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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심재경은 욕이 나올 뻔했다.

“설마 도망간 건 아니겠지?”

심재경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려는 순간, 그 남자애를 보게 되었다. 그는 심재경이 준비해준 옷으로 갈아입었다. 깨끗하고 윤기가 나는 짙은 노란색의 머리카락은 좀 길어서 귀를 덮었다. 얼굴은 새하얗고 주근깨가 좀 있었으며 내려온 머리카락이 미간을 가렸다.

눈동자는 깊은 푸른색이었다.

그는 손에 먹을 것을 들고 심재경을 보며 말했다.

“배고파요.”

그는 씻고 나와서 사람이 보이지 않자 홀로 호텔에서 먹을 것을 찾았다. 이 호텔에서는 음식을 제공하였기에 그는 조금 포장해서 왔다. 심재경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드실래요?”

남자애가 묻는 말에 심재경은 고개를 젓고 소파에 앉았다. 남자애도 자연스레 음식을 테이블에 놓고 먹기 시작했다. 심재경이 물었다.

“이름이 뭐야?”

“Barzel.”

남자애는 입안에 음식을 넣으면서 대답했다. 심재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자엘? 이렇게 부르면 되지?”

남자애는 고개를 끄덕였다. Barzel을 한국말로 하면 바자엘이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세요.”

바자엘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음식을 먹었다. 오히려 심재경은 아주 많이 의외였다. 어린 나이인데 말을 해보면 아주 말이 잘 통했다. 심재경이 말하기도 전에 그가 먼저 말했다.

“내가 당신의 거주지로 가서 당신을 찾았는데 나를 집안으로 들이지 않고 호텔로 데리고 왔다는 건 나를 믿지 않기 때문이 아니에요? 하지만 괜찮아요, 저도 당신을 안 믿어요.”

심재경은 그를 쳐다보았다.

“나를 믿지 않는데 왜 찾아 왔어?”

심재경이 물었다. 남자애는 잠시 멈칫하더니 말없이 계속 음식을 먹었다. 심재경이 또 물었다.

“왜 말이 없어?”

남자애는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저희 아빠, 엄마가 다 안 계셔서 갈 데가 없어요.”

심재경은 코를 쓱 만졌다. 자신이 괜한 물음을 물어본 것 같다. 남자애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상관없어요.”

“...”

심재경이 말했다.

“앞으로 여기 있어.”

남자애는 고개를 끄덕였다. 심재경이 일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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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knh5253
재밌네요. 다믐 내용이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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