.“맞아요.
“안혜윤, 그리고 너희들 죽을 각오 단단히 해.”이수철은 이설을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그녀는 가는 길 내내 욕설을 퍼부었다.이춘화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하느님, 도대체 제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배은망덕한 인간 때문에 속앓이 하는 거죠? 안혜윤, 네가 난리 치며 시집가려고 했던 사람 때문에 우리 집안이 풍비박산 났어.”안혜윤도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 분노로 몸을 떨었다.“승우야...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이 나쁜 놈아! 삼촌을 모시려고 우리 엄마가 얼마나 고생
“그럴 필요 없어.”블랙 킹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진북왕 님께서 이번에 직접 나서실 계획인가? 현릉부는 참 운도 없지.’얼마 지나지 않아 세 사람은 곧 현릉부에 이르렀고, 그곳은 고풍스러운 저택으로 고대 왕이 살았던 곳답게 매우 웅장하고 고급스러웠다.이수철은 가문을 알린 후 안으로 들어갔다.연승우는 문을 들어서자마자 겉으로 평온해 보이는 현릉부에 범상치 않은 기운이 맴돌고 있다는 게 느껴졌고 어둠 속에서 그들을 에워싸고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느껴졌다.그러나 연승우는 침착하게 의사당으로 들어갔다.홀에는 현무영이 그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포위망 한가운데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쓰러지더니 피가 3, 4m의 높이로 튀어 올랐다.그리고 때때로 누군가가 ‘폭발’되어 포위망 밖으로 날아갔고 의사당 안을 풍비박산이 되었다.사람들이 정신을 차렸을 땐 5, 60명이었던 대열이 겨우 6, 7명밖에 남아있지 않았다.맨 가운데 서 있던 연승우는 손에 칼을 들고 있었는데 머리카락을 포함한 온몸이 피로 물들자 마치 악마처럼 보였다.연승우의 몸은 여러 사람 사이를 오가면서 잔상을 남겼고 그가 지나칠 때마다 누군가 배가 찢겨
현무영이 말했다.“두 분 이제 손을 쓰셔도 좋습니다.”“꺼져!”골드는 서툰 한국어로 욕설을 퍼부었고 제이드는 현무영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리 없었던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하며 주위를 살폈다.곧이어 골드와 제이드는 연승우에게 무릎을 꿇었다.“트윈 클럽의 골드와 제이드 인사 올립니다. 진북왕 님,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장내에 있던 모든 사람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물론 그중에는 현무영도 있었는데 그는 하마터면 뇌졸중으로 쓰러질 정도로 크게 충격을 받았다.‘진북왕? 연승우가 국제적으로 이름을
당시 연씨 가문에 대한 집사의 공헌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그의 아들은 예외적으로 ‘연’이라는 성을 따를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연씨 가문의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그는 연승우와 호형호제하며 관계가 가장 돈독했다.연씨 가문 폭발 사고 당시 그는 유일한 생존자 중 한 명이었다.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다른 한 명은 연승우의 어머니였다.연승우의 어머니는 당시 온몸으로 연민우를 감쌌고, 덕분에 연민우는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어머니는 크게 다쳐 식물인간이 되었다.수년 동안 연승우는 그들이 마음 편히 요양할
연승우는 즉시 골드와 제이드에게 명령을 내렸다.“지금 당장 블랙 킹에게 알린 후 인원 파견해서 어머니를 구하고 연민우를 생포해.”골드와 제이드가 답했다.“알겠습니다.”현무영은 애절하게 소리쳤다.“민우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이러다가 정말 죽을 수도 있다고...”고통으로 정신 못 차리는 연민우가 그의 말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그는 미친 듯이 바닥을 뒹굴며 경련을 일으키더니 목이 쉬도록 비명을 질렀다.연승우는 어머니의 안전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현무영을 바라봤다.“비장의 카드가 설마 이게 끝인 건 아니죠? 그렇다
현릉부는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다.그 모습은 본 이수철과 이설은 부르르 떨며 식은땀을 흘리더니 연승우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는 걸 깨닫고 머리를 조아려 감사 인사를 전했다.블랙 킹이 방금 조사한 바에 의하면 두 사람은 결백했고 박세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게 밝혀져서 풀어줬다.연승우는 그들에게 외딴 달동네에서 내려달라고 부탁했다.“살고 싶다면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 입도 벙끗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차에서 내리기 전에 연승우는 경고를 날렸고, 그의 말에 두 사람은 목이 부러질라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오늘 우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