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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5화

“세 번째 대결은 이와는 상관없으니, 너는 절대로 청란과를 따낼 수 없어. 그러니 내 앞에서 그 잘난 척은 그만둬. 네가 다른 사람들을 속일 수는 있어도, 나를 속일 수는 없어!”

그러자 도범은 어이없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당겼다. 도범은 아무도 속이려는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허준화는 도범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이윽고 도범이 냉소를 터뜨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도대체 무슨 근거로 내가 모든 생각을 숨기고 있다고 판단하는 거야? 내가 왜 청란과를 얻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어차피 남은 사람은 나뿐이니, 내가 바로 들어가면 너도 알게 되겠지!”

이제 도범은 이들과 더 이상 말다툼을 할 마음이 없었다. 한마디 더 하는 것조차 짜증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말을 마친 후, 도범은 뒷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려 했지만, 허준화가 그런 도범의 앞을 가로막았다.

도범은 미간을 찌푸린 채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짓이야? 내가 대결에 참여하려는 걸 막으려는 거야?”

허준화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겉치레하는 사람들이야.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줄 알아? 들어가서 다치고, 일부러 기절한 척하면서 사람들이 너를 데리고 나가게 하려는 거잖아. 그렇게 하면 불편한 상황도 피할 수 있겠지.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해도, 기절한 사람에게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으니까.”

도범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허준화를 쳐다보았다. 허준화의 머릿속에 온갖 잡생각이 다 들어 있는 것 같았다. 도범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일들을 허준화가 이미 다 생각해 놓고, 자신을 비난하고 있었다.

허준화는 분명히 도범이 뒷문에 들어가면 다칠 것이고, 그 기회를 틈타 사람들이 자신을 데리고 나가게 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허준화가 아무리 비난하려 해도 도범은 반응하지 않을 테니, 허준화는 답답함만 느끼게 될 것이었다.

허준화는 이제 오직 한 가지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잃어버린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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