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아는 앉으면서 말했다.“선배, 우리 진지하게 얘기해봐요.”심재경은 송연아의 맞은쪽에 앉아서 시선은 빤히 송연아를 쳐다보고 있었다.“나 지금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어.”“선배가 이슬 언니를 보러 가려는 건 단지 아이를 보고 싶은 것뿐이라고 했는데, 그건 나를 속이는 거예요, 아니면 진심이에요?”송연아의 시선은 심재경을 곧게 쳐다보고 있었다.심재경은 흠칫했다. 그때 심재경의 마음속에는 고민이 있었다. 심재경 본인의 자식인데 본인은 자식을 찾아가 볼 수 없는 게 아쉬웠고 고통스러웠다. 심재경은 자신을 막는 송연아도 불만이었지만 송연아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다 안이슬을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로서 그한테도 알 권리와 양육권이 있지 않은가?“아주 조금 너를 속이는 게 있었어.”물론 심재경은 이 점에 불만이 많고 아쉬움이 많지만, 의도적으로 안이슬 현재의 생활을 파괴할 생각은 없었다.“나는 지금 양 경관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는 걸 인정해. 예전의 나보다 잘하고 있어.”심재경은 지금 자신과 안이슬이 이러한 상황을 맞은 게 모두 자신이 자초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만약 심재경이 충분히 능력이 있어서 안이슬을 잘 보호해주어 안이슬이 상처를 받지 않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하지 않았다면 안이슬이 자신에게 마음이 식어서 다른 남자를 받아주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지나간 것들에 대해, 사실 그는 이미 다 깨닫고 있었다.만약 이 아이의 존재가 없다면 그는 안이슬의 평온한 생활을 절대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더 생기지 않았는가?“후...”심재경은 한숨을 쉬고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도대체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뭐야?”“그런 말을 본 적이 있어요. 좋아한다는 것은 마음이 가는 대로 하는 것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절제해야만 한다는 것. 선배는 이슬 언니한테 어느 쪽이에요?”“...”심재경은 미간을 찌푸렸다. 짧은 시간 내에 대답하기가 어려웠는데 그는 송연아의 말을 곱씹고 있었다. ‘왜 사랑한다면 절제를 해야 하
심재경은 또 답장을 거부했다.“...”지금 송연아는 더 침착할 수가 없었다. 심재경이 강세헌을 알고 지낸 시간은 송연아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강세헌의 과거에 대해서 송연아는 정말 많이 알지 못했다. 심재경은 얘기하다가 말고, 도대체 이게 무슨 경우인가 말이다. 송연아는 더는 가만히 있지 못했다.“재경 선배, 당장 나랑 무슨 얘기인지 말해요. 선배 도대체 무슨 뜻이에요?”심재경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메시지 소리가 나도 그는 그저 눈썹을 꿈틀할 뿐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심재경은 송연아가 조급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송연아는 지금 조급하다.송연아도 이렇게 조급해하는구나. 역시 사람 일이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그 기분을 알지 못한다. 심재경은 직접 겪어본 것처럼 공감한다는 표현을 믿지 않았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가 없다.핸드폰은 계속 울렸다. 심재경은 핸드폰을 들어 힐끔 봤다.“재경 선배!”“심재경!”온통 이름으로 도배되었다. 심재경은 피식 웃더니 천천히 몸을 일으켜 걸어가서 문을 열었다.송연아는 심재경이 갑자기 문을 열 줄은 몰라서 미처 반응하지 못해서 먼저 흠칫하더니 죽일 듯이 노려봤다. 심재경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들어와서 좀 앉을래?”송연아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선배 방금 하려던 얘기가 뭐예요?”“아무것도 아니야.”심재경은 덤덤하게 말했다.“...”심재경은 송연아에게 물을 한잔 떠다 주었다.“화 좀 식히고, 너 아직 환자야.”송연아는 물을 받아들고 방 안으로 들어가서 마음대로 창가의 소파에 앉았다.“말해요.”심재경은 문 옆에 기대 서 있었다.“너는 좋아한다는 것은 마음이 가는 대로 하는 것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절제해야 한다는 관점에 동의한다고 했지?”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럼 물을게. 강세헌에게 너는 어느 쪽인 것 같아?”심재경은 송연아를 보고 있었다. 송연아는 갑자기 시선을 옮겨 심재경과 눈이 마주쳤다. 송연아의 표정은 점점 구겨졌다.“말하려던 게 이거예요?”
심재경의 눈길은 아주 날카로웠지만, 송연아는 여전히 침착했다. 송연아는 갑자기 웃더니 말했다.“참나, 나는 그저 선배를 설득해서 이슬 언니를 방해하지 않게 하려고 한 말이에요.”“그렇다면 이 말의 뜻은 도대체 뭐라는 말이야!”심재경이 물었다. 그러자 송연아가 다시 심재경한테 물었다.“선배 생각에는요?”심재경이 대답했다.“내 생각에는 의미가 없어.”송연아는 깊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내가 생각하기에는 구별이 없어요. 좋아한다는 말이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닌가요? 그럼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사랑할 수 있어요?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죠.”이 때문에 심재경이 강세헌은 송연아를 좋아한다고만 얘기했을 때 송연아가 이렇게 덤덤할 수 있었다. 송연아가 보기에는 좋아하는 감정이면 충분했다.송연아의 생각에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구별이 없었다.심재경은 입을 삐죽거렸다.“이런 말들로 나를 옭아매려고 들었어?”“...”“아니에요...”송연아는 해명하려고 했다. 심재경은 송연아를 문밖으로 밀었다.“알겠어, 알았다니까. 내가 안이슬을 찾아가지 말라고 이러는 거 아니야? 안 가면 그만이지.”송연아가 말했다.“알면 됐어요.”심재경은 문을 닫자마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심재경은 자신이 왜 이렇게 고분고분 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마음대로 하려는 게 아니라 심재경의 인생은 심재경 자신의 것인데 어떠한 결정에 대해서는 그래도 혼자서 해야 한다. 무작정 남의 얘기만 들을 수 없다. 심재경의 눈빛이 울적한 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이튿날.송연아는 아침에 심재경을 보지 못해서 한마디 물었다.“재경 선배 아직 안 일어났어요?”오은화가 대답했다.“제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재경 씨가 일어나 계신 걸 봤는데요?”“몇 시에 일어났어요?”송연아는 오은화가 항상 일찍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국내에서든지 프랑스에서든지 오은화는 다 늦게 일어나지 않았다.“다섯 시 좀 넘었을 거예요.”오은화는 아주 정확하게는
안이슬은 핸드폰을 진동모드로 해놨다. 저번에 안이슬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는 바람에 금방 재운 보아가 깨서 한참을 울었던 적이 있어서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 안이슬은 핸드폰을 진동모드로 바꿔놨었다. 이러면 적어도 갑자기 핸드폰이 울려서 아이를 놀라게 하는 일은 면할 수 있다. 안이슬은 빨래를 하려고 핸드폰을 소파에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채로 있었다. 현재 안이슬은 안방에서 보아에게 모유를 먹이고 있었기에 아예 듣지 못했다. 핸드폰 진동은 계속 울렸다. 안이슬은 보아를 먹이고 다 마른 옷가지들을 정리하여 옷장 안에 넣었다. 어젯밤에 제대로 못 잤기에 집안일을 다 하고 안이슬은 침대에 누워 딸을 안고 잠시 눈을 붙였다.안이슬과 양명섭이 진정한 부부가 되고 난 후 매일 밤 양명섭은 안이슬을 가만 놔두지 않았기에 안이슬은 밤에 계속 수면 부족이었다. 하여 낮에 잠을 좀 보충해야 정신이 났다.양명섭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사 온 생선을 주방에 가져다 두었다. 안이슬의 모유가 점점 적어져서 지금 보아는 거의 분유를 먹고 있었다. 양명섭은 생선과 갈비를 사 와서 안이슬에게 국물을 우려주려고 했다. 생선은 이미 죽이고 나서 손질을 다 한 상태였다. 양명섭은 주방에서 한참을 바쁘게 돌아치고 나서야 이것들을 모두 냄비에 넣었다.양명섭은 또 책을 한 권 샀는데 거기에는 국거리를 만드는 방법이 많이 적혀 있었다. 양명섭은 안이슬이 아이를 돌보는 게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여 휴가가 아직 끝나기 전에 시간이 있을 때 안이슬을 많이 보살펴 주려고 했다. 양명섭은 주방에서 나와 소파에 있는 핸드폰이 계속 진동하는 것을 보고 걸어갔다. 핸드폰을 들어서 송연아의 이름이 뜨는 것을 보고 안방으로 가서 안이슬을 부르려 했지만, 안이슬이 자는 것을 보고 깨우지 않았다.핸드폰은 또 한 번 울렸다. 전화가 계속 통하지 않았기에 송연아 쪽에서는 이미 급해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양명섭은 잠시 망설이다가 통화연결 버튼을 눌렀다. 양명섭은 안이슬이 자고 있어서 전화를
“명섭 씨는 이슬 언니를 믿지만 제가 재경 선배를 못 믿어요...”송연아는 이번에 정말 심재경의 행동에 놀랐다. 양명섭이 말했다.“제가 심재경 씨랑 얘기해볼 겁니다.”송연아는 생각해보았는데 양명섭은 반듯한 사람이기에 두 사람 사이에는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양명섭은 안이슬을 그렇게 사랑하는데 안이슬을 반드시 잘 보호하겠지 싶었다.송연아는 심재경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심재경과 양명섭이 동시에 위험에 빠졌는데 반드시 한 사람만 구해야 한다면 송연아는 무조건 심재경을 선택할 것이다. 아무래도 심재경과 더 오래 알았고 감정이 더 깊었기 때문이다.인간이란, 자신과 감정이 더 좋은 사람을 포기할 만큼 위대할 수가 없다. 양명섭에 대한 모든 호의는 당연히 그가 안이슬의 남편이기 때문에 베푸는 것이다. 이 점은 부정할 수가 없다. 송연아는 심재경이 아이를 달라고 안이슬을 난처하게 할까 봐 두려웠는데 분명 양명섭이 안이슬을 잘 보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송연아는 계속 심재경을 꾸짖었지만 부인할 수 없는 점이 바로 아이는 심재경의 아이기에 그는 아이를 데리고 올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안이슬과 양명섭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고 모든 사람이 아이는 안이슬과 양명섭의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만약 심재경이 아이를 데리고 가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그들은 어떻게 양명섭을 대할 것이며 어떻게 안이슬을 대할 것인가? 어찌 됐든 사람의 마음은 헤아리기 어렵다.“네. 이슬 선배는 별일 없죠?”송연아는 한마디 안부를 물었다. 양명섭이 대답했다.“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전화를 끊고 양명섭이 뒤돌려고 하는데 안이슬이 뒤에서 소리를 냈다.“누구한테 전화하고 있어?”양명섭은 망설이지 않고 안이슬에게 핸드폰을 주었다.“송연아 씨가 당신한테 온 전화야.”“뭐라고 했어?”안이슬은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건네받았고 양명섭은 덤덤하게 말했다.“심재경이 여기로 온대.”안이슬은 흠칫하더니 눈꺼풀이 살짝 처지고 조금 가라앉
“당신은 유부남인데 다른 사람에게 못 볼 이유가 뭐가 있어?”안이슬이 고개를 들었다. 양명섭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깊어지며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당신 말이 맞아.”그리고 그는 안이슬에게 말을 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고 그녀를 품에 꼭 안은 채 깊은 키스를 퍼부었다. 그다음에는 당연히 한바탕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다.아마도 이게 바로 신혼부부의 일상이 아닐까? 그들이 결혼한 기간은 짧지 않지만 진정한 부부가 된 것은 얼마 안 된 일이었기에 둘에게는 요즘이 진짜 신혼이었다. 안이슬은 양명섭의 어깨를 베고 누웠다.“당신의 휴가 거의 끝나가는 거 아니야?”양명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물었다.“내가 출근하는 게 싫어?”“아니.”안이슬은 양명섭의 옆모습을 보면서 말했다.“걱정돼서.”양명섭의 직업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다시 이런 위험에 처할까 봐 두려웠다. 안이슬은 양명섭의 가슴팍에 있는 수술 상처를 어루만졌다. “나는 우리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였으면 좋겠어.”양명섭은 안이슬을 안았다.“그럴 거야.”안이슬은 양명섭의 턱을 잡고 그가 자신을 보게 돌렸다.“당신이 한 말 기억해. 그 말 어기면 안 돼.”양명섭은 웃으며 그녀한테 물었다.“각서라도 써야 하나?”안이슬은 눈을 깜박였다.“그 방법이 좋네.”안이슬은 침대에서 일어나서 종이를 가지러 내려가려고 했는데 양명섭이 그녀를 붙잡았다.“진심이야?”안이슬이 물었다.“왜? 진심이면 안 돼?”양명섭이 웃었다.“좋아!”안이슬은 갑자기 멈췄다.“종이에다 썼다가 만약 잃어버리면 어떡해?”안이슬은 양명섭의 건장한 몸을 보면서 농담을 했다.“당신 몸에 문신으로 남기자.”양명섭은 안이슬을 쳐다보았다.“경찰서에서 출근했었다는 사람이 문신을 하면 안 된다는 규칙도 몰라?”안이슬은 다시 양명섭의 품에 누우며 말했다.“농담이야. 진짜인 줄 알았어?”양명섭은 핸드폰을 들어 안이슬에게 음성메시지를 남겼다.“나는 이슬 씨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심재경은 좀 난처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입을 열기가 곤란했다. 심재경은 자신이 불쑥 찾아온 게 이들에게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나타나면 꼭 그들을 방해하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어쩌면 남자는 남자가 더 잘 알지도 모른다. 양명섭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여기까지 온건, 아이를 보고 싶어서죠?”심재경은 표정이 멍해졌다. 양명섭이 말했다.“당신은 끈질기게 달라붙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나와 이슬 씨를 갈라놓으려 했다면 저번에 용운시에서 당신은 그렇게 태연하게 나와 이슬 씨를 축복하지 않았겠죠.”여기까지 말하고 그는 잠시 끊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나는 당신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는 당신이 잘 생각하기를 더 바라요. 아이는 당신의 아이이기 전에 이슬 씨의 아이예요. 당신이 아이를 먼저 데리고 가려든, 아니면 이슬 씨의 곁에서 아이를 뺏어 가려든 저는 다 허락할 수가 없어요. 이슬 씨가 당신한테 보내고 싶은 게 아니라면요.”양명섭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다. 안이슬은 절대 아이를 주지 않을 것이다. 열 달을 고이 품어 하루아침에 낳은 아이는 안이슬과 같은 피를 나누고 있다. 모녀의 정이란 어떻게 끊는다고 끊어낼 수 있는 것인가. 양명섭까지도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작은 아이가 곁에 있음으로써 양명섭의 생활이 얼마나 다채로워졌는지 모른다. 심재경은 당연히 아이를 데리고 가고 싶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그도 알고 있다. 만약 심재경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안이슬은 그를 죽일 듯이 증오할 것이다. 심재경은 안이슬과 양명섭을 위해서도 고민을 했다. 아이가 심재경이 데려가면 외부 사람들은 양명섭과 안이슬에 대해 어떻게 짐작하겠는가? 그들의 평범한 생활도 아마 망가지고 말 것이다.“나는 그저 아이를 보고 싶었어요. 그것뿐이에요.”양명섭은 눈꼬리가 살짝 처지며 물었다.“이슬 씨는 좋은 여자인데 왜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어요?”심재경은 몸을 살짝 굽히면서
안이슬은 양명섭을 빤히 쳐다봤다.“무슨 뜻이야? 지금 나 떠보는 거야?”양명섭은 손으로 안이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어. 연인이 아니더라도 친구일 수 있지. 인연이 닿은 사람인데 얼굴도 못 보는 원수처럼 지낼 필요 없잖아. 나는 상관없어. 나는 당신 믿어.”안이슬은 입을 삐죽거렸다.“당신은 나 믿지만 나는 나를 못 믿겠어. 만약 그 사람이 또 달콤한 말로 나를 달래면 내가 홀라당 넘어가서 따라갈 수도 있잖아...”양명섭은 갑자기 안이슬을 안아서 그녀의 입술에 세게 키스를 했다.마음속으로는 안이슬이 농담하며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안이슬이 자신을 떠난다는 것은 두려웠다. 양명섭은 안이슬을 세게 껴안았다. 마치 이 사람을 자신의 몸속으로 녹여 들게 할 것처럼 말이다. 안이슬이 말했다.“보아를 안아서 내려가.”헤어지고 나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안이슬은 그다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이슬은 지나간 일들을 마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안이슬은 양명섭의 의연한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앞으로 내 생활에는 당신만 있었으면 해.”“보아는 없어도 돼?”양명섭이 물었다. 안이슬은 표정이 잠시 멈칫했다.“그 사람이 아이를 달라고 해?”양명섭이 고개를 저었다.“그냥 보고 싶대.”안이슬은 양명섭의 허리를 껴안았다.“예전에는 아이가 예상치 못한 일이고 내가 원하던 존재도 아니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아이가 점점 내 몸 안에서 자라면서 나는 아이에 대해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되더라고... 엄마가 되는 느낌을 지금은 정말 포기하기 싫어!”양명섭은 알고 있다.“아이를 나한테 줘. 그 사람 아래에서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자.”양명섭이 말했다. 안이슬은 알겠다고 하고는 돌아가서 아이를 안아왔다. 보아는 잠이 들었는데 작은 얼굴이 불그레 했다. 생김새를 보면 누구를 닮았는지 보이지 않았는데 아마 아직 어려서 그런듯하다. 좀 커서 이목구비가 선명해지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안이슬은 아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