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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이영은 이해가 안 갔다.

“어떻게 끈을 푼 거예요?”

이영은 자신이 묶은 매듭은 혼자서 절대 풀 수 없다는 것을 아주 확신할 수 있다. 무조건 누군가가 풀어준 것이다. 심재경은 킥킥 냉소를 지었다.

“너네 배신당했어.”

찬이는 똘똘한 큰 눈을 깜빡였다.

“누가 우리를 배신해요?”

“당연히 네 엄마지!”

심재경은 쫓아가기도 귀찮았다.

“너 혼자 얌전히 오면 약하게 때릴 거고 만약 네가 완강하게 저항한다면 엉덩이가 피나도록 때릴 거야.”

찬이의 입은 동그랗게 말렸다.

“삼촌, 어떻게 그렇게 마음이 독할 수 있어요?”

“너를 상대하려면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지. 그리고 잊지마, 네가 오늘 나를 어떻게 괴롭혔는지.”

심재경은 계단에 앉아 찬이를 향해 손짓했다.

“이리 와, 이리 와.”

찬이는 이영을 쳐다봤다.

“우리 둘이 재경 삼촌 한 명을 때리면 승산이 있을까요?”

“...”

이영이 말했다.

“나 혼자서 충분해.”

“...”

찬이는 또 의욕이 넘쳐서 허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

“삼촌 이리 와요.”

“...”

“너, 너 어린놈이 얌전히 있지 못할망정 싸움이나 하고 네가 엉덩이를 호되게 맞고 싶구나.”

찬이는 이영의 곁으로 기댔다. 전에는 이영이 자기를 너무 엄하게 감시하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의 곁에 서 있으니 아주 안전감이 있었다.

이영이 아무렇게나 서 있어도 마치 산이 하나 서 있는 것 같았다.

“나 못 때리죠.”

찬이는 심재경을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심재경은 자신이 이제는 어린아이한테까지 괄시를 받아야 하는가 생각했다. 그는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되었으며 이렇게 비참해졌을까.

‘됐다, 됐어.’

“너랑 더 따지지 않을 거야.”

심재경은 일어나서 바지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방으로 들어갔다. 찬이는 곁에 있는 이영을 꾹꾹 찔렀다.

“삼촌이 무서운가 봐요.”

심재경은 이 말을 듣고 미끄러져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그는 입꼬리를 삐죽거리더니 돌아서서 찬이를 보고 말했다.

“군자가 원수를 갚는 데는 십 년도 늦지 않아.”

찬이는 이영의 뒤에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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