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헌이 물었다.“너 괜찮겠어?”“걱정 마요. 세헌 씨 방해하지 않을 거고 저 자신을 잘 돌볼 수 있어요. 제 목적은 찬이를 구하는 거지 저까지 위험에 빠뜨리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게다가 사람들에게 그 어떠한 허점도 발견하지 못하게 접근할 거예요.”송연아는 자신 있게 말했다.일부러 강세헌에게 아무 일도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 것 같다.강세헌은 그녀가 총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결국에는 여자였기에 무력 앞에서는 그녀도 어찌할 수가 없다.“너무 방심하지 마.”“네.”송연아는 대답했다.이후 차 안은 조용해졌다.두 사람 모두 말이 없었다.송연아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딱히 할 말이 없었다.얼마 후 차가 문화센터에 도착하고 송연아는 차에서 내렸다.“천천히 운전해서 가요.”강세헌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그래.”송연아는 안으로 들어갔고 아직 이곳에 익숙하지 않아 계속 문의한 끝에 리스트를 제출하는 부서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그 안에 일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임설이었다.그녀는 열린 문을 일부러 두드려서 임설의 주의를 끌었다.“안녕하세요, 저 등급평가 리스트 드리려고 왔는데요.”“저 주시면 돼요.”임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오늘 그녀의 화장은 단아했는데 그녀가 병원에 나타났을 때의 모습과 같지 않았다.그날 병원에 갔을 때 그녀는 막 연극을 끝내서 그런지 얼굴에 화장이 조금 짙었는데 화장을 미처 지우지 못한 채 병원에 갔었다. 그 이유는 강세욱이 그녀가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것을 알고 혹시라도 임신했을까 봐 병원에 오라고 한 것이었다.송연아는 그녀에게 건네주며 친근하게 말을 걸어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임설은 핸드폰을 들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받다가 송연아가 아직 가지 않은 것을 보고 말했다.“리스트를 저한테 주고 가시면 돼요.”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계단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송연아는 가려는 척하며 계단으로 들어가는 그녀를 보고 살금살금 따라갔다.임설은
그녀는 강세욱이 말하는 아이가 찬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멀리 떨어져 있어 그녀는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예리하게 아이라는 두 글자는 똑똑히 들었다.강세욱은 차 문 앞에 서서 계속 전화기 너머의 사람과 대화를 나누었다.“사람 데려와, 내가 좀 봐야겠어.”그가 아이를 낳은 여자를 찾고 있는 것은 찬이 때문이었다. 찬이는 심하게 울고 또 분유를 먹으려 하지 않았는데 인터넷에서 아기가 분유를 먹으려 하지 않는 원인이 모유를 먹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는 글을 보게 되어 아이를 낳은 여자를 찾았던 것이다.아이를 낳은 여자면 젖이 있었기에 찬이를 먹일 수도 있고 울음도 그치게 할 수 있었다.사실 찬이가 우는 것은 그가 분유를 먹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단지 그에게 준 분유가 전에 먹던 그 브랜드가 아니었고 맛이 변해 적응이 안 돼서 안 먹으려고 했던 것이었다. 원래 브랜드로 바꾸기만 하면 무조건 먹을 것이다.하지만 강세욱은 알 리가 없었다.전화를 끊고 차에 탈 때,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임설을 한 번 보고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에게 관심의 한마디를 하려 했지만, 그녀가 희망을 품을까 봐, 할 수 없이 무자비하게 차를 타고 떠났다.송연아는 급해 났다. 강세욱이 방금 전화로 아이 얘기를 꺼낸 건, 그가 지금 아이를 만나러 간다는 뜻이 아닐까?하지만 사람의 두 다리가 어찌 차를 따라잡겠는가?그래서 번호판을 찍어 메시지와 함께 강세헌에게 보냈다.「이 차를 혹시 찾아줄 수 있어요? 그가 찬이를 만나러 가는 것 같아요.」천주그룹.강 대표 사무실.강세헌이 임지훈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려서 보니 한 통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그는 내용을 보고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답장을 했다.「알았어.」“왜요?”임지훈이 물었다.강세헌은 그를 바라보며 말이 없었다.그는 임지훈을 시켜 강세욱 일가족을 계속 미행하게 했고 그들의 집에서 쓰는 가정부까지 감시하여 일 퍼센트의 가능성도 놓치지 않았다.방금 감시하던 사람이 강세욱이 비
“이제 괜찮아요?”송연아가 물었다.임설은 그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는 씁쓸하게 입을 열었다.“제가 그 사람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리가 함께 있는 날은 항상 즐거웠어요. 그 사람은 제가 하는 연극을 보러 왔고 저를 데리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어요. 함께 손을 잡고 거리도 구경하고 그 사람 어깨를 베고 영화도 감상하고...”그녀는 옛 추억이 떠오르자 눈이 저도 모르게 촉촉해졌다.“우리 둘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요. 그는 강씨 집안의 도련님이지만 저는 그저 무명의 작은 연극배우잖아요. 어떻게 그와 끝까지 갈 수 있겠어요. 단지 너무 갑작스럽게 끝나서 받아들일 수 없었을 뿐이에요. 하지만 저는 알고 있어요.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올 거라는 걸요.”송연아는 자세히 듣고 있다가 슬쩍 떠보았다.“그 사람은 왜 갑자기 헤어지자는 거예요? 다른 여자 있는 거 아니에요? 하여튼 남자들은 다 변덕스럽다니깐.”임설은 곰곰이 생각했다.“아닐 거예요. 근데 요 며칠은 바쁜 것 같았어요.”“뭐가 그렇게 바빴는데요?”송연아는 무심코 물었다.“저도 모르겠어요.”임설은 갑자기 강세욱과 관련된 질문이라는 것을 발견하고는 경계하였다.“그걸 알아내서 뭐 하려고요?”송연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제가 모르는 사람인데 뭘 알아내겠어요. 저도 당신처럼 남자한테 다쳤으니까 물어본 거죠. 저를 상처 준 남자처럼 멍청한 남자일까 봐.”임설은 그 말을 듣고는 그녀 또한 차인 적이 있었는지라 순식간에 그녀와 공감대가 생겨 사이가 가까워진 것 같았다.경계심도 없어지고 말이다.“얼마 만에 괜찮아지신 거예요?”임설이 물었다.송연아는 대답했다.“시간이 약이더라고요. 가끔 술로 풀기도 했어요.”임설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하긴 하죠.”“방금 전화를 받는 걸 들었어요. 여자니 자식이니 하던데 혹시 다른 사랑에 빠진 건 아닐까요?”송연아가 그녀에게 접근한 것은 정보를 캐내기 위해서였기에 끊임없이 강세욱에 관한
“왜 그렇게 놀라세요?”임설은 송연아를 바라보았다.송연아는 순간적으로 놀란 어조를 가다듬고는 웃으며 말했다.“저의 직업이 의사고 부업이라고 할 수 있는 취미도 춤이어서 도박을 접해 본 적이 없어요. 특히 지하 카지노 같은 곳은 너무 짜릿해서 궁금했어요...”임설이 말했다.“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 돼요. 어쨌든 이런 경영은 나라에서 허용되지 않고 만약 적발되면 그 사람 소송당할 거예요.”송연아는 처음에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다시 말을 돌렸다.“그 사람이 설이 씨와 헤어지겠다고 하는데 아직도 생각해 주는 거예요?”“어쨌든 같이 있었으니까요.”임설은 나지막한 목소리와 애처로운 어조로 말했다.“헤어져도 감옥에 가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강씨 집안의 도련님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강씨 집안은 돈도 있고 권력도 있는데, 설마 잡혀가겠어요?”송연아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물었다.임설이 말했다.“저는 그 사람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제가 아는 한 가지는 그와 그의 사촌 형이 서로 원한을 품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쥐도 새도 모르게 도박장을 차린 거고요. 사실 그 사람 사촌 형이 괴롭히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이 일을 두려워하지 않을 거예요.”송연아는 살며시 눈을 내리깔았다.왜냐면 송연아는 그녀가 말하는 강세욱의 사촌 형이 강세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강세헌이 말하기를 강세욱 어머니가 그를 암살하려 했다고 한다.그 집안에서는 이미 살인의 마음을 품고 있다.이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송연아는 이 소식이 강세헌에게 유리하다고 느껴져 핸드폰으로 노는 틈을 타 강세헌에게 소식을 알렸고 신신당부했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아요. 제가 이미 임설과 접촉했으니 먼저 안으로 들어가 상황을 좀 살필게요.」찬이를 아직 찾지 못한 상황에서 일을 크게 만들면 안 되었다.만약 강세욱이 빠져나갈 길이 없어 물귀신 작전을 한다면 찬이는 위험해질 것이다.모든 것은 찬이를 구하는 것을 위주로 해야 한다.강세헌은 송연아의 메시지를 받고는 얼굴에
임설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 화물 터미널에 카지노가 숨겨져 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가요. 저를 따라오면 돼요.”임설은 선원 두 명이 타고 있는 작은 보트로 데려갔다. 카지노에 가고 싶은 사람들은 모두 이 보트를 지나야 들어갈 수 있었다.마침 두 선원이 임설을 보고 곧장 배에 태웠다.그러나 그들은 송연아를 본 적이 없었기에 그녀를 가로막았다.“이 여성분은 올라갈 수 없습니다.”“같이 왔어.”임설이 말했다.“이 사람 내 친구야. 너희 보스가 나한테 부탁했어, 여기에 대해 말하면 안 된다고. 나도 다 알아, 이 친구도 알고. 난 오늘 너희 보스를 찾으러 온 거야. 그 사람 안에 있지?”지난번에 강세욱이 임설을 옆에 끼고 왔었다.그래서 모두가 그녀는 강세욱의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지금 그녀가 이렇게 말하니, 두 선원은 송연아를 보트에 태울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핸드폰은 모두 바쳐야 합니다.”임설은 규칙을 알기에 그들에게 먼저 핸드폰을 건네주었다.송연아는 핸드폰으로 강세헌에게 연락해야 했다.만약 그녀가 찬이의 소식을 알게 된다면, 강세헌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다.“그건...”임설은 그녀가 망설이자 말했다.“배 안에서 외부와 연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세운 규칙이에요.”송연아는 상납할 수밖에 없었다.“어쩔 수 없죠.”그녀는 핸드폰을 끄고 바쳤다.그녀들이 핸드폰을 건네준 후에야 선원들은 배를 출발시켰다!30분 동안 항해한 후, 송연아는 멀지 않은 곳에 컨테이너로 가득 찬 배 한 척을 보았다.임설이 말했다.“저기예요.”송연아는 물었다.“컨테이너가 이렇게 많아요?”그녀는 한두 개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배 위에는 20개 남짓한 컨테이너들이 있었다.선원들은 송연아가 세상 물정을 모른다며 자부심을 품고 소개했다.“이 배는 3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사람이 많을 때는 400명까지 허용하지만 오늘은 사람이 많지 않아 100명밖에 안 됩니다.”송연아는 놀라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몇백 명?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어디서 나는 울음소리지?’그녀는 즉시 소리를 따라갔고, 빨간 컨테이너에서 임설과 강세욱을 보았다!그 안에는 또 한 명의 흐느끼는 여인이 있었다.방금 울음소리가 바로 이 여자가 낸 것이다.송연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여자가 이렇게 젊어 보이는데, 설마 강세욱이 찾고 있는 아이를 낳았던 여자라고?“누가 오라 그랬어?”강세욱의 얼굴이 상당히 일그러졌다.그는 사납게 임설을 노려보고 있었다.그때 임설과 헤어지려 한 것은 그녀가 강세헌의 눈에 띄어 이곳을 찾게 될까 봐 두려워서였다.그런데 그녀가 여기를 달려오다니...강세욱이 어떻게 화를 안 낼 수 있겠는가!임설은 강세욱이 화난 원인을 몰랐다. 그저 그와 이 여자가 함께 있는 모습을 포착해서 화를 낸 줄 알았다.그녀는 강세욱이 이렇게까지 크게 화를 내는 것을 처음 본다!“나랑 헤어지려는 게 이 여자 때문이야?”임설은 오열했다.그녀가 이 방에 들어왔을 때, 이 여자는 상의를 벗고 강세욱을 마주하고 있었다.여기는 강세욱의 사무실이고 옷을 벗으면 뭘 하겠는가?발가락으로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다.그녀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설마설마했는데 그는 정말 자신을 배신했다!강세욱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응.”임설의 눈물이 더욱 하염없이 흘렀다.그녀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그녀는 눈물을 힘껏 닦으며 말했다.“그래, 헤어져!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네가 여자를 찾을 수 있으면 나도 남자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어.”임설은 말을 마치고는 컨테이너 밖으로 나갔다.강세욱은 그녀가 다른 남자를 찾는다는 말에 진정하지 못하고 앞으로 나와 손목을 잡아당겼다.“어리광부리지 마.”임설은 그를 돌아보았다. “난 어리광 같은 거 부리지 않아. 그리고 내가 화가 나서 한 말도 아니야. 너는 여자를 찾을 수 있으면서 왜 나는 안 되는데?”그녀가 되물었다.강세욱은 평소 같으면 상대에게 무언가를 설명하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다급하게 그녀
강세욱은 다가와서 물었다.“방금 뭐라고?”임설이 말했다.“송연아라고 했는데, 왜요?”“배 위에 있어?”강세욱은 실눈을 뜨면서 물었다.임설은 그가 왜 안색이 안 좋은지 몰라 설명하였다.“그녀는 단지 저를 따라 세욱 씨 찾아온 것뿐이에요. 제 친구니까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연아 씨 찾으면 바로 갈게요.”“네 친구?”강세욱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녀가 누군지는 알아?”임설은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방금 사귄 친구예요...”“방금 사귄 거라고?”강세욱은 이를 갈았다.“너는 방금 안 사람을 배에 태웠어?”“그녀가 도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화를 내는 거예요?”임설이 물었다.‘송연아의 신분이 그렇게 특별해?’“강세헌 마누라야!”강세욱은 화를 가라앉히고 말했다.“됐어, 어쨌든 일찍 발견하면 된 거야. 사고를 치지 않아서 망정이지 그녀는 배에서 도망칠 수 없을 거야.”임설은 어리둥절했다.“그러니까 그녀가 나에게 접근한 목적이 있었단 말이에요?”“아니면?”강세욱이 말했다.“내가 지금 너와 헤어지자고 하는 거는 네가 사람들한테 찍히게 하고 싶지 않아서야. 그래도 늦었나 보다, 너를 여전히 노리고 있어. 됐어,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나도 숨기지 않을게, 방금 그 송연아라는 사람이 너를 이용했어. 분명 너의 입에서 그녀의 아이 소식을 알아내려고 했겠지.”“연아 씨 아이를 잡았다고요?”임설은 깜짝 놀랐다.“그래, 그 애는 나한테 아주 중요한 아이야. 내가 그 애를 손에 쥐고 있으면 강세헌을 협박할 수 있어. 회사 지분을 내놓으라고 하면 순순히 내놓을 거야.”“아까 그 여자는...”“내가 아이한테 모유를 먹일 여자를 찾은 거야.”강세욱은 간단한 대답을 하고는 마지막에 한마디 덧붙였다.“그 아이가 너무 많이 울어서 내가 먹여달라고 했어.”그러자 임설은 바로 깨달았다.“내가 오해한 거였어요?”“안 그러면?”강세욱은 한숨을 쉬었다.임설은 다 알아버렸고 이미 그 사람들에게 찍혔으니 헤어질 필요가 없었다.“나랑 같이 가자.”강
강의건이 언제 배를 탔는지는 모르지만 마침 임설이 송연아를 때리려 하는 장면을 보고는 바로 큰소리로 외쳤다.임설이 고개를 돌려 보았는데 강의건이었다.그날 병원에서 강세욱이 그를 공손하게 대했으니 그의 신분은 짐작할 수 있었다.그래서 감히 하려던 동작을 계속할 수 없었다.분이 풀리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강세욱의 뒤로 물러났다.강의건은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 강세욱에게 말했다.“너 따라와.”강세욱은 아랫사람으로서 당연히 거부할 수 없었다. 떠나기 전에 부하들에게 송연아를 잘 보고 있으라고 눈짓을 했다. 이 틈을 타서 도망가지 않도록 말이다.부하들은 곧바로 뜻을 알아차리고 송연아를 붙들어 잡았다.컨테이너로 가던 강의건은 강세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당장 아이와 송연아를 풀어줘, 모든 게 아직 늦지 않았어...”“할아버지, 뭐가 늦었단 말씀이세요?”강세욱은 강의건의 말을 가로채, 되물었고 강의건이 대답하기도 전에 먼저 말했다.“강세헌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으세요?”강의건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지금 풀어주면 내가 세헌이를 설득할 수 있어. 내가 살아있는 한 체면을 세워줄 거야.”강의건이 말했다.강세욱은 끝까지 말을 듣지 않았다.“할아버지, 저희 아버지도 할아버지의 아들이고 저도 할아버지의 손자예요. 하지만 강씨 집안의 모든 재산을 강세헌한테 주셨죠. 할아버지, 너무 편애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불만이 있는 거고 저의 싸움은 모두 할아버지 때문이에요.”“어르신이 큰 도련님께 재산을 맡긴 이유는...”“전 집사!”강의건은 즉시 전 집사의 말을 끊었다.“네가 고집하는 이상 나도 할 말이 없다. 복이든 재앙이든 네가 알아서 책임져.”“당연히 제가 책임져야죠.”강세욱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고, 승패의 결과는 당연히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그가 스스로 자처한 일인데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이렇게 된 이상 나도 할 말이 없다.”강의건이 지팡이를 짚고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