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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4화

도범은 약간 어이없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허준화는 정말 자신을 과시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 같았다. 그러자 도범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네가 청란과를 손에 넣었더라도, 한 시간 반을 썼어. 그렇게 해서 나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도범이 말을 끝내자, 허준화는 갑자기 으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 속에는 짙은 조소가 담겨 있었고, 허준화는 몸을 앞으로 숙였다가 뒤로 젖히며 매우 과장된 웃음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본 단목 문주도 무의식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이전까지 단목 문주는 허준화가 이렇게 웃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예전에는 허준화가 웃는 것은커녕, 몇 마디 더하는 것조차 단목 문주에게는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도범을 만나고 나서, 도범이 허준화를 여러 번 이기자, 허준화는 마치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처럼 보였다. 허준화의 감정과 행동 모두 예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허준화는 한참을 웃다가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

“도범! 여태까지 지나친 자신감이 독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어?”

이 말을 할 때, 허준화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지금의 허준화는 오로지 도범을 철저히 짓밟고, 자신이 잃어버린 존엄을 되찾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허준화는 사실 자신의 존엄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고, 도범에게 여러 번 패하면서 허준화의 자존심은 큰 타격을 받았다. 그래서 허준화는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턱을 치켜들고 말했다.

“네가 연단술에서 재능이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하지 마. 너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야! 내가 이 세 번째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나 해?”

허준화는 이 말을 하면서 손에 든 청란과를 다시 한번 흔들었다. 허준화의 손짓에 따라 청란과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모든 사람의 시선도 그 청란과에 따라 움직였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 도범을 포함해 모두가 허준화가 어떤 방법으로 청란과를 손에 넣었는지 알고 싶어 했다.

허준화의 선천 초기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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